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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자신의 시각장애 판정부터 아내의 뇌종양 진단까지…세상에 더 이상 희망은 없다고 생각했을 때, 역설적으로 개그맨 이동우는 또 다른 희망을 마음속에 품을 수 있었다.
5일 밤 방송된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이하 '힐링캠프')에는 이동우가 게스트로 출연해 최정상의 개그맨에서 시력을 잃고, 희망의 아이콘이 되기까지의 우여곡절 많았던 인생사를 털어놨다.
이동우는 2004년 망막색소변소증이라는 진행형 난치병 진단을 받고, 2010년 시력을 잃을 때까지 긴 방황에 접어들게 됐다. 이동우는 "세상을 살다보면 여러 가지 불쾌한 감정을 갖게 되는데, 제일 불쾌한 건 불행이 예고돼 있는 것이다. '당신은 머지않아 실명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 마치 사형수가 된 듯 한 느낌을 받았다. 바로 불행이 예고돼 있는 것이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하지만 불행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이번엔 그의 아내가 뇌종양 진단을 받은 것이었다.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지만, 의사는 아내의 후유증을 예방하기 위해 하루에 12시간 이상 자리에 누워 휴식을 취하라고 권고했다. 이동우는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그는 "'그럼 아이는 어떻게 키우지?'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아내는 누워있어야하고, 나는 눈이 멀어가고 있었다. 겨우 남은 시력으로 아이의 입을 찾아 이유식을 먹이려했지만, 그것이 입이 아닌 눈일 때도 있었다. 소파에 앉았는데 그 아래에 아이가 있었던 경우도 있었다. 그럴 때마다 그대로 사라지고 싶었다"고 당시를 담담히 떠올렸다.
"화는 기운이 남아있는 사람이 내는 것 아닌가? 그 때의 나는 그대로 증발하고 싶은 기분이었다"고 고백할 만큼 모든 것이 암울했던 당시, 이동우를 잡아준 것은 아내였다. 그는 "하루는 아내가 여행을 다녀오라고 하더라. 조금이라도 시력이 남아있을 때 세계의 모든 아름다운 광경을 눈에 넣어오라고 하더라. 그리고 아내는 내게 '세상에서 보는 마지막 장면이 누워있는 내 모습이 되지 않길 바란다'고 말을 했다. 많이 울었다. 그것이 내가 처음으로 흘린 희망의 눈물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날 이후 이동우의 삶은 180도 변화했다. 재활 훈련을 받기 시작했고, 점자를 배웠다. 또 흰색 지팡이를 구입했다. 장애인이라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현재의 삶 속에서 좋은 아빠, 좋은 남편이 되기 위해 노력하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다시 눈을 뜰 수 있다는 희망도 버리지 않았다. 이동우는 "나는 분명히 눈을 뜬다. 전 세계 과학자들이 노력하고 연구하고 있다. 그래서 나는 믿는다"며 "나는 아내가 얼마나 예쁜 사람인지 알고 있다. 그런데 딸 지우의 얼굴은 모른다. 만화 같은 소망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딱 내게 5분만 주어진다면 지우와 함께 있고 싶다. 사람들이 다들 '엄마를 닮아 눈이 예쁘다'고 말을 하는데…. 실제로 나도 보고 싶다"고 바람을 고백하기도 했다.
[개그맨 이동우. 사진 = SBS 방송화면 캡처]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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