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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그룹 몽니 보컬답다. 내지르고 압도하고 관객들을 뒤흔든다. 뮤지컬 '록키호러쇼', '락 오브 에이지', '지저스 크라이스트'에 이어 '머더 발라드'까지 록커 특유의 감성과 가창력으로 승부한다. 록커에서 뮤지컬배우로 영역을 넓힌 김신의는 최근 뮤지컬 '머더발라드' 재공연을 통해 대학로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뮤지컬 '머더 발라드'는 뉴욕에 사는 탐과 사라, 마이클의 얽히고 설킨 삼각관계를 강렬하게 그리는 작품. 내레이션의 섹시하고도 파워풀 넘치는 해설과 함께 네 남녀의 흡입력 있고 중독성 강한 넘버가 90분 동안 관객들을 휘어 잡는 뮤지컬이다.
극중 로맨티스트에서 사랑하는 사라의 배신에 폭발하는 마이클 역을 맡은 김신의는 최근 마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친한 사람들과 다시 하니 더 좋다. 같이 MT 온 것 같고 그러다보니 더 섬세해졌다. 공연장이 조금 더 작아지니 그 느낌도 다르다"고 입을 열었다.
▲ "섹시함보다 더 귀엽게"
사실 김신의는 '머더 발라드'에서 마이클이 아닌 탐 역을 하는 줄 알았다. 아무래도 록커이다 보니 탐 역에 더 잘 어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마이클 역을 제안 받았고, 오히려 더 재미있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다.
그는 "마이클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 홍경수 형이 워낙 마이클과 이미지나 음역대가 잘 맞는다. 그래서 난 뭔가 다르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홍경수 마이클보다 조금 더 귀엽고 다이내믹함을 주려고 한다. 특히 삼자대면 신에서부터 시작된 마이클의 분노에서는 내가 가지고 있는 발성을 발휘하고자 한다. 아무래도 내가 차별화를 둘 수 있는 부분은 록 발성, 샤우팅, 폭발이다"고 밝혔다.
"원래 '머더 발라드' 속 마이클은 배 나온 아저씨지만 한국 공연의 마이클은 우리 나라 정서에 맞췄다. 대부분 관객들이 20~30대인데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마이클이라도 조금 더 상큼하고 조금 더 귀여우면 좋지 않겠나. 그래서 나도 더 귀엽게 하려고 한다. 초반에 사라 같은 미녀를 처음 보고 '이렇게 생긴 여자도 있구나' 하면서 어쩔 줄 몰라 하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또 그렇게 믿고 내가 사랑했던 여자가 결국에는 낮에 다른 남자를 만나 왔다는 걸 알고난 뒤에는 도저히 참을 수 없는 분노를 표현하려 했다."
'머더 발라드'는 사랑에 대한 집착, 불륜 등 아슬아슬한 장면이 이어진다. 이 모든 것이 섹시함을 중심으로 표현되는 만큼 결혼한 김신의에게 어떻게 다가왔는지 궁금했다.
그는 "아내도 봤다. 일단 키스신이랑 이런 것들이 처음에는 조금 불편한 것 같았는데 어쨌든 극으로서 보니까 괜찮다고 했다. 대리만족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다고 하는데 나는 좋은 가정을 만드는게 목표이기 때문에 극으로만 접하고 있다"며 "교회 목사님도 한 번 초대했는데 목사님도 보고나서 '정말 잘 봤다. 큰 교훈을 얻고 간다. 바람 피면 죽는다'고 말하고 가셨다. 나도 이 극을 하면서 순간의 짜릿함, 순간의 쾌감을 정말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 "두성? 흉성? 나는 허벅성"
'머더 발라드'는 배우들 모두가 섹시 그 자체다. 그렇다면 김신의는 어떨까. 그는 "나는 오히려 뭔가 멋있거나 섹시하게 보이려는 생각은 절대 하지 않는다. 오히려 분노신에 집중한다. 그렇게 분노할 수는 없을 것이다. 목에 핏대도 서고 입이 찢어질 것처럼 분노하니까. 마이클이 배신감에 그렇게까지 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설명했다.
분노신에 집중하는 만큼 록커로서 남다른 가창력은 큰 장점이 된다. 그는 "송스루인 것이 물론 노래하는 사람이라 편한 것도 있는데 사실 음역대가 좀 낮다. 그래서 더 노래하기가 힘든데 어찌됐든 가사 전달이 먼저기 때문에 그 부분에 신경 쓴다. 노래를 잘 부르려고 하는 것보다 대사를 좀 더 전달하자는 마음이다"고 고백했다.
