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두산 타선이 극도의 효율적인 플레이를 선사했다.
극도의 타고투저 시대. 어느 팀이든 A급 투수와 B급 투수의 격차가 크다. A급 투수들에 대한 의존도가 점점 심해진다. 경기 초, 중반 선발투수가 무너질 경우 상대 타선으로선 그 다음 투수들을 공략하기는 더욱 쉽다. 점수 차가 크게 벌어지면 필승조 투수들을 투입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또한, 상대적으로 투수들이 전투력을 잃는다. 타자들이 더욱 부담 없이 타석에 들어서서 좋은 결과를 얻을 확률이 높아진다.
10일 잠실구장. 두산 타선이 그랬다. 두산은 이날 17안타로 무려 15점을 기록했다. 루상에 나간 주자 중 단 3명을 제외하곤 모두 홈을 밟았다. 그만큼 효율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삼성 선발 J.D. 마틴을 무너뜨리자 후속 투수들은 집중력을 잃었다. 반면 두산 타선은 더욱 응집력이 생겼다. 두산 타선은 삼성 마운드를 동네 북 두들기듯 제대로 공략했다.
두산은 0-1로 뒤진 1회 민병헌의 우중간 2루타와 오재원의 1타점 중전적시타로 간단하게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 오재원이 2루 도루에 성공해 무사 2루. 김현수와 호르헤 칸투가 욕심을 부리지 않고 내야 땅볼을 쳐내면서 아웃카운트 2개와 1점을 맞바꿨다. 두산으로선 매우 효율적인 공격. 3회엔 오재원의 볼넷과 김현수의 투런포로 간단하게 다시 2득점.
하이라이트는 5회였다. 두산 타선은 무사 만루 찬스에서 칸투, 홍성흔이 연이어 1타점, 2타점 적시타를 날렸다. 양의지의 볼넷으로 다시 만루 찬스를 잡은 두산은 폭투로 1점을 추가한 뒤 이원석의 볼넷으로 또 다시 만루 찬스를 잡았다. 김재호의 희생플라이에 이어 정수빈의 좌중간 1타점 2루타, 민병헌의 2타점 좌전적시타를 묶어 무려 8점을 얻었다. 두산은 5회에만 2루타 2개와 단타 4개로 8점을 뽑아냈다.
두산으로선 이후 공격이 더욱 수월했다. 삼성이 권혁, 김희걸 등 이른바 추격조를 내세웠기 때문. 두산은 더욱 부담 없이 공격에 임했고, 쐐기점을 뽑아내면서 삼성의 힘을 완전히 빼놓았다. 물론 삼성으로선 주전들을 하나 둘씩 제외하면서 이미 사실상 경기를 포기한 상태였다. 그렇다고 해도 두산 타선의 집중력은 경기 막판까지 돋보였다.
두산은 이날 2루타 이상 장타 5개(2루타 4개, 홈런 1개)와 단타 10개로 17점을 뽑았다. 잔루는 단 2개밖에 없었다. 장타, 단타, 희생타, 도루 등이 섞인 극도의 효율적인 플레이였다. 이는 전날 삼성의 공격과 흡사했다. 삼성은 9일 경기서 유희관을 상대로 홈런 4개와 2루타 3개, 3루타 1개 등 장타만 8개를 쳐내는 등 총 17안타로 12득점을 올렸다. 두산타선 역시 이날 경기 초반부터 장, 단타를 퍼부으며 마틴을 일찌감치 끌어내렸다.
삼성으로선 7연승이 좌절되는 패배. 그러나 오히려 이런 경기는 큰 데미지가 없는 게임. 경기 중반 승패가 결정되면서 6연승 과정 속에서 피로가 쌓인 선수들을 쉬게 해줬고, 마운드 출혈도 최소화했다. 필승조가 굳이 불펜에서 대기할 이유도 전혀 없었다. 하지만, 두산의 소득은 더욱 컸다. 전날 에이스 유희관이 충격적인 패배를 당하면서 의기소침했다. 그러나 하루만에 막강한 공격력으로 삼성 마운드를 두들기면서 심리적 자신감을 얻었다. 오히려 흐름과 사기 측면에선 두산이 확실한 이득을 취했다.
[두산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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