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최강 선발진을 구축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유일하게 부진에 허덕이던 송승준(롯데 자이언츠)이 5월 첫 등판에서 첫 승을 챙긴 건 단순한 1승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송승준은 3일 인천 SK 와이번스전에 선발 등판, 5⅔이닝을 7피안타 1볼넷 5탈삼진 1실점으로 깔끔하게 막고 시즌 첫 승리를 따냈다. 6경기 만에 수확한 값진 승리였다. 김시진 롯데 감독은 "송승준이 잘 던졌다"며 "구위와 제구 모두 좋았다. 첫 승리를 따냈으니 앞으로 더 잘할 것이다"며 믿음을 보였다. 희망을 보여준 값진 108구 호투였다.
롯데 선발진에는 송승준을 비롯해 외국인 투수 쉐인 유먼, 크리스 옥스프링, 그리고 장원준과 김사율이 버티고 있다. 일단 10승이 가능한 선발투수 4명을 보유했다는 점은 굉장한 메리트다. 그런데 5선발 김사율이 3경기 평균자책점 3.94로 잘 던진 마당에 송승준은 4월까지 4패 평균자책점 8.14로 부진에 허덕였다. 퍼즐을 완벽하게 맞추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송승준의 첫 승이 더 반가운 롯데다.
롯데 선발진은 올해 팀의 13승 중 11승을 합작했다. 유먼이 5승, 장원준이 3승, 옥스프링이 2승, 그리고 송승준이 1승을 올렸다. 그만큼 선발진이 강하다. 지난해에는 유먼과 옥스프링, 송승준이 나란히 두자릿수 승리를 따내고도 4, 5선발이 불확실했던 탓에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올해는 2011년 15승을 따낸 장원준이 합류하면서 완전히 달라졌다. 시즌 전부터 "선발투수 4명이 10승을 올릴 수 있다"는 평가가 줄을 이었다.
송승준이 첫 승을 거둔 3일 보여준 투구는 단연 올 시즌 최고였다. 기록뿐만 아니라 구위와 제구 모두 깔끔했다. 최고 구속 146km 직구와 투심, 커브, 포크볼을 적절히 섞어 던졌는데, 매회 직구 구속 145km를 유지했다.
삼진 5개를 솎아낸 결정구는 직구와 커브 각각 2개, 포크볼 한 개였다. 특히 6회말 1사 2, 3루 위기 상황서 SK 박재상을 헛스윙 삼진 요리한 바깥쪽 낮은 131km 포크볼이 일품이었다. 직구처럼 날아들다 홈플레이트 근처에서 뚝 떨어지는 움직임이 기막혔고, 커브도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기에 충분했다.
송승준은 첫 승을 확정한 직후 "운이 좋았다.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던졌다"며 "그간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커서 욕심을 부렸는데, 오늘은 볼넷만 주지 말자는 생각으로 마음 비우고 던졌다"고 말했다. 이날 송승준은 단 하나의 볼넷만 내주는 안정된 제구력을 선보였다. 이어 "볼 끝이 좋았고, 직구와 변화구 모두 잘 들어갔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케 하는 대목이다.
첫 승으로 마음의 짐도 어느 정도 털어냈다. 이전까지 유먼과 옥스프링, 장원준이 10승을 합작하는 동안 단 1승도 없이 4패만 떠안은 데 대한 미안함도 컸다. 송승준은 "다른 선발투수들이 잘해줬는데 미안하다"며 "선의의 경쟁이라고 생각하고 뒤처진 것을 만회하겠다. 첫 승이 이렇게 힘들 줄 몰랐다"고 말했다.
지긋지긋한 무승 행진을 호투로 끊어냈다. 5월 첫 등판에서 승수 쌓기에 시동을 걸었다. 송승준은 지난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6시즌 중 5차례나 두자릿수 승리를 따냈다. 7승에 그쳤던 2012년에도 평균자책점 3.31로 잘 던졌는데 승운이 따르지 않았다. 그만큼 꾸준했다. 초반 부진하다가도 시즌이 끝나면 자신의 평균치를 회복했다. 2009년에도 4월에 단 1승도 올리지 못했지만 13승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올해도 그러지 말라는 법은 없다. 송승준이 좋은 흐름을 이어간다면 롯데의 최강 선발진 구축은 꿈이 아니다.
[롯데 자이언츠 송승준.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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