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KGC의 훌륭한 차선책이었다.
FA 대어들이 대부분 행선지를 결정했다. FA 시장도 파장되는 분위기. 최대 수혜자는 역시 김태술을 영입한 KCC로 정리된다. 하지만, 알짜배기 전력보강을 한 팀들도 있다. 김태술을 잃은 KGC인삼공사 역시 전력보강을 잘 한 팀으로 분류된다. KGC는 통 큰 결단을 내렸다. 김태술을 KCC에 사인 앤 트레이드로 내준 대신, 강병현과 장민국을 받아왔다. 객관적 전력이 살짝 떨어진 건 맞지만, 그렇다고 해서 크게 손해를 본 건 아니다. 오히려 더 좋아진 부분도 있다.
김승현이 은퇴를 선언하면서 김태술은 KBL서 거의 유일무이한 정통 포인트가드가 됐다. 그만큼 한국농구서 김태술의 가치가 치솟는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KGC로선 분명 쉽지 않은 선택. 하지만, KGC로서도 어쩔 수 없는 고민과 속사정이 있었다. 오히려 팀 전력을 잘 가다듬을 경우, 다크호스 그 이상의 파괴력이 나올 수도 있다.
▲ KGC의 이해되는 선택
KGC의 핵심 토종 멤버들은 김태술 양희종 오세근 박찬희 이정현. 오세근이 최근 상무 입대를 확정했고, 이정현이 내년 1월 상무에서 제대하는 등 KGC는 나름대로 이들을 잘 관리해왔다. 하지만, KGC가 이들과 영원히 함께하긴 무리였다. 프로농구 샐러리캡은 23억원. 이들의 기량과 장래성을 감안하면 연봉이 치솟을 수밖에 없다. 결국 어느 시점에선 선택과 집중을 할 수밖에 없었다.
KGC가 양희종을 잡으면서 김태술을 내보낸 건 김태술에 대한 KCC의 강력한 구애도 있었지만, KGC 내부적으로 치열했던 고민이 있었다는 걸 알게 해준다. 물론 둘 모두 잡았다면 최상의 선택. 하지만, 둘 중 하나를 잡고 나머지 1명을 트레이드 카드로 영입해 좋은 자원을 받아낸 것도 훌륭한 차선책이었다. KGC가 사인 앤 트레이드를 시도하지 않았다면, 강병현과 장민국이란 주전급 자원을 받아오는 건 하늘의 별 따기였다.
더구나 핵심 멤버 오세근이 군 복무로 한 시즌 반 동안 팀을 떠난다. KGC로서도 다음 시즌은 새로운 멤버들로 리빌딩을 하기에 최적의 시기다. 강병현과 장민국이 KGC서 자리잡고 내년 1월 이정현이 합류한 뒤 2016년 1월에 오세근까지 합류하면 KGC도 KCC 못지 않은 강팀이 될 수 있다. 미지수이긴 하지만, 남자농구대표팀이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낼 경우 오세근이 당장 군 면제를 받는다. 그럴 경우 KGC는 당장 2014-2015시즌에도 우승전력이 된다.
▲ 장신군단의 위용
사실 박찬희의 군 제대 이후, 김태술과 박찬희의 역할 분담이 어정쩡한 면이 있었다. 박찬희는 주전과 백업을 오가면서 제 기량을 100% 발휘하는 게 쉽지 않은 측면이 있었다. 팀으로선 최상의 선택이었지만, 박찬희는 김태술의 이적으로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발휘할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물론 위기관리능력과 경기운영에선 박찬희가 김태술보다 부족하다. 그러나 스피드와 수비력 등 박찬희 나름의 존재감은 충분히 있다. 더구나 장신가드 강병현이 합류한다. 장신 백코트 라인이 갖춰졌다. 여기에 이정현마저 가세할 경우 KGC는 상황에 맞는 가드진을 운영할 수 있다.
장민국의 존재감도 크다. 장민국은 신인 시즌을 부상으로 넘겼지만, 지난 시즌 경기력이 많이 좋아졌다. 장민국 역시 장신 슈터. KGC로선 포워드진 보강을 제대로 했다. 사실 양희종은 수비는 KBL 탑 클래스이지만, 공격력은 수비력에 비하면 좋지 않은 편이다. 장민국이 이를 완벽하게 대체할 수 있다. 장민국과 양희종 조합은 궁합이 맞는다. 장신자들의 집중 투입으로 미스매치 효과를 볼 수도 있다. 이동남 감독대행이 멤버 조합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김태술의 공백은 최소화될 수 있다. 여기에 최현민 전성현 등 KGC 백업 자원은 여전히 수준급이다.
▲ 용병조합, 벤치역량이 과제
KGC는 지난 시즌 부진했다. 역시 선수들의 부상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탓이 컸다. 김태술이 빠져나갔지만, 여전히 KGC의 멤버 역량은 10개구단 최상위급이다. 결국 관건은 외국인선수 조합. 오세근이 빠져나간 상황. 골밑에서 확실하게 존재감을 보여줄 외국인선수가 필요하다. KGC는 지난 시즌 외국인선수 선발에 실패했다. 김태술과 오세근이 빠져나가면서 팀의 객관적인 무게감이 떨어지는 건 분명한 사실. 당연히 외국인선수들이 이 무게감을 채워줘야 한다.
이동남 감독대행의 지도력도 관건이다. KGC는 고심 끝에 이 대행 체제를 2014-2015시즌에도 끌고 가기로 했다. 지난 시즌에는 갑자기 지휘봉을 잡으면서 각종 시행착오가 용인됐다. 하지만, 새 시즌에는 역량과 비전을 보여줘야 한다. 주전급 멤버들이 바뀌면서 조직력 구축 작업이 상당히 중요해졌다.
아무리 멤버가 좋아도 조직력이 어긋나면 실패한다. 과거 KBL서 수 많은 스타군단이 숱하게 무너진 것도 이 때문이었다. 조직력 결집은 당연히 이 대행의 지도력이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결국 이 부분에서 김태술을 내보낸 차기 시즌 KGC 전력의 실체가 드러날 것이다.
[강병현(위), 장민국(가운데), 이동남 감독대행(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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