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도루 잡을 때 희열을 느끼죠."
한화 이글스 안방마님 김민수는 '스마일 맨'이다. 지옥훈련에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다. "힘들지만 야구가 재미있다"는 게 이유다. 아직 완벽하진 않지만 데뷔 첫해치곤 충분히 잘해주고 있다. 시행착오 속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김민수다.
포수는 야구에서 가장 중요한 포지션 중 하나다. 투수를 리드하며 경기를 이끌어가는 것은 물론 야수들의 수비 위치도 잡아준다. '그라운드의 사령관'이라 불리는 이유다. 체력과 정신력 모두 강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포지션이기도 하다.
김민수는 올해 2차 신인지명회의에서 2라운드 전체 24순위로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제주도 마무리훈련과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신인답지 않은 과감한 플레이로 코치진의 눈도장을 받았고, 연습경기와 시범경기에서도 자주 마스크를 썼다. 김응용 한화 감독은 지난 3월 30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시즌 개막전에서 김민수를 선발 출전시키는 파격 카드를 꺼내 들었다. 그는 교체 없이 한 경기를 온전히 소화했고, 데뷔 첫 안타와 득점을 올리며 무난한 데뷔전을 치렀다.
아직 블로킹 약점은 극복하지 못했다. 팀 내 포수 중 가장 많은 21경기에 나선 김민수의 타격 성적은 타율 1할 4푼 6리(41타수 6안타) 3타점으로 썩 좋지 못하다. 수비에서도 포일 3개를 기록했다.
또한 한화는 9개 구단 중 가장 많은 21개의 폭투를 저지르면서 불필요한 실점을 자주 했다. 지난달 24일 조경택 배터리코치를 1군에 올린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오죽하면 김 감독이 공수교대 후 더그아웃에 돌아온 김민수를 직접 불러 블로킹 훈련을 시키는 장면이 중계 화면에 잡혔다. "스프링캠프 때는 가끔 그랬다. 감독님도 답답하셨을 것이다"는 김민수다.
하지만 도루저지 능력은 출중하다. 김민수의 특장점이기도 하다. 빠른 송구 동작이 돋보인다. 그는 올 시즌 도루저지율 3할 4푼 8리(8/23)를 기록 중인데, 이는 20경기 이상 출전한 포수 8명 중 강민호(롯데, 0.429) 양의지(두산, 0.400) 허도환(넥센, 0.350)에 이어 4번째다. 나쁘지 않은 수치다. 개수로 따지면 8개로 양의지(10개)에 이어 2번째로 많다. 한화의 팀 도루저지율도 2할 9푼 7리(11/26)로 리그 4위. 11개 중 8개를 김민수가 해냈다.
김민수는 "포수로서 도루 잡을 때 희열을 느낀다"고 말했다. 학창시절부터 블로킹보다 도루 저지에 좀 더 강한 면모를 보였던 김민수는 송구에 남다른 자신감이 있다. 하지만 강한 송구 하나만으로 프로 무대에서 살아남을 수 없는 법. 수비에서 좀 더 안정감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공격에서도 쉬어 가는 타순이라는 인식을 심어줘서 좋을 게 없다.
열정이 대단하다. 경기 전 수비 훈련은 물론 러닝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 "이제 그만 해도 된다"는 김 감독의 만류에도 "3개만 더 하겠습니다. 재미있습니다"라고 외칠 정도다. 동료 포수 엄태용과도 선의의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둘은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환한 미소를 보였다. 김 감독은 "너(김민수)는 재미있을지 모르겠지만 나는 죽겠다"면서도 내심 흐뭇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시범경기 때부터 "김민수가 가장 낫다"고 입버릇처럼 말한 김 감독의 믿음에 조금씩 응답하고 있는 김민수다. 한화도 믿음직한 주전 포수를 보유하게 되는 것인가.
[한화 이글스 김민수.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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