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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하승진의 대표팀 최종승선 확률은 어느 정도일까.
국가대표운영협의회(이하 국대협)는 지난달 29일 남자농구대표팀 예비엔트리 24인을 발표했다. 국대협은 곧 최종엔트리 12인을 발표할 계획이다. 대표팀은 19일부터 진천선수촌에서 스페인월드컵과 인천아시안게임에 대비한 합숙훈련에 들어간다. 최종엔트리의 가장 큰 관심사는 역시 하승진이다. 하승진이 2011년 아시아선수권대회 이후 3년만에 태극마크를 달 것인지가 궁금하다.
하승진의 최종엔트리 합류 여부는 대표팀 전력 구성에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설령 최종엔트리에 합류하지 못하더라도 부상자가 발생하면 예비엔트리에서만 교체 가능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유재학 감독이 나름대로 계산을 끝냈을 가능성이 크다. 하승진은 2012년 7월부터 공익근무요원으로 군 복무 중이다. 소집해제는 2014년 7월 25일. 하승진은 원칙적으로 7월 26일부터, 다시 말해서 예비역이 돼야 대표팀 훈련에 참가할 수 있다.
▲ 몸 상태가 최대변수
몸 상태가 최대변수다. 하승진은 지난 2년간 농구공을 잡지 못했다.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몸 관리를 철저히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살이 쪽 빠지면서 몸이 가벼워졌다는 후문. 농구선수로서의 몸을 잘 만들 수 있는 조건. 다만, 하승진이 최종엔트리에 포함된다면 다른 선수들보다는 실전 감각을 찾아가는 시기가 늦을 수밖에 없다. 더구나 하승진은 7월 25일전까지는 다른 선수들과 호흡을 맞출 수도 없다. 여러모로 제약이 있다.
원래 하승진은 비 시즌이면 각종 잔부상으로 재활을 했다. 막상 2년만에 공을 잡고 곧바로 운동을 시작할 경우 예상하지 못한 부상이 발생할 수 있다. 유 감독 성향상 일단 대표팀에 하승진이 들어가면 다른 선수들과 똑 같은 훈련을 소화해야 한다. 하지만, 하승진은 지난 2년간 농구를 전문적으로 하지 못했다. 몸 상태가 언제 어떻게 달라질지 모른다. 대표팀이 하승진의 몸 상태에 휘둘릴 수는 없다. 때문에 최종엔트리에 하승진을 넣는 건 유 감독으로서도 조심스러운 측면이 있다.
▲ 확연한 장, 단점
이런 변수에도 유 감독이 하승진을 예비엔트리에 넣은 건 이유가 있다. 역시 221cm의 대체 불가능한 신장 때문이다. 하승진이 느린 공수전환과 좁은 활동반경, 투박한 테크닉 등 약점이 확연함에도 국제대회에 꾸준히 모습을 드러낸 건 역시 신장이다. 모든 악재의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221cm 카드를 포기하는 것 또한 쉬운 선택은 아니었다. 결정적인 승부처에서의 골밑 득점과 리바운드의 가치는 크다.
대표팀 골밑은 이제 오세근, 김종규, 이종현이 끌어간다. 김주성에게 더 이상 많은 희생을 강요할 순 없다. 그런데 오세근은 발 부상으로 세심한 관리가 필요한 타입이다. 김종규는 스피드, 이종현은 높이를 갖췄지만, 아직 국제대회서 믿음을 주기엔 세기와 경험이 부족하다. 때문에 이들만으로는 국제대회서 변수가 많다. 유 감독이 절대높이를 갖춘 하승진의 합류 가능성을 열어놓은 또 다른 이유다.
하승진으로 인해 파생되는 약점. 다시 말해서 기동력 농구와 톱니바퀴 조직력을 강조하는 유 감독 농구에 하승진이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 어쩔 수 없이 공수에서 커버하는 공간이 좁은 하승진이 유 감독의 조직농구에 적합한 스타일은 아니다. 하지만, 유 감독은 선수 개개인을 충분히 활용하는 역량이 있다. 어차피 하승진이 40분 내내 뛰는 것도 아니다. 하승진만을 위한 패턴발굴로 하승진이 가진 약점을 최소화할 수 있다. 물론 그 작업에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하승진이 최종엔트리에 들어갈 경우 대표팀 훈련에 남들보다 늦게 합류한다는 게 걸리는 대목이다. 하지만, 시간이 걸려도 확신만 있다면 시도하지 못할 이유도 없다.
▲ 말 그대로 예비엔트리?
유 감독은 선수 1명에 휘둘리는 스타일이 아니다. 특정 선수가 “아니다”라고 판단되면 미련을 버리는 것도 과감하고 빠르다. 어쨌든 유 감독에게 최종엔트리를 고민할 시간이 많이 주어지지는 않았다. 이미 마음 속에서 10명 정도는 결정했다고 보면 된다. 결국 유 감독은 하승진의 디테일한 상태를 확인하기 전에 하승진의 거취를 결정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 KCC 측의 얘기만을 듣고 결정을 내려야 하는 부담이 있다.
예비엔트리 발표 이후 한 농구인은 “유 감독의 선택에 충분히 이해가 된다. 유 감독이라면 하승진의 장점만을 극대화시킬 줄 아는 지도자”라면서도 “말 그대로 예비엔트리가 아니겠나 싶은데 최종엔트리 발탁 가능성도 없다고 볼 순 없다”라고 조심스러워했다. 최종엔트리에 포함되기엔 주변환경의 변수가 너무 많다. 하승진의 절대높이가 필요한 건 분명하다. 하승진이 없다고 해서 대표팀이 아시안게임서 절망에 빠지는 것은 아니다. 유 감독은 각종 변수를 대비해 예비엔트리에 많은 빅맨을 포함했다.
예비엔트리에 이름이 오른 하승진. 이것만으로도 의외라는 평가다. 지난 2년의 실전공백을 단기간에 메우기가 쉽지 않다는 의견이 절대다수다. 그럼에도 하승진이 갖고 있는 장점, 하승진의 장점만을 활용할 수 있는 유 감독의 역량과 최종선택에 관심이 집중된다. 유 감독이 어떤 선택을 내리든, 하승진은 한국농구의 귀중한 자원이다.
[하승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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