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이만하면 특급 '+1' 카드다.
한화 이글스 윤규진은 올 시즌 9경기에서 1승 1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3.38을 기록 중이다. 24이닝을 소화하며 피안타율 2할 7리,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1.21로 안정적이다. 특히 4이닝 이상 소화한 2경기에서 놀라운 안정감을 선보이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지난 2003년 2차 2라운드 13순위로 한화에 지명된 윤규진은 2011시즌까지 통산 235경기에서 15승 19패 10세이브 26홀드 평균자책점 4.64를 기록했다. 2011시즌을 마친 뒤 공익근무요원으로 입대한 그는 3시즌 만에 팀에 복귀했고,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에도 참가해 실전 감각을 끌어올렸다. 소집해제 후 첫 시즌을 성공적으로 치르기 위한 필수 과제였다. 그리고 시범경기 첫 등판에서 최고 구속 152km 강속구로 희망을 보여줬다.
매일 대기해야 하는 건 아니다. 연투가 한 차례도 없다. 최소 하루 이상 휴식을 취하고 마운드에 올랐다. 특히 지난 6일 SK 와이번스전 이후 꾸준히 이틀 이상 쉬고 마운드에 올랐다. 지난 16일 KIA 타이거즈전서는 5⅓이닝을 1피안타 8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로 승리를 따냈다. 선발 케일럽 클레이(3⅔이닝 6실점)을 뛰어넘는 역투였다. 이날 이후 윤규진은 '다르빗슈 규'라는 애칭으로 불리기도. 지난 2년 연속 13승 이상을 따낸 텍사스 레인저스의 에이스 다르빗슈 유를 빗댄 애칭이다.
전날(1일) 롯데전서는 팀이 2-0으로 아슬아슬하게 앞선 6회부터 마운드를 이어받아 4이닝을 3피안타 3볼넷 4탈삼진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세이브를 챙겼다. 팀의 시즌 첫 영봉승(3-0)을 이끌었다. 최고 구속 150km 빠른 공과 138km 포크볼을 적절히 배합해 롯데 강타선을 막아냈다. 이날도 5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은 선발 유창식에 이어 마운드에 올라 나머지 4이닝을 혼자 책임졌다. 위기 상황도 슬기롭게 극복했다.
강민호, 정훈, 루이스 히메네스, 황재균까지 롯데 강타자들을 줄줄이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포크볼의 각도 상당히 예리했다. 여차하면 불펜 투입도 생각했던 외국인 투수 앤드류 앨버스도 편안하게 휴식을 취했다. 김 감독도 "윤규진이 잘 던졌다"고 칭찬했다. 시즌 첫 등판인 3월 31일 롯데전 부진(⅔이닝 2피안타 2볼넷 2실점)을 딛고 역투 중인 윤규진이다.
김응용 한화 감독은 전날 롯데전을 앞두고 "당분간 윤근영과 이태양을 선발로 쓸 것이다"고 말했다. 선발 요원인 외국인투수 클레이의 부진 때문이다. 클레이는 올 시즌 6경기 1승 3패 평균자책점 6.75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래서 내린 결단이다. 윤근영과 이태양의 선발 합류로 생기는 불펜 공백에도 김 감독은 걱정하지 않았다. "윤규진과 박정진, 최영환 등 던질 선수들은 많다"며 윤규진을 언급했다. 그리고 윤규진은 4이닝 세이브로 김 감독의 믿음에 완벽 부응했다.
한화의 최대 고민거리는 다름아닌 불펜이다. '지키는 야구'와는 거리가 멀었다. 김 감독도 지난달을 돌아보며 "5~6경기를 못 지켜낸 게 아쉽다"고 말했다. 마무리로 낙점됐던 송창식과 김혁민 모두 제 역할을 해주지 못했고, 잘 나가던 '루키' 최영환도 최근 3경기 연속 실점으로 숨을 고르고 있다. 악조건 속에서 호투 중인 윤규진의 활약이 더 빛나는 이유다. 무엇보다 불펜에 휴식을 주면서 긴 이닝을 책임지는 '+1' 카드로서 활약이 돋보인다.
한화의 '특급 +1 카드'로 자리를 잡아 가는 윤규진이 팀에 불어넣을 시너지 효과가 주목된다.
[한화 이글스 윤규진. 사진 = 한화 이글스 구단 제공]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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