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강진웅 기자] “야구팬, 팀 동료, 코칭스태프, 그리고 모든 한국인들에게 정말 죄송하다.”
인종차별 논란을 불러 일으킨 두산 베어스의 외국인 타자 호르헤 칸투가 다시 한 번 사과했다.
칸투는 2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인종차별 성격이 짙은 사진과 글을 트위터에서 리트윗해 논란을 일으킨 점에 대해 해명했다.
칸투는 지난 19일 자신의 트위터에 ‘동양인은 모두 똑같이 생겨 구분하기 어렵다’고 해석될 수 있는 게시물을 리트윗했다. 스페인어로 ‘도전’이라는 제목이 붙은 사진에는 10여명이 등장하지만 모두 같은 동양인 남성의 얼굴이 합성돼 있다.
사진 아래에는 ‘어떤 학생이 자고 있나요’, ‘쌍둥이 형제를 찾아보세요’ 등 5가지 과제가 적혀있다. 동양인의 얼굴이 비슷해 분간하기 어렵다는 조롱이 담긴 것으로 해석돼 인종차별 논란을 낳았다.
칸투는 이 게시물이 인종차별로 비칠 수 있다고 지적하자 서둘러 삭제하고 20일 자신의 트위터에 사과한다는 게시물을 올렸다. 두산 구단 또한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선수 관리의 책임이 있는 구단으로서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공식 사과했다.
이날 칸투는 취재진을 만나 재차 사과의 뜻을 밝혔다. 칸투는 “이번 사건은 100% 내가 매우 부주의했던 행동”이라면서 “내 생각을 담은 것이 아닌 단지 팔로워의 글을 리트윗한 것이지만 이 기능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부주의하게 사용한 부분은 내 잘못이기 때문에 정말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절대 이번에 리트윗을 하면서 인종차별과 같은 점은 생각하지 않았다”며 “나중에 리트윗을 취소했지만 이미 많은 곳에 퍼져 있었고,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뒤 나의 부주의한 점으로 인해 기분이 나빴던 모든 분들게 사과하고 싶어서 사과글을 남겼다”고 덧붙였다.
칸투는 이번 일을 겪으며 본인도 미국에서 선수 생활을 할 때 인종차별을 당했던 것이 생각나 더욱 죄송했다고 말했다. 칸투는 “이번 논란으로 예전에 미국에서 내가 멕시코인이라고 인종차별을 당했던 점이 생각나 더욱 죄송스러웠다”며 “이 게시물을 리트윗하기 전에 이곳이 한국이라는 점을 생각하지 않고 오해를 받을 수도 있다는 것을 잊은 점은 분명 내 잘못이었다”고 강조했다.
이번 일로 일부 누리꾼들이 칸투와 칸투의 아내 등 가족에게 위협적인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이에 대해 칸투는 “이번 일로 아내를 향한 위협적인 메시지가 많았다”며 “내가 잘못한 일로 가족들이 힘들어 해 나 자신에게 화가나지만, 많은 한국 팬들이 위로와 응원의 메시지도 보내주셔서 그 점에 대해 굉장히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칸투는 또 앞으로 주의깊게 SNS를 사용하겠다고 다짐했다. 칸투는 “지금까지 가볍게 SNS를 사용했는데 앞으로는 몇 번 더 생각하고 신중하게 SNS를 사용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나는 가족과 함께 지금 한국에 살고 있고 한국을 사랑한다”며 “한국에 처음 왔을 때부터 동료들과 코칭스태프, 구단 관계자 등 주변에서 많은 도움을 줘 빚을 진 것이 많기 때문에 앞으로 마음을 다잡고 두산의 우승을 위해 경기에 임하겠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칸투는 “다시 한 번 모든 분들께 죄송하다”고 말했다.
[호르헤 칸투.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진웅 기자 jwoong24@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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