"운동을 계속 하며 체력 관리를 꾸준히 하고 있다. 뮤지컬배우 분들은 두성이니 흉성이니 말씀 하시는데 나는 '허벅성'으로 노래한다.(웃음) 모든 노래는 허벅지에서 나온다. 샤우팅도 허벅지에서 나온다는 생각을 한다. 근데 잘 되는 날이 있고 아닌 날이 있다. 못하면 괜히 자신감이 떨어진다."
이어 김신의는 '머더 발라드' 특유의 개방적인 무대에 대해 "무대 동선이 조금 위험해 준비 운동을 정말 철저히 한다. 그래서 눈을 크게 뜨고 다닌다. 혹시나 너무 흥분하면 안 되니까. 또 관객들이라도 치게 되면 서로 어색하다"며 "공연장이 더 좁아지니 더 공부가 된다. 사방에 눈이 있고 표정들이 다 보이니 더 도움이 된다. 특히 Bar석이나 프랭키석 등 소통할 수 있는 관객들이 있으니 교감이 있어 좋다"고 말했다.
그는 "관객들과 교감이 있으니 에피소드도 많다. 예전에 커튼콜 때 카워시를 하는데 어떤 분이 자기도 해달라고 하더라. 굉장히 적극적이다. 근데 안 해줬다"고 말하며 웃은 뒤 "해줘야 하나 하지 말아야 하나 망설여지더라. 처음엔 할까 말까 하다가 못했다"고 했다.
▲ "더 배우고 싶고 욕심 생긴다"
록커다운 가창력으로 모두를 사로잡지만 김신의에게 노래만큼 중요한 것이 연기였다. 그는 "김배우니까~"라고 너스레를 떨며 "연기에 관심이 정말 많고 연기를 잘 하고 싶다. 네 작품째지만 좋은 배우들을 보면서 승부 근성이 생긴다. 잘 하는 배우들, 특히 '머더 발라드'에는 잘 하는 배우들이 많아 그 사이에 있다보니까 더 배우고 싶고 욕심이 생긴다"고 털어놨다.
그러다 보니 김수로를 비롯 함게 하는 배우들 모두가 도움이 됐다. 그는 "수로 형은 '나 같으면 어떻게 하겠다'고 팁을 많이 주셨고 다른 배우들은 눈빛, 손동작, 액션 등을 유심히 보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됐다"며 "동료 배우들은 내게 다 선생님이다. 무대 위에서 변하는 모습을 보면 진짜 연기자라는 생각이 든다. 더 멋있고 화끈하다"고 밝혔다.
"의도한건 아닌데 록밴드를 하고 있으니 록뮤지컬을 해왔다. 근데 어떤 연출님이 내게 '엄한 로맨틱 코미디 하지 말고 록 뮤지컬 해라. 그게 네가 빛을 발할 수 있고 이미지 손상이 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잘 할 수 있는 방향이다'고 말하셨다. 그래서 가급적이면 록 넘버로 구성돼 있는 뮤지컬이 잘 맞는다는 생각도 든다. 근데 확실히 록뮤지컬이 더 재미있고 짱이다."(웃음)
그는 후배 록커들에게도 뮤지컬을 권유한다. 록커일 때는 마이크를 잡고 노래하다 보니 손이 어색하기도 하고 대사 외우는 것, 동선 등이 모두 어려웠지만 일단 시작하니 뮤지컬의 매력은 상당하다. 그는 "나도 내가 뮤지컬을 계속 할지 몰랐는데 욕심도 많이 난다"고 덧붙였다.
"얼마 전에 (박)은태랑 (한)지상이 출연한 '프랑켄슈타인'을 다 봤는데 진짜 멋있더라. 괴물이란 역이 진짜 매력적이라 기회가 된다면 나도 하고 싶다. 난 진정한 배우니까.(웃음) 나 같은 경우 본능적으로 움직이는 것 같다. 그런 순간 순간 본능이 장점이 되지 않을까 한다. '머더 발라드'에서도 거침없이 귀엽고 거침없이 분노하는 마이클을 보여주겠다. '머더 발라드'는 장미꽃과 같다. 굉장히 탐스럽고 만지고 싶지만 거기엔 가시가 있고 그 꽃은 금방 시든다. 그런 치명적인 매력이 있다."
한편 뮤지컬 '머더발라드'에는 김신의를 비롯 최재웅, 한지상, 성두섭, 강태을, 임정희, 린아, 박은미, 장은아, 홍경수, 조순창, 홍륜희, 문진아, 소정화가 출연한다. 오는 6월 29일까지 서울 종로구 동숭동 대학로 DCF대명문화공장 1관 비발디파크홀에서 공연된다.
['머더발라드' 김신의. 사진 = 쇼플레이 제공]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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