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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더 이상 영화 '쥬라기공원' 속 날렵한 공룡을 연상시키는 고질라는 없다. 1954년 '고질라'와 마찬가지로 거대하고 육중하며 엉덩이가 무거운(?) 고질라가 돌아왔다. 할리우드에서 두 번째로 영화화 된 가렛 에드워즈 감독의 2014년판 '고질라' 이야기다.
평소 괴수영화 그리고 '고질라'의 팬이기도 한 가렛 에드워즈 감독은 '고질라' 탄생 60주년을 맞이하는 해에 원작과 유사한 외형의 '고질라'를 내놨다. 고질라 대신 본래 일어 발음대로 '고지라'로 부르는 게 더 어울릴 정도다. 특히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이 연출한 또 다른 할리우드판 '고질라'의 모습에 땅을 치며 '결사반대'를 외쳤던 사람이라면 두 손을 들고 환영할 만하다.
고질라의 비주얼만으로도 원작 팬들에게 어느 정도 점수를 얻고 들어갈 가렛 에드워즈 감독은 지난 1954년 일본 이시로 혼다 감독이 선보인 '고질라'와 같으면서도 다른 변화를 꾀했다. 1954년의 수소 폭발에 의해 괴수가 된 고질라가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발휘하며 인간을 향해 경고의 메시지를 던진 반면 가렛 에드워즈 감독의 '고질라'에서 인간에게 직접적 경고의 메시지를 전하는 건 고질라가 아닌 또 다른 괴생맹체 뮤토다.
그가 만들어 낸 고질라는 괴수와 영웅의 면모를 모두 지녔다. 뮤토와 싸우는 고질라는 인간의 편이 아니면서도 인간의 편이기도 한 이중적 모습이다. 종종 괴수를 넘어 인간적 면모까지 선보인다. 괴수임에도 주인공(애런 존슨)과 아이컨택을 하며 슬픈 짐승의 눈망울을 한 채 눈을 끔뻑끔뻑 거리는가 하면, (분명 느낌일 뿐이겠지만) 싸움 중 한 숨 돌리는 타이밍에서는 심적으로 힘겨워 하는 듯한 모습까지 내비친다. 마치 가족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아버지의 지친 어깨 같달까.
가렛 에드워즈 감독의 '고질라'는 이리보고 저리봐도 괴수영화 팬, 고질라 팬의 숨결이 느껴지는 작품임에 틀림없다. 고질라는 더 이상 이성을 잃고 날뛰는 괴수 영역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애정이 없다면 이런 고질라가 탄생하지도 않았을 것. 하지만 100% 만족감이 들 만한 영화도 아니다. 논리 없는 추측이 난무하고, 개연성 없는 우연을 일삼으며, 과학적 지식 없이 이야기를 이끌어 나간다. 불안의 징조를 아이가 가장 먼저 알아채고 이런 아이의 얼굴을 클로즈업 하는 건 2014년의 관객에게 촌스럽게 느껴질 수 있다. 이 외에도 여러 재난 영화 등에서 봤을 법한 화면들이 스크린에 펼쳐진다.
그럼에도 괴수 영화 팬이라면 '고질라'를 보길 추천한다. 영국 아카데미상과 에미상 등을 수상한 다양한 작품에서 시각효과를 담당했던 유명 시각효과 전문가 가렛 에드워즈 감독의 작품인 만큼 시각적 즐거움이 상당하다. 영화를 더 제대로 즐기고 싶은 관객이라면 IMAX 3D 관람이 필수다.
한편 가렛 에드워즈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고질라'는 1954년 첫 등장 이후 크리쳐물의 대명사이자 괴수 영화의 전설, 괴수 영화의 대명사가 된 '고질라'를 리부트 한 영화로 애런 존슨, 브라이언 크랜스톤, 엘리자베스 올슨, 줄리엣 비노쉬, 와타나베 켄 등이 출연했다. 오는 15일 개봉.
[영화 '고질라' 스틸. 사진 =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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