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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신의 선물-14일', 터닝 포인트죠"
한선화는 지난달 22일 종영된 SBS 월화드라마 '신의 선물-14일'(극본 최란 연출 이동훈)에서 제니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사기 전과 5범의 꽃뱀 출신인 제니 역을 맡아 호평을 얻은 한선화는 이제 막 배우의 인생을 시작했다.
한선화는 최근 마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마지막까지 많은 분들의 관심과 칭찬 속에서 마무리를 잘 지을 수 있어서 기분 좋고 다행이라는 생각도 든다. 너무 감사한 마음밖에 없다. 기분도 좋다"고 입을 열었다.
'신의 선물-14일' 속 제니는 분량도 적었고, 캐릭터도 셌다. 하지만 한선화는 차근차근 배우의 길을 걷고자 했기에 작은 역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 결과, 분량에 상관 없이 주목 받을 수 있었고, '연기돌'보다 '배우'라는 수식어가 어울리는 진정한 배우의 걸음을 내딛었다.
▲ "가능성 봤다는 말에 감동했다"
사기 전과 5범의 꽃뱀. 분명 쉽지 않은 캐릭터였다. 그렇다고 비중이 크지도 않았다. 한선화가 아닌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크긴 했지만 제니 역은 그야 말로 너무 셌다. 아이돌은 예쁘고 멋진 캐릭터만 할 것이라는 편견은 한선화로 인해 보기 좋게 깨졌다.
그는 "사실 시놉을 받고 제니 역 오디션을 보려고 했을 때 꽃뱀에 사기 전과 5범, 남자 꼬시는 캐릭터라 싫었다. 솔직히 처음엔 정말 ?絶駭? 자칫하다 내게 마이너스가 되지 않을까 고민 되기도 했다"며 "안 그래도 예능에서 이제까지 보여준 모습들이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나를 친근하고 가볍고 밝게 생각하고 있는데 이 역할을 잘못 소화하면 안 좋은 시선들이 많지 않을까 걱정했다"고 고백했다.
이어 "그래서 하기 싫었고 자신감이 없었다. 사실은 진짜 해서는 안 될 생각이지만 '나 이거 떨어져야겠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주어진 오디션을 당연히 열심히 해야 하는데 걱정이 앞서니 욕심도 안 생기더라. 그래서 오히려 마음을 비우고 '나와 이 역할이 맞다고 생각하면 뽑아주시겠지' 하는 마음으로 갔다"고 털어놨다.
"원래 디테일하게 준비하는 성격인데 제니 역 오디션 때는 옷도 흰색 셔츠에 검은색 바지를 입고 갔다. 제니 역에 맞게 입고 가야 했던 것일 수도 있는데 '내가 왜 오디션에서 살을 보여줘야 하는거야'라는 생각도 들더라.(웃음) 혼자 비판도 하고 생각한 결과, 수수하게 옷을 입고 갔다. 근데 웬걸. 다 제니처럼 입고 왔더라. 그때 살짝 기가 죽고 약간 주춤했지만 연기만 보여 드리자는 생각으로 오디션을 봤다. 그래도 연기는 진짜 디테일하게 준비해 가서 소신이 있었다."
어떻게 보면 배짱이고 어떻게 보면 자신감이었다. 한선화는 진짜 배우가 되기로 한 이상 자신의 소신을 지키고 싶었다. 주위의 시선을 신경 쓰다 진짜 중요한 것을 놓칠 수도 있기에 한선화는 조금은 다른 모습으로 다가가고 싶었다. 그래서일까. '신의 선물-14일' 이동훈 감독은 한선화에게서 그 다른 모습을 단번에 캐치해냈다.
한선화는 "자유연기를 하라고 할 때도 한지훈(김태우) 내연녀 주민아(김진희)를 연기했다. 같은 여자로서 '내 아이를 지우면 얼마나 큰 상처일까'라는 생각이 들고 캐릭터에 혼자 빠져 들었다"며 "이후 감독님이 다음에는 제니처럼 입고 봤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고나서 오디션에 붙었다. 사실 얼마전 감독님께 '왜 절 뽑으신거예요?' 물었더니 가능성을 봤다고 하시더라. 그 말에 또 혼자 감동했다"고 말했다.
▲ "제니가 입체적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그렇게 만난 제니. 한선화는 비주얼과 디테일에도 신경 썼다. 리액션부터 말투까지 실제 한선화를 지워야 했고 그 과정은 힘들었다. 모니터 중 언뜻 보이는 한선화 특유의 리액션, 말투 등을 보며 긴장도 많이 했다. 무섭기까지 했다. 극 안에서 튀지 않으면서도 준비한 것을 모두 보여주기 위한 강약 조절, 하나 하나 이를 완성해 나가는 과정은 한선화를 배우로서 성장하게 했다.
