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연예
[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방송계 최고령 MC 3인방의 거침없는 입담이 녹화장을 꽉 메웠다.
20일 서울 합정동 아르떼홀에서 열린 종합편성채널 TV조선 '낭만과 논리가 있는 토크쇼-낭만논객'(이하 '낭만논객') 17회 녹화에는 MC 김동건과 조영남, 김동길 교수가 참석했다. 이날 녹화는 기존 녹화와 달리 100여 명의 2030 청춘들과 김동건 아나운서의 제안으로 6070 노인관객 20여 명이 참석해 특별 공개녹화로 진행됐다.
87세 김동길, 76세 전설의 아나운서 김동건, 70세의 철들지 않는 예술인 조영남이 그 주인공이다. 평균 연령 77.6세의 MC 3인방은 녹슬지 않는 관록의 토크로 120여 명의 관객들을 집중케 했다.
오전 11시 30분 MC 3인방은 각자 살아온 햇수만큼이나 묵직한 존재감으로 녹화현장에 모습을 보였고 객석에 있는 관객들은 기립박수를 치며 마치 실제 할아버지를 맞이하듯 크게 환호했다. 이날 김동건은 "조영남이 나올 때는 박수를 치지 마라"며 평소 촬영에서 티격태격 다투는 모습대로 애증 관계를 보였고, 객석에서는 웃음이 피어났다. 하지만 조영남은 우연히 박수를 치고 있던 타이밍에 기습적으로 등장했고 김동건은 "조영남이는 머리가 참 좋다. 약삭빠르다"며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녹화가 진행됐다.
100여 명의 청춘들과 청춘의 시기를 겪은 노인 관객들을 위해 '청춘'이라는 주제로 토크를 시작했다. 김동건은 "청춘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고 안건을 던졌고 조영남은 "꽃으로 치면 가장 만개한 때가 아닌가 싶다. 찬란하게 폈을 때를 유지하면서 사는 것이 좋은 인생아닐까"라고 말했다.
이어 조영남은 자신의 25살 딸을 언급하며 "그런 점에서 우리 딸은 확실히 노후한 꽃이더라"라고 농담을 던져 관객들의 야유를 받았다. 그럼에도 조영남은 "내 말이 틀리냐. 난 내 생각을 말한 것"이라며 관객들을 들었다 놨다 했고 자리에서 일어나 청춘에 대해 설파해 많은 관객들의 시선을 모았다.
그런가 하면 김동길 교수는 청춘과 사랑에 대해 언급하며 영시를 읊었다. 김동길 교수는 "사랑을 말로 고백하지 말라. 사랑은 말로는 안되는거야"라고 말해 객석에서는 공감하는 박수가 터져나왔다. 김동건은 "김동길 교수님은 내 은사님이기도 하다"며 "87세의 연세에도 불구하고 현재 한시, 영시 300수를 여전히 외우고 계신다"고 존경하는 태도를 보여 젊은 관객들에게 귀감이 됐다.
관객들을 초대한 첫 토크쇼에서는 김동건과 조영남의 으르렁 대는 신경전으로 재미를 줬다. 또 김동길 교수는 적재적소에서 관객들에게 생각을 하게 만드는 인생의 명언들을 전해 고개를 끄덕이게 했다. 몇몇 관객들은 실제로 수첩에 이들의 이야기를 적는 모습을 보여 강연장을 방불케 했다.
해당 녹화는 오후 2시가 넘어서야 끝이 났다. 현장에서 즉석으로 질문시간을 가진 세 MC들은 "아나운서가 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하느냐", "짝사랑하는 여자가 있는데 어떻게 고백해야할 지 모르겠다", "나이가 많은데 취업이 걱정이다" 등 이 시대 청춘으로서 갖고 있는 고민들에 대해 진심어린 조언을 전했다.
특히 아나운서인 김동건은 아나운서가 꿈이라는 한 관객에게 "아나운서가 왜 되고 싶은지 자신에게 이유를 물어봐라"며 "부단히 노력해라. 그리고 연락하면 방송국을 견학시켜 주겠다"고 응원했다.
'낭만논객'은 50년 안팎의 방송 경험을 가진 세 명의 MC가 각기 다른 삶을 살아온 내용을 바탕으로 때로는 공격적으로, 때로는 시청자들의 인생 선배로서 다양한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실제 녹화에서는 무슨 이야기를 하든 여자로 시작해서 여자로 끝나는 조영남과 이를 지적하는 김동건, 둘을 아우르는 김동길 등 확실한 색깔을 가진 세 MC가 재미와 교훈을 안겼다.
한편 '낭만논객'은 각기 다른 삶을 살아온 김동길, 김동건, 조영남 등 3인의 MC가 시대와 인생에 대해 논하는 토크쇼다. 매주 목요일 오후 8시 40분 방송되며 20일 특집 촬영분은 오는 29일 방송될 예정이다.
[종합편성채널 TV조선 '낭만논객' MC 김동건, 김동길, 조영남(위, 왼쪽부터), '낭만논객' 17회 촬영현장(아래). 사진 = TV조선 제공]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