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연예
[마이데일리 = 고향미 객원기자]1일 밤 종영한 SBS 수목드라마 '쓰리데이즈'(극본 김은희 연출 신경수 홍창욱) 16회(마지막회)가 그간 호평 받아왔던 드라마의 완성도와 결말이주는 통쾌함, 감동에 찬물을 끼얹었다. 극 후반 20여분 중 회상 장면이 10여분을 차지한 것.
지난 3월 첫 방송된 '쓰리데이즈'는 '싸인'과 '유령'으로 '한국형 미드'의 1인자로 불리는 김은희 작가와 '뿌리 깊은 나무'의 신경수 PD, 손현주, 박유천, 최원영, 박하선, 소이현, 장현성, 윤제문, 안길강 등의 초호화 캐스팅, 100억 원이 넘는 제작비 투입으로 방송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역시나 '쓰리데이즈'는 첫 방송부터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긴장감 넘치는 전개와 배우들의 빈 틈 없는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의 기대를 충족시켰다. 뿐만 아니라 회를 거듭해도 사그라지지 않는 탄탄한 스토리와 허를 찌르는 반전, 화려하고 사실감 넘치는 액션으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으며 방영 내내 호평을 받았다.
이날 방송된 마지막 회 역시 마찬가지였다. 김도진(최원영)이 양진리에 4개의 폭탄을 숨겨놨다는 사실을 안 이동휘(손현주)는 가장 중요한 건 주민들의 안전이라며 군·경에게 폭탄 수색과 제거, 주민들을 안전한 장소로 대피시킬 것을 지시했다.
이에 한태경(박유천)은 위험하다며 한시라도 빨리 청와대로 돌아갈 것을 종용했지만, 이동휘는 "그럴 수 없습니다. 경호관은 대통령을 지키는 사람이라고 했죠? 대통령은 국민을 지키는 사람입니다. 국민이 위기에 빠졌는데 나 혼자 살겠다고 도망칠 수 없어요"라며 양진리에 남았다.
이를 안 김도진은 이동휘에게 전화를 걸어 "아직도 모르시겠어요? 이 일은 대통령과 나 우리가 끝내야 됩니다. 대통령께서 나오지 않으면 이번엔 주민들이 죽을 겁니다. 혼자 나오세요. 안 나오시면 정말 후회하실 겁니다"라고 협박했고, 이동휘는 한태경에게만 이를 알린 후 홀로 김도진을 만나러 갔다.
이에 김도진은 시한폭탄의 기폭제인 휴대폰을 보여주며 "이게 참 대단한 물건이군요. 대통령께서 친히 이렇게 죽으려고 오시다니요. 대단하긴 하죠. 이걸 내가 누르면 그렇게 아끼시던 양진리가 불바다가 될 테니까요"라고 거들먹거렸다.
하지만 이동휘는 "눌러요. 그렇게 누르고 싶으면 눌러봐요. 그걸 누르지 않는다고 해도 김도진 당신은 미친놈입니다. 수많은 사람들을 학살하고 다른 사람들의 인생의 짓밟아놓고도 죄책감 하나 없이 호의호식하면서 살았어요. 절대 가만두지 않을 겁니다"라고 응수했다.
이에 웃음을 터트린 김도진은 "어떤 방법으로요?"라고 물으며 "내가 여기서 끝난 거 같습니까. 아니요. 난 이 일이 끝나면 팔콘과 함께 당신과 똑같은 대통령을 앞세워 나만의 대한민국, 나의 왕국을 만들 겁니다. 잘 아시잖아요? 줄줄이 줄 서 있다는 걸. 그래서 돈이 좋은 거예요"라고 비아냥거렸다.
그런 김도진의 멱살을 잡은 이동휘는 "양진리 사건, 청수대 저격사건, 한기준(이대연) 수석, 신규진(윤제문) 비서실장. 그 사람들의 목숨 값이 얼마나 될 것 같아요? 당신의 전 재산을 다 내놔도 대신 할 수 없어요. 당신이 죽는다고 해도 갚을 수 없지만 그래도 그 죽음 값으로 당신이 죽어줬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분노했다.
