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부산 강산 기자] 롯데 자이언츠는 올 시즌 현재 팀 타율 2할 8푼 8리로 이 부문 2위를 달리고 있다. 미친 타격감을 자랑하는 두산 베어스(0.302) 만큼은 아니지만 어디에도 떨어지지 않는 타선을 구축했다. 김문호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는 요소 가운데 하나다.
김문호는 올 시즌 35경기에서 타율 2할 7푼 5리 1홈런 22타점을 기록 중이다. 출루율도 3할 7푼 3리로 쏠쏠하다. 특히 9번타자로 나서 타율 3할 7푼 2리(43타수 16안타) 1홈런 12타점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롯데의 강한 하위타선 구축에 엄청난 힘을 보태고 있는 것. 상위타순(1~2번, 타율 0.186)으로 나섰을 때보다 하위타순(8~9번, 0.345)에서 더욱 힘을 내고 있다.
특히 9번타순에서의 활약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상위타순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 역할을 잘해냈다는 의미도 된다. 최근 팀의 1번 타자로 나서고 있는 정훈도 시즌 타율 2할 9푼 7리 20타점, 출루율 3할 8푼 1리로 활약 중이다. 9번에서 1번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강하다는 것은 강팀의 조건 중 하나다.
득점권에서의 활약도 돋보인다. 김문호의 시즌 득점권 타율은 3할 1푼 4리(35타수 11안타), 타점도 19개를 올렸다. 올 시즌 26안타를 쳤는데, 타점이 벌써 22점이다. 상대 팀으로선 롯데의 하위타순도 마음 놓고 상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김문호가 알토란같은 활약을 펼치면서 그야말로 쉬어갈 곳이 없는 타순이 완성됐다. 지난 15일 잠실 LG전서는 4타수 4안타로 존재감을 제대로 폭발시켰다. 홈런 하나가 부족해 사이클링 히트를 기록하지 못한 게 아쉬울 뿐.
16일 사직구장서 만난 김문호는 "9번을 치고 있으니 부담이 덜하다. 그만큼 편한 것도 있다"며 "좋은 1번타자가 되는 게 가장 좋겠지만 지금은 정훈이 잘해주고 있다. 만약 내가 1번을 치게 된다면 영광이다. 하지만 아직은 부족한 게 사실이다"고 겸손함을 보였다. 김문호는 올해 1번타자로 나섰을 때 타율 1할 6푼 7리(24타수 4안타) 2타점으로 9번으로 나섰을 때보단 무게감이 떨어진다.
김문호는 지난 시즌 40경기에서 타율 2할 6푼 3리 10타점 8도루로 나쁘지 않은 활약을 보였지만 5월 26일 넥센전서 부상을 당해 남은 시즌을 함께하지 못했다. 비교적 꾸준했던 4월에 비해 5월에는 다소 기복이 있었다.
김문호는 "작년 초반에는 정말 좋았지만 갈수록 떨어졌다. 사이클이 심해서 걱정인데 올해는 꾸준히 좋은 감을 유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타격 시에 팔을 놓아보기도 했는데 잘 안 맞더라"며 "힘을 많이 주다 보니 강점인 손목 스윙이 덜 됐다. 팔을 뻗기보다 잡아챘다. 그러다 보니 잘 안 된 부분이 있었다"고 돌아봤다.
스탠스에도 작은 변화를 줬다. 좋은 타격감을 이어가고 있는 이유 중 하나다. 김문호는 "이전까지는 몸이 앞으로 쏠리면서 발을 딛는 동시에 쳤는데, 코치님들께서 반 박자를 미리 딛고 치면 공을 보기에도 좋다고 조언하셨다"며 "집중적으로 해보라고 말씀하셔서 경기와 훈련 때 모두 실천에 옮겼다. 신경을 쓰고 임하다 보니 좋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김문호는 올 시즌을 앞두고 진행된 스프링캠프에서 누구보다 많은 땀을 흘렸다. 반드시 팀 타선에 힘을 보태겠다는 의지가 무척 강했다. 당시 박흥식 롯데 타격코치는 "김문호는 기동력과 작전수행 능력이 뛰어나다"며 "완벽한 몸 상태를 갖춘다면 절대 경쟁에서 밀리지 않을 것이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리고 정규시즌에서 조금씩 발톱을 드러내며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어느새 입단 9년차에 접어든 김문호의 전력질주가 기대된다.
[롯데 자이언츠 김문호.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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