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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목동 강산 기자] 터질 게 터졌다. 한화 이글스 김응용 감독이 한화 부임 이후 처음으로 퇴장 명령을 받았다. 오심으로 얼룩진 프로야구에 확실한 메시지를 던진 퇴장이었다.
김 감독은 21일 목동구장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전서 개인 통산 6번째 퇴장을 당했다. 올 시즌 1호 감독 퇴장. 지난 2009년 6월 29일 한국야구위원회(KBO) 규칙위원회 회의에서 나온 '감독이 어필 뒤 선수단을 철수시키면 자동 퇴장된다'는 결과에 따른 조치다.
상황은 이랬다. 2-4로 뒤진 넥센의 6회말 공격, 2사 2루 상황에서 윤석민의 타구가 3루측 파울라인을 타고 흘렀다. 육안으로는 파울/페어 구분이 쉽지 않은 상황. 김준희 3루심이 페어를 선언했고, 한화 3루수 송광민은 파울이라며 강력하게 항의했지만 요지부동이었다. 일단 결과는 윤석민의 1타점 2루타로 점수는 4-3 한 점 차가 됐다.
그러자 김 감독이 달려나와 원현식 구심에게 강력하게 항의했고, 오후 8시 53분부로 선수단에 철수 명령을 내렸다. 이후에도 한화 코칭스태프와 4심이 대치하며 험악한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다. 결국 심판진은 김 감독에 퇴장 명령을 내렸다. 선수단 철수로 인한 경기 지연이 이유였다. 김 감독은 그라운드를 떠났고, 경기는 11분 뒤인 9시 4분 재개됐다.
김 감독은 전날(20일)에도 오심으로 피해를 봤다. 0-1로 뒤진 4회말 무사 1, 3루 상황서 넥센 박헌도의 좌익수 뜬공 때 홈을 파고들던 3루 주자 김민성이 홈플레이트를 밟지도 못했으나 이영재 구심이 세이프 판정을 내리면서 0-2로 끌려갔고, 결국 1-3으로 졌다. 김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왜 항의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나가면 사고날 까봐 그랬다"며 우스갯소리로 넘겼다.
그런데 이틀 연속 이해할 수 없는 판정이 나오자 좌시하지 않고, 심판진과 대치했고, 결국 선수단을 철수시키는 초강수를 뒀다. 결과는 개인 통산 6번째 퇴장이었다. 1루측 관중석에 자리 잡은 한화 팬들은 김 감독의 이름을 연호했고, 끊임없이 심판진을 향해 야유를 보냈다. 전날 발생한 오심 때문에 예민해진 감정을 그대로 표출한 것.
최근 프로야구는 오심으로 얼룩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부터 불거진 오심 논란은 올해도 식지 않고 있다. 이날 경기 전에도 "어제 심판의 위치가 좋지 않았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던 김 감독. 이튿날까지 수수방관할 리 없었다. 행동으로 보여줬다.
한화 선수단은 김 감독의 퇴장 이후 7회말 4-4 동점을 허용하는 등 다소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그냥 무너지진 않았다. 9회초 정범모의 결승 솔로포와 김태균의 쐐기 만루포를 더해 9-7로 이겼다. 김 감독의 퇴장은 선수단을 하나로 뭉치게 하는 효과도 있었다.
[한화 이글스 김응용 감독이 퇴장 명령을 받아 경기장을 떠나고 있다. 사진 = 목동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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