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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내가 지금 받을 게 아니다'란 생각은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정말 잘했다면 누구와 같이 받든 혼자 받든 할 수 있겠지만 아직은 내가 받을 때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언젠가는 솔직히 또 받고 싶다. 내가 떳떳할 수 있을 때."
배우 송승헌이 7일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에서 한 고백이다. 그는 2008년 MBC 연기대상 수상자다. 대상 수상이 떳떳하지 못했다는 말이다. 받을 준비가 덜 된 배우에게 MBC가 대상을 덜컥 안겨준 셈이다.
2008년 MBC 연기대상 트로피의 주인은 송승헌 말고 한 사람 더 있다. 배우 김명민이다. 당시 이례적인 대상 공동 수상 때문에 논란이 컸다. 송승헌과 김명민에게 대상을 나눠준 MBC의 결정을 이해할 수 없단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비판 여론이 상당했으나 MBC는 같은 일을 반복했다. 2010년에도 대상 트로피를 두 개 만들어 배우 김남주와 한효주에게 나눠줬다. 2년 만에 논란을 재현한 MBC의 결정에 대중이 황당해했다.
MBC 연기대상은 말 많은 시상식이다. 2012년에 대상을 받은 조승우 때도 그랬다. 시상식 당시 50회 중 26회까지 막 절반 분량을 소화한 드라마 '마의'에서 대상을 배출한 점이나 7개월 넘게 '빛과 그림자'로 열연한 배우 안재욱을 제쳤다는 점 때문에 시상식 후에 논란이 들끓었다.
조승우는 수상 소감 때 MC가 "대상 후보 여섯 분 중, 가장 미안한 분이 누구냐?"고 묻자 "저는 솔직히 말씀 드리면 대상 후보들도 있지만, 안재욱 선배에게 죄송한 마음이 든다"고 답했다. 안재욱은 대상 후보도 아니었다.
방송사 연말 시상식의 권위가 해가 지나도 오를 줄 모른다. 방송사 집안잔치란 비아냥도 끊이질 않는다. 상을 주는 심사위원들의 전문적인 기준이 있겠으나 전문가만 알고 대중이 공감하지 못한 뛰어난 연기란 있을 수 없다.
배우에게 연기대상은 최고의 영예다. 한 해 동안 그 방송사 드라마에 나온 배우들 중 '당신이 가장 뛰어난 연기를 한 배우입니다'라고 인정한단 뜻이다. 최상의 칭찬이라 자랑스러울 일이다. 떳떳하지 못하고 도리어 다른 배우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게 하면 안 된다. 대중이 모두 공감할 수 있는 대상을 선정해야 한다. 올해 연말에는 대상 수상자가 트로피를 들고 당당히 박수를 받길 기대할 뿐이다.
[배우 송승헌(첫 번째), 2008년 MBC 연기대상 수상자 김명민(두 번째 왼쪽), 2010년 수상자 한효주(세 번째 왼쪽)와 김남주. 사진 = MBC 방송 화면 캡처-MBC 제공]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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