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야구 감독에게 있어 투수 교체 타이밍은 '영원한 난제'라 할 수 있다. 특히 1년에 128경기를 갖는 프로야구에서는 더욱 그렇다. 선발투수가 매 경기 완투를 할 수 없는 걸 감안하면 불펜투수진 운영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
새로 LG의 사령탑으로 취임한 양상문 감독은 '뻔한 야구'를 하고 싶어 한다. 물론 투수 운용에 한해서다.
양상문 감독은 이를 '시스템'에 비유했다. "시스템은 만들어져야 한다.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투수 교체 타이밍보다 더 중요한 거라고 생각한다"라는 게 양상문 감독의 말.
현재 양상문 감독의 머릿 속엔 팀이 리드하거나 접전을 펼칠 경우엔 7회 이동현-8회 정찬헌-9회 봉중근으로 이어지는 불펜 운용을 그리고 있다. 실제로 지난 롯데와의 3연전에서 먼저 2승을 거둘 수 있었던 원동력은 바로 불펜투수들의 활약에 있었다.
"선수에게 자기 역할이 무엇인지 심어주고 싶다. 그래야 나도 걱정할 게 없다"라고 웃음을 지은 양상문 감독은 "선수도 마음의 준비가 가능하고 팀 전체도 차분해진다"라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양상문 감독은 벤치에서 발 빠른 결단력을 보여줘 선수들의 신뢰를 얻는 것 또한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양상문 감독은 "벤치에서 지시를 하면 야수들도 듣는다. 만약 매번 다른 기용을 하면 선수들도 혼란스러울 수 있다"라고 말했다.
매번 7회 이동현, 8회 정찬헌, 9회 봉중근까지 이어지는 '승리조 시나리오'가 펼쳐지기는 어렵겠지만 최소한 틀을 갖춰야 안정감 있는 야구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양상문 감독이 난파 직전의 LG를 맡으면서 가장 먼저 강조한 것은 팀 분위기를 급격하게 끌어올리는 것보다는 안정을 되찾는 것이었다.
여기에 양상문 감독은 좌완투수인 신재웅은 2이닝 이상 길게 투입하고 윤지웅은 원포인트 릴리프로 짧게 투입할 것임을 밝혔으며 지난 14일 롯데전에서 갑작스럽게 구원투수로 나서 2⅓이닝 1실점으로 틀어 막은 정현욱의 구위 회복에 반색했다.
양상문 감독은 "(정)현욱이의 구위가 좋아졌다.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일본을 잡던 공이었다. 그때처럼 힘이 있었다"라고 반가움을 감추지 않았다. 베테랑 불펜 요원인 정현욱까지 힘을 보탠다면 LG의 투수진, 그리고 시스템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양상문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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