한선화는 "KBS 2TV '광고천재 이태백'을 할 당시에는 몰랐다. 난 그냥 잘 하고 있는 줄 알았다. 소란이라는 캐릭터의 단면만 보고 입체적으로 보질 못해 1차원적으로 받아들인 것"이라며 "제니 역을 통해 경험이 중요하고 고민할수록 많은 게 나온다는 것을 느꼈다. 제니라는 인물이 입체적으로 보이기 시작하면서 내가 잠을 안 자고 고민을 하면 할수록 제스처, 표정, 말투, 리액션 등이 더 다양하게 나올 수가 있는거구나, 신기하고 너무 재밌더라"고 밝혔다.
"사실 즐기면서 했다. 너무 행복했다. 연구하는 재미를 느끼면서 욕심도 좀 더 생기고 한 회 한 회 칭찬도 많이 해주시니 기분도 좋았다. 사실 기대치가 낮아서 더 칭찬을 많이 해주시는 것 같다.(웃음) 칭찬을 받으니 '내가 이렇게 노력하니까 진짜 알아주시는구나'라는 생각에 뿌듯했다. 내 스스로도 좀 많이 업그레이드 되고 보는 시각이 좀 넓어진 것 같아 깜짝 놀랐다. 근데 이럴 때일수록 쉬면 안된다고 생각했다. 정신 차리고 똑바로 해야 한다는 생각에 한 회 한 회 붙잡으면서 즐겼고 그 속에 빠져 있었다. 그러다 보니까 16회가 딱 끝났다."
한선화는 작은 역부터 하는게 자신의 연기 인생에 더욱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는 시크릿으로 활동하며 깨달은 바다. 신인 때부터 겪은게 너무 많은 그녀다. 말이 쉽지, 아이돌로 성공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전쟁터나 다름 없는 곳에서 무대는 물론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서 몸을 던졌기에 지금의 시크릿, 그리고 한선화가 있는 것이다. 때문에 한선화는 한단계 한단계 올라가는 과정의 성취감을 알고 있다. 이에 한선화는 시크릿이 그랬던 것처럼 하나씩 하나씩 이뤄가고 싶다고 했다.
▲ "기대치가 낮은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2009년 데뷔한 시크릿은 이제 6년차 아이돌이다. 각각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 솔로 활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중이다. 한선화는 "이걸 어떻게 표현해야 될지는 모르겠는데 뭔가 아이돌이지만 그러면서도 아이돌 같지 않은 기분이 든다"고 운을 뗐다.
그는 "예전에는 아이돌 속에서 내가 아이돌이라는 안정감이 있었다. 근데 그게 점점 불안해지고 있는 시점인 것 같다. 아이돌이 많아서 그런 것도 있고 시크릿 자체도 이제 연차가 있으니까 그런 마음이 드는 것 같다"며 "개인 활동을 하면서 멤버들 각자 자신의 장점을 살리고 영역을 넓혀 나가니 좋고 뿌듯하지만 뭔가 이제 아이돌에서 벗어나는 과정을 밟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에 복잡한 게 있다. 지금 또 단체 활동을 쉬고 있어서 그런 것도 있다"고 털어놨다.
현재 복잡한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쩌면 배우의 매력을 알아버려서일지도 모른다. 가수가 원래 꿈이긴 했지만 어릴 때부터 연기도 하고 싶었기에 그간 해오지 않았던 다른 분야에 대한 도전이 흥분될 수밖에 없다. 때문에 가수와 배우의 길 사이에서 복잡한 마음이 드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신의 선물-14일'은 내게 터닝포인트가 된 것 같다. 이번 연기를 계기로 내면적으로나 외적으로나 많이 변했다. 그냥 내가 밟을 수 있는 과정은 다 밟으면서 작은 것 하나 하나 놓치지 않고, 하나 하나 배우면서 차근차근 올라가고 싶다. 내 나이에 맞는 모든 것들을 다 하고 싶다. 역할도 마찬가지다. 내 나이에 맞게 조금씩 성장하고 싶다"
'신의 선물-14일'을 통해 한선화는 정말 많이 성장해 있었다. 작은 것 하나 하나 놓치지 않은 결과, 배우로서 업그레이드 될 수 있었고 인간 한선화로서도 성장했다. 한선화는 "칭찬을 도로 뺏길 순 없다"고 말하며 웃었다. 그 웃음 속에는 배우 한선화의 열정이 담겨 있었다.
"그리고 나는 이 생각도 했다. 사람들이 나에 대한 기대치가 낮았기 때문 이렇게 칭찬을 많이 해주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근데 기대치가 낮아서 좋은 것 같다.(웃음) '나는 항상 기대치가 낮았으면 좋겠다'고 일기도 썼다. 기대치가 낮은 상태에서 뭔가 하나를 쌓고 올리면 많은 사람들이 칭찬을 해준다. 그 칭찬을 하나하나 쌓으면서 올라갔으면 좋겠다. 이런 마음가짐으로 많은걸 해야겠다고 느꼈다. 기대치가 낮은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어떻게 보면 나의 장점이 되는 것 같다. 한선화를 더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크다."
[시크릿 한선화.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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