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한계점에 다다른 듯하다. 이번에도 오심 하나가 승부를 갈라버렸다. 대체 언제까지 좌시할 텐가.
전날(20일) 목동 한화 이글스-넥센 히어로즈전에서 나온 오심 하나가 경기 흐름을 바꿨다. 승부를 가른 결정적인 오심이었다. 1-0으로 앞선 넥센의 4회말 공격. 무사 1, 3루 상황에서 박헌도는 다소 짧은 좌익수 플라이를 쳤다.
3루 주자 김민성이 홈에 쇄도했고, 한화 좌익수 장운호는 지체없이 홈 송구를 했다. 3루수 송광민이 한 차례 커트한 뒤 포수 정범모에 배달했다. 김민성은 정범모의 블로킹에 완전히 막혔고, 그야말로 자동 태그가 됐다. 홈플레이트는 밟지도 못했다.
그런데 이영재 주심의 판정은 세이프였다. 정범모가 항의해봤지만 요지부동. 이 심판원은 오히려 정범모를 설득했다. 그런데 이게 웬걸. 느린 화면으로 확인한 결과 김민성의 발은 홈플레이트를 스치치도 않았다. 그야말로 명백한 아웃이었다.
하지만 세이프 판정이 나오면서 1-0, 2아웃이 돼야 할 상황이 2-0에 1아웃으로 둔갑했다. 한화 선발 송창현은 후속타자 허도환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고 이닝을 마쳐야 할 상황에서 이후 12구나 더 던졌고, 이어진 5회초 터진 한화 송광민의 솔로포는 동점포가 아닌 추격포가 됐다. 결국 한화는 1-3으로 졌다. 김응용 한화 감독은 "운이 따르지 않았다"며 말을 아꼈다.
올해 유독 많은 오심이 나왔다. 이날 오심은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승부에 영향을 끼친 것도 한두 개가 아니었다. 경기 후 오심이 부각되는 일이 잦았다. 지난달 30일에는 광주 SK-KIA전서 박근영 심판원이 팬에 폭행당하는 초유의 사태까지 발생했다. 심판에 대한 불신이 극도에 다다랐음을 보여준 사태였다. 메이저리그에서 시행 중인 비디오 판독을 확대 시행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점점 커지고 있다. 심판진도 유연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지금까지 오심이 발생할 때마다 늘어놓았던 진부한 말이 하나 있다. "오심도 경기의 일부다"는 말이다. 더이상은 통하지 않는다. 오심이 경기를 지배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한 번 나온 판정은 어지간해선 번복될 일이 없다. 가슴에 생채기가 난 선수들과 팬들로선 어찌할 도리가 없다. 그런데 지금은 비디오 판독 확대 여론만 살피면서 정작 메스를 대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심판진의 권위의식도 아쉬운 부분이다.
이미 도를 넘어섰다. 불신은 극에 달했다. 엉뚱하고 황당한 오심으로 피해를 보는 구단과 선수들이 또 나오지 말라는 법이 없다. 지금까지 아웃-세이프와 잘못된 규칙 적용 등 그야말로 다양한 오심이 나왔다. 심판진의 노고를 오심 하나로 깎아내릴 순 없지만 잘못된 건 확실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 그들의 존재 이유는 정확한 판정과 원활한 경기 진행을 위함이다. 그렇다면 또 다른 누군가가 상처받기 전에 움직여야 한다. 잊을 만하면 나오는 오심에 모두 지쳐간다.
[한화 포수 정범모가 넥센 김민성을 태그하고 있다. 김민성의 발이 홈플레이트에 닿지 않은 게 보인다(첫 번째 사진), 이영재 주심이 세이프를 선언하고 있다.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