이동휘는 이어 "그 전에 양진리가 불바다가 될걸요"라는 김도진에게 "마음대로 해요. 당신이 그걸 누르건 누르지 않건 난 당신이 저지른 죗값을 치르게 할 겁니다"라며 발길을 뗐고, 김도진은 "지난 16년 동안 나의 충직한 개로 잘 사셨습니다. 이제 비참한 말로를 여기서 맞이하시겠네요. 그럼 잘 가십쇼"라며 기폭제를 눌렀다.
하지만 폭탄은 김도진이 숨겨둔 가스 배관이 지나는 도로가 아닌 이동휘가 타고 온 자동차 안에서 터졌다. 마을 주민 덕에 폭탄을 발견한 이동휘가 김도진을 처단하기 위해 죽음을 불사하고 폭탄을 가져왔던 것. 이에 김도진은 그 자리에서 죽음을 맞이했다.
그럼에도 김도진의 수하는 검찰에게 "모든 게 끝났다고 생각하시죠? 아니요. 아무것도 끝나지 않았습니다. 누군가는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될 거예요. 팔콘도 마찬가지예요. 동남아 지부장이 추방당했다고 해도 또 다른 사람이 파견되겠죠. 세상은 여전히 돈이 지배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겁니다"라고 경고했다.
이에 검사는 "괜찮습니다. 누가 그 자릴 차지하건 계속 잡아들여서 죗값을 받게 할 거예요. 그러다 내가 지친다고 해도 또 다른 누군가가 내 자리를 대신할 겁니다. 그런 세상이 내가 살고 싶은 세상입니다. 돈이 아니라 정의를 위해 사는 사람들이 아직 많아요. 그 사람들을 우린 희망이라고 부르죠"라고 전했다.
한태경 덕에 목숨을 구한 이동휘는 그에게 "그때 난 정말 김도진 회장과 함께 죽을 생각을 했습니다. 그게 유일하게 그 사람을 막을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을 했어요. 그때 날 정신 들게 해준 건 경호관들이었어요. 날 위해 대신 죽은 그 사람들을 위해 무슨 일을 하건 어디에 있건 난 열심히 살아갈 겁니다. 그게 내가 그 사람들에게 해줄 수 있는 최소한의 예의니까요"라고 고백했다.
이어 "날 지켜준 것처럼 당신의 신념을 위해 싸워나가세요. 나도 당신에게 부끄럽지 않게 내 자리에서 싸워나가겠습니다"라는 이동휘의 내레이션과 동료 경호관들과 출동을 하는 한태경의 모습, 세월호 침몰 참사에 대한 위로 메시지를 담은 제작진의 자막을 끝으로 '쓰리데이즈'는 막을 내렸다.
이렇듯 '쓰리데이즈'는 마지막까지도 한 편의 영화 같았다. 단, 이동휘가 김도진을 죽음으로 이끈 장면 까지만.
이후 일상으로 돌아온 주인공들의 모습이 그려졌는데, 한태경의 속마음을 눈치 챈 윤보원(박하선)이 그가 김도진으로부터 자신을 지켜줬던 것을 회상하는 장면과 한태경이 해외 연수를 결정한 이차영(소이현)을 보내며 그가 목숨을 걸고 김도진의 스파이로 위장했던 것을 회상하는 장면 등등 극의 완성도를 저하시키는 회상신이 연이어 등장했다.
무려 20여분의 시간 중 10여분 동안 말이다. 그간 디테일하게 달려왔던 것과 달리 마지막을 허술하게 장식한 '쓰리데이즈'는 공든 탑을 무너트리는 치명적인 실수 한 방으로 시청자들에게 큰 실망을 안겼다.
이에 시청자들은 "감동이 급감했다" "회상신은 옥에 티다" "마지막 장면이 명품 드라마를 용두사미로 만들었다" "회상 장면과 OST 남발로 뮤직비디오를 보는 줄 알았다" "편집, 이게 최선인가" "불필요한 장면이었다" "너무 아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편, '쓰리데이즈' 후속으로는 차승원, 이승기, 고아라, 안재현이 출연하는 '너희들은 포위됐다'가 전파를 탄다. 첫 방송은 오는 7일 밤 10시.
[이날 종영한 '쓰리데이즈'. 사진 = SBS '쓰리데이즈' 방송 화면 캡처]
고향미 기자 catty1@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