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강산 기자] "정현욱도 좋아졌다. 불펜을 여유 있게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양상문 LG 트윈스 감독의 말은 허언이 아니었다. 선발 임정우가 불의의 부상으로 조기 강판된 상황에서 '+1'카드로 나선 정현욱이 잘 버텨줬다.
정현욱은 14일 잠실구장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전에 구원 등판, 올 시즌 개인 최다인 2⅓이닝을 소화하며 3피안타 2볼넷 2탈삼진 1실점으로 비교적 잘 막았다.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서도 실점을 최소화하며 제 역할을 했다. LG는 정현욱의 투혼 속 2-1 한 점 차로 승리, 시즌 첫 연승으로 휘파람을 불었다.
이날 LG는 2회까지 무실점투를 펼치던 선발 임정우가 3회초 1사 후 롯데 이승화의 라인드라이브 타구에 오른 팔꿈치를 맞아 일찍 마운드를 떠나야 했다. 그리고 정현욱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양 감독은 이날 경기에 앞서 "(이)동현과 (정)찬헌이는 승부처에서 필승조로 내보낸다. 정현욱과 유원상도 좋아져서 불펜을 여유 있게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오늘 좌완 신재웅과 윤지웅, 정현욱 모두 임정우에 이어 등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생각보다 이른 시점이었다. 정현욱은 팀이 1-0으로 앞선 3회초 1사 1루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그는 후속타자 정훈에 안타를 맞아 1, 2루 위기를 자초했다. 출발은 좋지 않았다. 그러나 문규현의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잡은 오지환의 재빠른 2루 송구로 아웃카운트 2개를 한꺼번에 잡아 위기에서 벗어났다. 일단 급한 불은 껐다.
문제는 4회. 정현욱은 선두타자 손아섭을 8구 끝에 볼넷으로 내보낸 뒤 루이스 히메네스를 좌익수 뜬공으로 잡았다. 그러나 최준석에 가운데 담장 직격 2루타를 얻어맞아 동점을 허용했고, 황재균도 내야 안타로 출루시켰다. 1사 1, 2루 위기. 전준우를 중견수 뜬공 처리하며 한숨을 돌린 정현욱. 강민호를 볼넷 출루시켜 만루 위기를 자초했으나 이승화를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추가 실점을 막았다.
5회에는 선두타자 정훈을 144km 직구로 헛스윙 삼진 처리한 뒤 문규현은 3루수 땅볼로 잡았다. 정현욱의 임무는 여기까지였다. 그는 포수 최경철과 하이파이브를 나누며 신재웅에 바통을 넘겼다.
정현욱은 이날 전까지 9경기에 등판, 1승 2패 1홀드 평균자책점 5.87로 좋지 않았다. 특히 최근 4경기에서는 최소 한 차례 이상 주자를 내보내며 어려움을 겪었고, 지난 9일 넥센전서는 아웃카운트 하나만 잡고 2실점하는 부진을 보였다.
하지만 양 감독은 "정현욱이 좋아졌다"며 믿음을 보였다. 정현욱은 올 시즌 최다 이닝을 소화하며 실점은 최소화했다. 위기 상황에도 특유의 노련미를 앞세워 의연하게 대처했다. 이어 등판한 6명의 계투진이 추가 실점 없이 경기를 마무리했다. 팀의 시즌 첫 연승이 완성된 순간이다. 직구도 평소보다 힘이 있었다.
정현욱은 지난 시즌을 앞두고 3년 19억원에 LG와 FA 계약을 맺었다. LG의 불펜 불안을 타개해줄 적임자로 꼽혔다. 하지만 지난해 54경기에서 2승 5패 2세이브 16홀드 평균자책점 3.78로 기대만큼 깔끔한 투구를 보여주지 못했고, 올해도 9경기에서 5점대 평균자책점으로 부진했다.
기록만 보면 분명 아쉬움이 남을 수 있다. 하지만 LG에서 그의 역할은 작지 않다. 젊은 투수들이 다수 포진한 불펜의 든든한 멘토다. 기록으로 나타나지 않는 뭔가가 있다. 그리고 이날 시즌 최다 이닝을 소화하며 팀 승리의 연결고리 역할을 확실히 해냈다. 양 감독의 기대에도 제대로 부응했다. '긴급 출동' 속에서도 묵묵히 임무를 완수한 정현욱의 투혼은 분명 빛났다.
정현욱은 경기 후 "투수코치님 조언대로 내 공을 믿고 자신 있게 던지려 노력했다. 점점 페이스가 올라오는 느낌이다"고 말했다.
[LG 트윈스 정현욱이 역투하고 있다. 사진 = 잠실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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