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7안타 6타점.
두산이 11일 잠실 삼성전을 잡았다. 삼성에 9일 패배 이후 연이틀 승리. 위닝시리즈와 함께 지옥의 9연전을 5승4패로 마친 것이 첫번째 수확. 거기서 끝이 아니다. 또 다른 수확도 있었다. 최근 타격 컨디션이 상당히 좋은 타선이 순도높은 활약을 펼쳤다는 점이다. 사실 두산 방망이는 주중 롯데와의 부산 3연전서 롯데와 제대로 화력 대결을 했다. 그러나 최근 삼성을 상대로 한 2승이 더욱 의미가 있었다.
수준 높은 삼성 마운드를 상대로 거둔 극도로 효율적인 타선의 활약이 나왔기 때문이다. 일단 10일 경기. 두산은 15안타로 무려 17득점을 올렸다. 장타와 단타, 도루가 적절히 섞인 상당히 이상적인 경기였다. 당시 김현수, 칸투, 홍성흔이 나란히 1안타 2타점, 양의지가 1안타를 기록했다. 3~6번 중심타선이 무려 4안타 6타점의 좋은 활약. 안타보다 타점이 많다는 건 그만큼 중심타선 앞에 주자가 많이 나갔고, 중심타자들이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는 의미다.
그리고 11일 경기. 경기 전 만난 송일수 감독은 “정말 중요한 경기다. 꼭 이이고 싶다”라고 했다. 이날 전까지 지옥의 9연전 중간합계 4승4패. 5승을 채우고 싶었다. 그러나 이날 상대한 삼성 장원삼은 전날 상대한 J.D. 마틴보단 확실히 더 좋은 페이스였다. 특히 장원삼은 최근 투구 밸런스가 더욱 좋아진 상태였다. 그 결과 직구의 볼 끝이 좋아지면서 자신 있게 직구 승부로 이날 경기 전까지 2연속 승리를 거뒀다. 타고투저 시대서 140km대 초반의 직구로 타선을 제압한 건 의미 있는 사건.
하지만, 두산 중심타선, 3~6번 클린업 쿼텟은 장원삼마저 삼켰다. 김현수가 4타수 2안타 1타점 2득점, 칸투가 3타수 2안타(1홈런) 3타점 2득점, 홍성흔이 4타수 1안타(1홈런) 2타점 1득점, 양의지가 4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3~6번 타자들의 기록만 13타수 7안타 6타점 5득점. 무시무시한 활약이었다. 이들은 1회, 3회, 4회에 상위타선과 하위타선이 만들어놓은 밥상을 맛있게 쓸어 담았다.
칸투는 컨디션 조절과 각종 잔부상으로 결장이 잦았다. 홍성흔은 각종 부담 속에서 시즌 초반 타격감이 최악이었다. 김현수 역시 장타와 타율 사이에서 방황하던 시기를 지나 정확한 타격 속에서도 팀에 필요한 클러치 히팅을 해내고 있다. 양의지는 시즌 초반부터 리그 최고의 6번타자. 두산 중심타선이 삼성(박석민~최형우~채태인~이승엽)처럼 클린업 쿼텟을 형성할 수 있었던 이유.
사실 톱타자 민병헌이 부쩍 좋아진 장타력으로 출루에 해결까지 해내면서 중심타선에 오히려 밥상이 덜 차려지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정수빈이 여전히 연결고리 역할을 잘 해내고 있고, 김현수가 때로는 해결, 때로는 또 다른 방식의 찬스 세팅을 해낸다. 칸투의 임기응변능력은 역시 최상. 홍성흔과 양의지에게까지 찬스가 이어진다. 홍성흔에게서 끊기는 느낌이 있었는데. 최근 홍성흔의 타격감이 많이 좋아지면서 3~6번 타순 흐름이 굉장히 좋아졌다. 홍성흔은 이날 1안타였으나 결정적 투런포를 쳤다. 칸투 역시 선제 투런포로 제 몫을 했다.
관건은 이 감각을 끌고 나갈 수 있느냐다. 타격은 각종 변수가 많기 때문에 언제 어떻게 흐름이 망가질지 모른다. 상대 좋은 투수들을 만나면 흐름이 무너지는 건 시간문제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김현수~칸투~홍성흔~양의지는 풍부한 경험을 갖췄다. 어떤 마운드를 상대로도 기본적인 에버리지는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두산으로선 매우 큰 자산이다. 원래 두산 타선은 좋았지만, 칸투의 가세와 양의지의 업그레이드 등은 확실한 플러스 요소. 두산이 2연승 속에서 다시 한번 중심타선의 힘을 극대화했다.
[두산 선수들. 사진 = 잠실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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