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4개째 맞으니까 웃음만 나왔어요.”
두산 좌완 유희관은 9일 잠실 삼성전서 6⅔이닝 11피안타(4홈런) 1탈삼진 1볼넷 8실점을 기록했다. 4승 이후 맛본 올 시즌 첫 패배. 특히 삼성타자들에게 홈런을 4개나 허용했다. 삼성 타선은 유희관의 싱커와 커브에 대한 대비를 단단히 했고, 유희관의 컨디션은 영 좋지 않았다. 유희관으로선 기분 나쁜 패배였다.
10일 잠실 삼성전을 앞두고 만난 유희관의 표정은 밝았다. 유희관은 “홈런 3개 맞을 때까진 화가 났는데 4개째를 맞으니까 웃음만 나오더라”고 털어놨다. 이어 “어제 경기는 어제 경기로 끝난 것이다. 더 이상 신경 쓰지 않는다. 삼성 타자들이 잘 쳤다. 기사에 보니까 분석을 철저하게 했다고 하던데 그런 것 같다. 나도 다음 등판에 갚아주면 된다”라고 개의치 않은 표정을 지었다.
유희관은 “아직 페이스가 좋다. 다음에 좋은 투구를 하면 된다. 삼성이라는 좋은 팀에 좀 더 집중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교훈을 얻었다. 정신을 번쩍 차리는 계기가 됐다”라고 했다. 이어 “석민이 형이 30cm 앞에서 쳤다고 하던데 나도 싱커를 더 앞에서 떨어뜨리겠다”라고 응수해 웃음을 자아냈다.
유희관은 “특별히 투구 밸런스가 나쁘진 않았다”라며 삼성 타자들과의 수싸움에서 패배한 것이라고 깨끗하게 인정했다. 그는 “평균자책점이 올라간 것도 신경을 쓰지 않는다. 팀 승리가 우선이다”라고 했다. 다만 그는 “어제 경기 전에 엄마가 도가니탕을 주셨는데 거기에 밥을 말아먹고 왔다. 앞으로는 국에 밥을 말아먹지 않고 경기장에서 영양사가 차려주는 밥을 먹겠다. 죽도 안 먹을 거다”라며 취재진에게 웃음을 안겼다.
송일수 감독은 “그동안 희관이가 잘 했다. 한 시즌을 치르다 보면 어제 같은 경기도 나온다. 초반에 좋지 않았음에도 길게 끌고 간 건 불펜 투수들의 체력을 안배하기 위해서였다”라고 설명했다. 류중일 감독도 “선발투수가 1년에 30~35경기 나오는데 다 이기기만 하면 30승한다”라며 웃었다. 이어 “희관이의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희관이가 스트라이크를 잡는 볼을 잘 공략했다”라고 타자들의 수훈을 칭찬했다.
유희관은 쿨가이였다. 정신적인 충격은 전혀 없었다. 프로선수로서 매우 좋은 마인드. 송 감독과 두산은 유희관이 다음 등판에 또 아무렇지도 않게 예전처럼 잘 던질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유희관.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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