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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2학년 2반 회장이자 정의에 살고 정의에 죽는 고남순, 상대의 눈을 보면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소년 박수하, 북에서 자란 천재의사 박훈.
위의 세 캐릭터는 모두 한 배우가 연기했던 필모그래피 속 역할이다. 캐릭터만으로도 매력이 충분히 흘러 넘치는 세 캐릭터를 배우 이종석이 연기한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다.
그 이유는 간단하지만 명확하다. 186cm라는 큰 키에 호리호리한 체형, 몇 년 간 한 화장품 CF모델로 나설 정도로 투명한 피부는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한 외모를 가졌기 때문이다. 이종석은 2010년 '검사 프린세스'에서 이우현 계장 역으로 시청자들에게 배우로서 첫 선을 보인 이후로 '시크릿 가든'에서는 천재음악가 썬 캐릭터로 신비로운 매력을 발산하는 데 성공했다. 또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과 '학교2013'에 연이어 출연하면서 고등학생 캐릭터에 안성맞춤형 연기자라는 호평을 얻어냈다.
하지만 이종석은 '배우'라는 타이틀을 달기에는 시작 단계에 불과했다. 이종석은 '학교2013'으로 괄목할 만한 성공을 거뒀지만 스스로 많이 부족하다는 말을 줄곧 해왔다. 당시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이종석은 모델 출신이라는 꼬리표가 아쉬울 따름이라고 전하며 "나는 배우가 되기 위해 모델로 무대에 먼저 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20대 초반의 연기자로서 겪어야 하는 연기 성장통을 겪고 있었고 "조만간 큰 일을 내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런 그가 지난해 6월 SBS 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이하 '너목들')를 통해 이보영과 연상연하 케미스트리(배우들간의 호흡)를 성공적으로 보이며 고등학생 전문 연기자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당시 수많은 스포트라이트는 이보영을 향해 있었고 이종석은 캐릭터에 연기력이 가려져 제대로 된 호평을 받기엔 부족했다.
하지만 이제 그에게 연기력은 어떤 잣대로도 부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없게 됐다. 지난 5일 첫 방송된 SBS 새 월화드라마 '닥터 이방인'(극본 박진우 김주 연출 진혁)에서 천재 의사 박훈으로 분한 이종석은 코믹, 액션, 첩보, 멜로까지 꾹꾹 눌러담은 연기로 시청자들에게 강력한 '한 방'을 선사하고 나선 것이다.
이제 2회 밖에 방송되지 않은 상태지만 이종석을 향해, 제대로 칼을 갈았다는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영화 '피끓는 청춘'(감독 이연우)에서 보였던 충청도 전설의 카사노바 중길 역과 '학교 2013'의 진지한 고등학생 고남순, 여심을 자극했던 '너목들' 박수하 캐릭터는 '닥터 이방인' 박훈 캐릭터를 소화하게 하는 데에 큰 공헌을 했다. 이에 종합선물세트처럼 잘 담아낸 '닥터 이방인'에서 이종석은 작품에 가려지지 않고 오히려 빛을 발하는 활약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남북 관계를 둘러싼 의학 첩보 액션물인 '닥터 이방인'은 과하다 싶을 정도로 수많은 장르가 혼합돼 있지만 이종석은 그 안에서 뛰고 구르고 훨훨 난다. 아버지 박훈으로 등장했던 배우 김상중과 의견이 대립되는 장면에서도 밀리지 않는 연기력으로 극적 긴장감을 선사했으며 아버지의 죽음에 오열하는 모습에서는 시청자들이 그의 슬픈 눈을 따라가며 감정을 몰입할 수 있었다.
유독 트렌디한 드라마를 생산해내고 있는 SBS 드라마와 상큼한 외모로 여심을 잡고 있는 20대 배우 이종석의 만남은 기대를 불러 일으킬 수밖에 없다. 이어 뚜껑을 열어제낀 '닥터 이방인'에서는 기대 이상으로 이종석의 호연이 빛을 발하며 이제는 잘생긴 외모보다 연기력이 인정받기 시작했다. 이종석의 원맨쇼라고도 불리는 '닥터 이방인'을 통해 그가 진짜 배우로 거듭날 수 있을지, 앞으로 펼쳐질 그의 활약을 더욱 기대해 본다.
[SBS '닥터 이방인' 이종석. 사진 = SBS 방송 화면 캡처, 마이데일리 사진DB]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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