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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승 불발' 한화 이태양, 발전 속도는 LTE급

시간2014-05-21 22:48:16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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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목동 강산 기자] 한화 이글스의 '영건' 이태양이 또 다시 데뷔승 목전에서 눈물을 삼켰다. 하지만 투구 내용은 흠 잡을 데가 없었다. 놀라운 발전 속도는 확실한 위안거리였다.

이태양은 21일 목동구장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전에 선발 등판, 5이닝 동안 5피안타(1홈런) 3볼넷 2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최고 구속 147km 직구(49개)와 포크볼(23개), 슬라이더(17개), 커브(3개)를 앞세워 넥센 강타선을 3점으로 틀어막았다. 한 점은 이어 등판한 계투진이 승계주자를 홈에 불러들인 결과다. 비록 데뷔승에는 실패했지만 팀의 9-7 승리에 웃을 수 있었다.

지난 2경기에서 모두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한화 선발진의 한 축으로 떠오른 이태양은 이날도 초반부터 좋은 투구를 선보였다. 3회부터 위기를 맞기 시작했지만 넥센 강타선을 상대로 충분히 선방했다. 직구 최고 구속도 147km까지 나왔고, 포크볼의 낙차도 컸다. 믿고 맡길 수 있는 선발투수로 한 단계 올라선 모습이었다.

이태양은 1회말 선두타자 서건창을 유격수 뜬공 처리하며 가볍게 출발했다. 볼카운트 3B 0S로 몰린 상황에서도 공격적인 피칭을 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곧이어 문우람을 유격수 파울플라이 처리한 이태양은 이택근을 2루수 땅볼로 잡고 손쉽게 첫 이닝을 넘겼다. 2회에도 박병호-강정호-김민성으로 이어지는 넥센 강타선을 삼자범퇴로 막았다.

3회 들어 위기가 찾아왔다. 2아웃을 잘 잡고 허도환에 몸에 맞는 볼을 내줬다. 이날 첫 출루 허용. 곧이어 서건창에 우익수 키를 넘는 2루타를 맞아 2사 2, 3루 위기에 직면했다. 하지만 후속타자 문우람을 유격수 땅볼로 잡아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강한 땅볼 타구를 유격수 한상훈이 한 차례 더듬었지만 침착한 후속 동작으로 이태양을 도왔다.

4회에도 위기가 계속됐다. 이태양은 선두타자 이택근에 가운데 담장을 넘는 솔로 홈런을 얻어맞았다. 이후 강정호에 2루타, 이성열에 볼넷을 허용해 2사 1, 2루 위기가 계속됐지만 유한준을 유격수 땅볼로 잡아 동점 허용은 막았다.

5회에는 선두타자 허도환을 8구 끝에 헛스윙 삼진 처리했으나 서건창과 문우람에 연속 안타를 맞아 1사 1, 3루 위기에 몰렸고, 곧이어 이택근의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2-2 동점을 허용했다. 박병호에 풀카운트 끝에 볼넷을 허용, 2사 1, 2루 위기가 계속됐으나 강정호를 풀카운트 끝에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이닝을 마쳤다. 7시 방향으로 떨어진 122km 포크볼의 낙차가 기막혔다.

6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이태양은 선두타자 김민성에 좌전 안타를 내준 뒤 좌완 박정진과 교체돼 이날 등판을 마쳤다. 한화 팬들은 더그아웃을 향하는 이태양을 기립박수로 맞이했다. 동료들도 일제히 하이파이브를 건넸다.

하지만 데뷔 첫 승으로 가는 길은 무척 험난했다. 이후 등판한 송창식이 넥센 윤석민에 좌익선상 2루타를 맞아 책임 주자인 김민성이 홈을 밟았고, 7회말에는 윤근영이 박병호에 볼넷, 강정호에 2루타를 맞아 동점을 허용하면서 또 다시 데뷔 첫 승이 날아가고 말았다. 3경기 연속 안정적인 투구를 보였음에도 승리와 입맞추지 못했으니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태양은 웃었다. 4-4로 팽팽히 맞선 9회초 정범모의 결승 솔로포와 김태균의 쐐기 만루포가 터지자 누구보다 환하게 웃으며 하이파이브를 건넸다. 왠지모를 여유까지 묻어났다. 비록 시즌 첫 승에 입을 맞추진 못했지만 팀 승리와 놀라운 발전 속도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가 있는 등판이었다. 이태양이 한화 선발진의 한 줄기 빛으로 떠올랐다.

이태양은 경기 후 "4회와 5회 위기를 넘겼던 게 가장 만족스럽다"며 "비록 데뷔 첫 승은 미뤄졌지만 팀이 이겨 만족한다. 아직 이닝을 길게 가져가지 못하는 점이 아쉽다. 계투진에게 미안하다. 올 시즌 끝까지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는 게 목표다"고 말했다.

[한화 이글스 이태양이 박정진과 교체돼 마운드를 내려가고 있다. 사진 = 목동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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