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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성의 스타★필(feel)]
자고로 의학 드라마 속 의사는 까칠해야 제 맛이다. ‘하얀거탑’ 김명민도, ‘브레인’ 신하균도, ‘굿닥터’ 주상욱도 그랬다. 월화극 1위를 고수하고 있는 SBS 드라마 ‘닥터 이방인(연출 진혁)’의 엘리트 의사 한재준 또한 만만치 않다.
‘닥터 이방인’은 남에서 태어나 북에서 자란 천재의사 박훈(이종석)과 한국 최고의 엘리트 의사 한재준(박해진)의 우정과 경쟁을 다룬 메디컬 첩보 멜로드라마. 박해진이 연기하는 한재준은 하버드의대 교수 출신의 엘리트 의사로, 훤칠한 외모와 실력, 매너까지 갖춘 완벽남으로 보이지만, 사실은 일신(一身)을 위해 사랑까지 이용하는 용의주도한 인물이다. 한없이 선량한 얼굴을 하고 있다가도 순간 섬뜩한 눈빛과 미스터리한 무표정으로 돌변하여 섬뜩함을 자아낸다.
오뚝한 이목구비와 반듯한 이미지를 가진 박해진은 선하고 다정한 인물을 주로 맡아왔다. 출세작인 ‘소문난 칠공주’에서 철은 없지만, 순정적인 연하남 역을, ‘내딸 서영이’에서는 쌍둥이 누나 서영이를 위해 모든 것을 감내하지만 결국 진정한 사랑을 찾는 레지던트 이상우 역을 맡았다. ‘별그대’에서도 15년간 천송이(전지현)를 지고지순 짝사랑하며, 물불 안 가리는 애정남(愛情男) 이휘경을 제대로 소화해냈다.
그런데 이번 작품에서는 부드러운 이미지를 벗고 남다른 카리스마를 발산하며 여심을 사로잡고 있다. 곱상한 외모와는 다르게, 시커먼 야망을 품은 겉과 속이 다른 반전 연기로 강렬한 몰입을 몰고 오고 있다. 천재 의사다운 냉철함과 카리스마에 야망을 위해 사람의 감정까지 이용하는 나쁜 남자의 면모를 제대로 선보이고 있다.
현재 ‘닥터 이방인’은 한국 뿐 아니라 중국에서도 인기가 심상치 않다. 한국 배우 최초로 ‘배우공민공익대상’을 받은 그는 중국 팬미팅에 수천명 팬들이 한꺼번에 몰려 조기매진될 정도로 뜨거운 인기를 누리고 있다. 전작들을 통해 중국에서 한류 열풍을 일으켰고, 중국 드라마에서도 꾸준히 출연해온 박해진의 연기 변신에 대륙팬들이 열광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다. 동영상 사이트 다운로드 수가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박해진이 본격적으로 등장한 3회 이후부터 조회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는 점이 그의 현지 인기를 반증한다.
사실 박해진은 그 훤칠한 등장과 함께 비주얼 배우로 추앙받아 왔지만, 찬란한 외모에 비해 몇몇 작품에서는 평이한 연기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2012년 작 ‘내딸 서영이’에 이어 ‘별그대’에서 연이어 대박을 터트리며, 믿고 보는 배우로 확실한 자리매김을 했다. 그리고 이제 ‘닥터 이방인’에서 절대 ‘선’한 얼굴로, 섬뜩한 ‘악’함을 연기하는 야누스 연기를 완벽하게 소화하며, 제대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다양한 연기 변신을 통해 최고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는 박해진. 애정남(愛情男)에서 야망남(野望男)으로 완벽 변신한 그가 안방극장에서 또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배우 박해진. 사진 = SBS 제공]
최지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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