야구
[마이데일리 = 대전 강산 기자] 한화 이글스 4년차 좌완투수 유창식이 살얼음판 투구를 펼쳤지만 점수는 한 점도 주지 않았다. 어찌 보면 위기관리의 결정판이었다.
유창식은 1일 대전구장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전에 선발 등판, 5이닝 동안 무려 106구를 던지며 4피안타 6볼넷 4탈삼진 무실점투를 펼쳤다. 시즌 2승 요건을 갖춘 유창식은 평균자책점을 1.82(34⅔이닝 7자책)까지 끌어내렸다. 이 부문 리그 선두였던 유희관(두산, 2.04)을 넘어섰다. 최고 구속 149km 직구와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까지 다양한 구종을 활용해 무실점투를 펼쳤다.
유창식은 이날 전까지 5경기에서 1승 1패 평균자책점 2.12를 기록 중이었다. 올 시즌 한화 선발진 가운데 가장 확실한 카드였다. 5경기에서 모두 5이닝 이상을 소화했고, 평균자책점은 리그 2위였다. 이날 투구에 따라 평균자책점 1위로 올라설 수 있었다. 또한 팀의 대전구장 롯데전 8연패를 막아야 했다. 2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나섰다. 매 이닝 주자를 내보내며 불안한 투구를 이어갔으나 실점을 막아낸 점은 훌륭했다.
1회는 비교적 깔끔했다. 선두타자 정훈을 중견수 뜬공 처리한 뒤 전준우에 좌전 안타를 맞았으나 손아섭을 유격수 땅볼로 잡아냈다. 유격수 한상훈의 백핸드 토스가 돋보였다. 곧이어 재빠른 견제로 도루를 시도하던 1루 주자 손아섭을 잡아내며 득점권 출루 없이 첫 이닝을 넘겼다.
2회에는 루이스 히메네스를 중견수 뜬공, 최준석을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깔끔하게 출발했지만 황재균과 강민호, 문규현에 연속 볼넷을 내줘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제구가 흔들렸다. 다행히 김민하의 잘 맞은 땅볼 타구를 2루수 정근우가 깔끔하게 처리하며 이닝을 마감, 위기에서 벗어났다. 3회에는 2사 후 손아섭에 안타를 맞았지만 히메네스를 4구째 134km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이닝을 마쳤다.
4회 또 한 번 위기가 찾아왔다. 유창식은 선두타자 최준석을 볼넷으로 내보냈다. 황재균을 3루수 땅볼, 강민호를 삼진 처리하며 한숨을 돌렸으나 문규현을 볼넷 출루시켜 2사 1, 2루 위기에 봉착했다. 이날 2번째 득점권 출루 허용. 하지만 김민하를 유격수 땅볼로 잡아 추가 진루 없이 이닝을 마쳤다. 문제는 4회까지 투구수가 무려 81구에 달했다. 스트라이크-볼 비율도 42-39로 썩 좋지 않았다.
5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유창식은 정훈을 117km 커브로 루킹 삼진 처리한 뒤 전준우는 풀카운트 끝에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냈다. 하지만 손아섭과 히메네스에 연속 안타를 맞아 1, 3루 위기에 직면했고, 최준석은 볼넷으로 내보냈다. 승리투수 요건에 아웃카운트 하나를 남기고 어려운 승부를 펼쳤다. 투구수는 103구까지 불어났다. 하지만 황재균을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이닝를 마감, 승리투수 요건을 갖췄다. 큼지막한 타구가 담장 근처에서 좌익수 최진행에 잡혔다.
더 이상 버티기는 어려웠다. 5회까지 공을 106개나 던졌다. 결국 그는 팀이 2-0으로 앞선 6회부터 윤규진에 마운드를 넘기고 이날 등판을 마쳤다. 안타 4개와 볼넷 6개로 주자를 10명이나 내보내고도 무실점으로 5이닝을 채운 위기관리의 결정판이었다.
[한화 이글스 유창식. 사진 = 한화 이글스 구단 제공]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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