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문학 김진성 기자] 역시 똘똘한 슈퍼백업이다.
6일 인천 문학구장. 경기 전 삼성 덕아웃에서 오른쪽 눈이 벌겋게 달아오른 박석민을 봤다. 류중일 감독은 “눈 다래끼 걸렸다”라며 박석민을 짐짓 흘겨봤다. 자기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것에 대한 질책이기도 했다. 박석민은 이날 7회 대타로 투입돼 볼넷 1개를 기록했다. 어쨌든 선발출전하지 못하면서 삼성 중심타선에 균열이 간 상황.
류 감독에겐 플랜B가 있었다. 김태완. 김태완은 이날 5번 3루수로 선발출전했다. 내야 어느 지점이든 맡을 수 있는 김태완은 언제든 활용할 수 있는 요긴한 백업 자원. 더구나 펀치력도 있다. 류 감독이 박석민 대신 5번에 배치한 이유.
실제로 김태완은 지난해 LG와의 3대3 트레이드 때 삼성에 건너온 뒤 시즌 막판 맹활약했다. 지난해 성적은 83경기 162타수 44안타 타율 0.272 6홈런 19타점. 특히 8월 중순 주전 2루수 조동찬이 LG 문선재와 충돌한 뒤 무릎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하자 주전 2루수로 펄펄 날았다. 한국시리즈 엔트리에도 당당히 포함된 김태완은 큰 무대서도 주눅들지 않고 제 몫을 톡톡히 했다.
조동찬이 정상 컨디션으로 돌아와도 김태완을 넘어서기가 쉽지 않다는 말도 나돌았다. 그러나 김태완은 꿈에 그리던 풀타임 주전을 차지하지 못했다. 그는 올 시즌 외국인선수 수급이 3명으로 늘어난 최대 피해자였다. 각 구단이 무조건 타자 1명을 쓰게 됐고 삼성은 내야수 야마이코 나바로를 영입했다. 나바로는 내, 외야를 두루 볼 수 있었으나 류 감독은 2루수가 가장 적합하다고 봤다. 김태완으로선 제대로 경쟁도 해보지 못하고 백업으로 밀려난 순간이었다. 더구나 조동찬의 회복 속도가 느린 걸 감안하면 더더욱 아쉬운 대목.
그래도 김태완에게 기회는 있었다. 이날 전까지 올 시즌 7경기 7타수 2안타 1홈런 2타점. 주로 대수비로 많이 나서는 바람에 타석에 그리 많이 들어서지 못했다. 그래도 안타 2개 중 1개가 홈런일 정도로 펀치력은 여전했다. 김태완은 선발출전한 이날 경기서 제 실력을 발휘했다. 1-0으로 앞선 1회 2사 2루 찬스에서 깨끗한 중전적시타를 때려 2루주자 최형우를 불러들였다. 첫 타석부터 달아나는 적시타.
잠잠하던 김태완은 1점 불안한 리드를 하던 8회 2사 만루에서 타석에 들어섰다. 전유수를 상대로 천금 같은 2타점 중전적시타를 날렸다. 사실상 승부를 가르는 한 방. 김태완은 3루수비에서도 안정감을 선보였다. 4타수 2안타 3타점 만점활약.
삼성으로선 이런 슈퍼백업이 있다는 게 행운이다. 언제든 비상에 대비할 수 있기 때문. 김태완 정도의 잠재력을 갖고 있는 내야수가 백업에 머문다는 건 아쉽다는 게 드러났다. 어쨌든 삼성에선 언제든 잘 써먹을 수 있는 슈퍼백업이라는 게 확인됐다. 이래서 선수층이 두꺼운 팀이 유리한 법이다.
[김태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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