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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쓰리데이즈'에서 그려졌던 대통령은 우리가 원하는 모습이었을까.
1일 방송을 끝으로 종영된 SBS 수목드라마 '쓰리데이즈'(극본 김은희 연출 신경수)에서는 국민들을 지키기 위해 자신이 발벗고 직접 나서는 대통령 이동휘(손현주)의 모습이 펼쳐졌다. 그동안 경호원들에 둘러싸여 자신이 보호받았지만 16회(마지막회)에서 그는 한 나라의 대통령으로서 강인하고 단호한 행동으로 국민들을 지켜냈다.
최근 국내 드라마에는 차별화 시도가 잇따랐다. 그 가운데 장르물을 표방하고 나선 드라마가 적지 않았고 그 사이에는 영화를 방불케 하는 캐릭터들의 계략과 암투,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는 스토리로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그만큼 극적인 긴장감과 극의 스케일은 더욱 커졌으며 심지어 대통령이 중심이 된 드라마가 점차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국내 드라마에서는 TV조선 '강적들' 이덕화, KBS 2TV '프레지던트' 최수종, '아이리스2' 이정길, SBS '대물' 고현정, SBS '신의 선물-14일' 강신일 등이 있었다. 그동안 대통령이 사건을 뒷받침해주는 디테일한 조연으로 등장했다면 점차 외연이 확장되고 국민들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대통령의 목소리로 드러내고자 하는 드라마가 등장했다. 이제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드라마 중 하나로 이제 '쓰리데이즈'가 그 명맥을 잇는 작품이 됐다.
'쓰리데이즈'에서 그려진 대통령 이동휘(손현주)의 모습은 한 나라를 대표하는 대통령답게 다분히 신사적이었고 침착했다. 하지만 초반, 실망스러운 모습도 적지 않았다. 집권 초반 90%였던 대통령의 지지율은 주가조작혐의로 특검 수사를 받게 되면서 10%대로 곤두박질쳤다. 대통령을 둘러싼 구설수에 수많은 국민이 실망하고 도덕성마저 의심했고 대통령은 민심잡기에 나서며 재래시장을 방문했다.
'쓰리데이즈'는 어둠 속에서 울린 세 발의 총성에 돌연 사라졌던 대통령을 구하고자 하는 주변인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초반 이동휘의 모습은 답답하리만큼 무기력했고 매번 피하기에만 급급했다. 또 수많은 악행을 저지르면서도 당당했던 김도진과는 달리 어둠 속에서 그는 혼자였다. "나는 혼자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습니다"라는 이동휘의 말에서도 느껴지듯, 대통령이라는 감투는 화려하기도 족쇄이기도 했다.
16년 전 김도진(최원영)은 미국의 군수업체인 팔콘의 컨설턴트로 일하며 양진리 사건을 계획했다. IMF로 대한민국이 힘들었던 상황을 역이용해 팔콘은 무기를 팔고 '팔콘의 개'라 불렸던 이동휘가 이를 대량으로 사들이게 되면서 사건이 시작됐다.
이동휘는 "전 실패한 대통령입니다. 국민 여러분이 제가 아닌 다른 누군가를 통해 다시 희망을 가지고 미래를 맡겨 나아갈 수 있도록 무거운 대통령의 자리를 내려놓고자 합니다"라며 공식적으로 사임의사를 밝혔다. 과거 자신이 저지르게 된 실수를 국민들에게 사죄하고자 기밀문서 98을 공개하려 했지만 이마저도 또다른 사람들을 죽이는 덫이 되어 숨통을 조여왔기 때문이다.
그는 사퇴를 결정하고, 경호실장 함봉수(장현성), 비서실장 신규진(윤제문) 등 자신 때문에 무고하게 주변인들이 죽게 됐다는 사실에 크게 자책하며 죽음을 결심하기도 했다. '쓰리데이즈'에서 그려진 이동휘의 모습은 화려하고 멋진 모습이 아니라 피습으로부터 경호원을 방패삼아 피해다니는 존재에 불과했다.
'쓰리데이즈' 속 대통령의 모습은 나약한 한 인간이었다. 힘의 세력에 말 한마디 제대로 하지 못하고 끌려다녔고 다이너마이트로 버스를 폭파하려는 김도진 앞에서도 국민들의 안위를 위해 크게 저항하지 못했다. 양진리 대학살이 돼버린 1998년은 대통령 이동휘에게 과거가 아니었다. 2014년에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던 사건이었고 암담한 현실을 잘 보여줬다.
그러나 '쓰리데이즈' 16회에서 대통령 이동휘를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은 진실을 밝히고자 하는 꿋꿋한 신념은 희망을 가져온다는 긍정적인 메시지였다. 화려한 모습의 영웅은 아니었지만 끝까지 김도진에게 굽히지 않고 국민들을 위해 밀고 나갔던 이동휘의 행동은 살신성인의 대통령상을 잘 보여줬다.
한편 '쓰리데이즈' 후속으로 오는 7일 '너희들은 포위됐다'가 첫 방송될 예정이다.
[SBS '쓰리데이즈'. 사진 = SBS 방송 화면 캡처]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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