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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닥터이방인'이 첫 회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빠른 전개와 거대 암투 속에 포문을 열었다.
5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닥터이방인'(극본 박진우 김주 연출 진혁) 첫 회에는 북한과 남한의 전쟁을 둘러싸고 이를 막기 위한 국무총리 장석주(천호진)와 흉부외과 의사 박철(김상중)의 치열한 모습이 펼쳐졌다. 또 빠르게 시간이 흘러 박철의 아들 박훈(이종석)은 북에서 자란 천재의사가 됐고 그를 중심으로 새로운 이야기가 그려졌다.
1994년 서울은 어린 박훈(구승현)이 전쟁을 눈 앞에 두고 있었다. 국무총리인 장석주는 흉부외과 의사 박철을 찾아와 "미국이 북한의 핵발전소를 초토화시키기 위한 계획을 벌이고 있다. 그렇게 된다면 남과 북의 전면전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왜 이런 사실을 의사인 박철에게 알린 것일까. 장석주는 "교수님만이 전쟁을 막을 수가 있다"며 "심장질환으로 중태에 빠진 김일성이 사망하게 되면 전쟁이 시작된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김일성을 살려야 한다"고 전했고 결국 박철은 북한으로 향하면서 그의 삶은 새 국면을 맞았다.
박철은 아들 박훈이 볼모로 잡힌 상황에서 김일성을 살렸고 전쟁을 막아냈다. 하지만 장석주의 계략에 빠져 남한으로 돌아올 수 없었고, 결국 박철과 박훈은 죽을 위기에 처해졌다. 하지만 북한은 이들을 포섭했다. 북한의 대남공작부 요원 차진수(박해준)는 "북을 위해 살라"며 북한의 사람으로 새롭게 태어나게 했다.
차진수는 박훈을 살려낸 사람이었지만 철저히 북한의 이해관계를 위해 박훈을 이용했다. 오롯이 김일성을 찬양하고 그를 위해 일을 하는 사람으로 의사들을 마루타로 삼는 모습은 섬뜩하기 그지 없었다. 차진수는 박훈의 목숨을 살려냈지만 그를 자신의 도구로 이용했고 옆에서 죽어나가는 다른 의사들의 모습을 아무렇지 않게 여겼다.
'닥터이방인' 첫 회에서는 메디컬과 첩보 못지 않게 주인공 박훈의 멜로도 적절히 그려졌다. 박훈은 어릴 적 손수 팔찌를 만들어준 친구 송재희(진세연)와 연인으로 발전했고 함께 의대를 다니며 꿈을 키워갔다. 하지만 조총련 소속으로 활동하던 송재희의 아버지 탓에 쫓기는 신세가 됐고 결국 죽음의 문턱까지 맞닥뜨려야 했다. 박훈과 송재희는 자유가 없는 세상 속에서 가슴 아픈 사랑을 지켜내기 위해 애쓰는 절절함을 보였다.
'닥터이방인'은 주인공 박훈을 중심으로 남한에 있을 당시 초등학생 시절과 의대생의 모습, 그리고 5년 후 모습까지 시간이 빠르게 흐르며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였다. 첫 회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속도감 있는 전개와 박철, 박훈의 성공적인 수술 장면은 새로운 메디컬 드라마의 획을 그었다.
성공한 드라마의 첫 회 공식에는 남자 배우의 샤워신과 키스신, 캐릭터들의 확실한 관계 설명 등이 있다. 그런 점에서 '닥터이방인'은 첫 회 공식의 성공라인을 철저히 따라갔고 많은 것들을 꾹꾹 눌러담으며 시청자들에게 종합선물세트 같은 한 회를 선보였다. 특히 첫 회 방송 말미에서 박훈의 아버지 박철이 총살 당하는 장면은 시청자들의 시선을 잡아끌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닥터이방인'은 이제 시작이다. 메디컬과 첩보, 멜로 등 여러 장르가 혼합된 이야기 속에서 시작한 '닥터이방인'이 용두사미가 되지 않으려면 스스로 중심을 잃지 않아야 한다. 동시간대 월화극 접전을 펼칠 KBS 2TV '빅맨', MBC 새 월화드라마 '트라이앵글' 속에서 많은 것들을 펼쳐낸 '닥터이방인'이 끝까지 시청자들의 관심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SBS '닥터 이방인' 첫 회. 사진 = SBS 방송 화면 캡처]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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