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명성은 자자했지만 직접 보니 실망을 금치 못했던 영화, 어딘지 모르게 2% 부족함을 느낀 영화 등을 보며 아쉬움을 느낀 관객들을 충족시킬 만한 영화가 나타났다. 처음부터 끝까지 쫄깃하다. 오랜만에 영화를 보는 즐거움을 안긴다. 돈과 시간이 아깝지 않다. 바로 이선균, 조진웅 주연 그리고 김성훈 감독이 연출을 맡은 영화 '끝까지 간다'의 이야기다.
'끝까지 간다'는 한 순간의 실수로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 형사 고건수가 자신이 저지른 사건을 은폐하기 시작하며 벌어지는 예측불허의 이야기를 그린다. 이선균이 고건수, 조진웅이 정체불명의 목격자 역을 맡아 예측불허의 사건들을 끌어 나간다.
사실 '끝까지 간다'는 비슷한 시기 개봉한 작품들에 비해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현빈의 군제대후 복귀작, 스펙터클한 캐스팅, 브라운관을 평정한 이재규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 '역린'이 사람들의 시선을 앗아 갔고 대세가 돼버린 배우 류승룡 주연의 액션 영화 '표적'이 개봉 전 기대감을 높였다. 이들과 비슷한 시기에 개봉하는 '끝까지 간다'는 '괜찮은 시나리오가 나타났다'는 입소문도 타지 못했고, 어벤져스급 캐스팅을 자랑하는 것도 아니었다. 당연히 상대적 기대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이런 '끝까지 간다'가 베일을 벗으며 단숨에 '역린', '표적'을 위협하는 대항마 자리를 꿰찼다. 영화 개봉 전 리뷰 전용 사이트를 만들고, 3만 명의 리뷰 평가단을 모집한 건 치기가 아닌 자신감이었다. 그만큼 자신 있게 영화를 관객들 앞에 선보일 수 있다는 이야기였던 것.
'끝까지 간다'는 초반부터 관객을 몰아친다. 몰아치고 몰아치고 또 몰아친다. 시종일관 '진짜 영화를 보는' 긴장감을 안기며 끝까지 달려 나간다. 그 와중에 웃음도 잃지 않는다. 깨알 같은 상황과 대사들이 주는 웃음은 '끝까지 간다'가 단지 관객들을 몰아치기만 하는 영화가 아니라는 사실을 일깨운다. 관객들이 쉴 틈을 주다가도 다시 쪼아나가는 '끝까지 간다'는 러닝타임 111분 내내 심장 쫄깃한 경험을 원하는 관객들을 위한 선물이나 다름없다.
주연배우 이선균은 관객들의 심장을 움켜쥐는 일등공신. 균열된 삶, 삶 속의 불안을 표현해 내는데 이선균 만한 배우가 어디 있을까 싶을 정도다. 일상에 갑작스럽게 다가온 불안의 순간들을 과하지 않게 그려내지만 감정의 전달은 기대 그 이상이다. 계속해서 예측불허의 상황에 빠지지만 이를 억지 같아 보이지 않게 만드는 건 '이선균의 불안'이다.
조진웅에게 다른 수식어가 필요할까. 조진웅은 역시나 조진웅 다운 연기를 선보인다. 정만식, 신정근, 김강현, 신동미 등 조연 배우들 또한 적재적소에서 자신의 능력치를 모두 발휘한다. 비록 톱스타들이 한데 모인 초특급 캐스팅은 아닐지라도 탄탄한 연기력을 바탕으로 그들이 모인 것보다 더한 만족감을 선사한다.
각본에 짜여진 듯한 액션이 아닌 날 것 그대로의 액션을 보는 재미도 이 영화를 보는 맛깔난 재미 중 하나. 연출을 맡은 김성훈 감독의 경우 자신의 생살을 도려내는 듯 했을 테지만, 영화를 느슨하게 만들 수 있던 기존의 군더더기를 쳐냈다는 것만으로도 박수를 받을 만하다.
배우들의 연기력과 감독의 연출력이 제대로 시너지 효과를 낸 영화, 진가를 미리 알아보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 들게 만드는 영화, 오랜 만에 영화를 보는 재미를 안기는 영화 '끝까지 간다'는 오는 29일 개봉된다. 14일 개막하는 제67회 칸국제영화제 감독 주간 부문에도 초청됐다.
[영화 '끝까지 간다' 스틸컷. 사진 = 쇼박스㈜미디어플렉스 제공]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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