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 DJ특집, 이런 게 진짜 '보이는 라디오' [夜TV]

[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목소리로 청취자와 소통하던 DJ들이 모처럼 카메라 앞에 앉아 라디오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놨다.

21일 밤 방송된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에는 MBC 라디오를 대표하는 DJ 가수 배철수, 윤하, 김현철, 개그맨 박준형이 게스트로 출연해 입담을 뽐냈다.

24년 째 '배철수의 음악캠프'를 진행해 온 배철수부터, 이제 어엿한 3년차 별밤지기 막내 윤하까지 베테랑 DJ가 한자리에 모이니 라디오부스에서 일어나는 일에 관한 에피소드가 쏟아졌다.

먼저 DJ 유경험자인 MC 윤종신은 "라디오는 정분나기가 좋다"며 얘기의 운을 띄웠고, 윤하는 "어색하니까 얘기를 걸다 연락처를 묻게 된다. 연차가 쌓이다보니 이제는 게스트끼리 썸타는 것을 느끼게 된다"고 털어놨다. 또 윤하는 "마음에 드는 게스트가 있었냐?"는 MC들의 추궁에 "있었다"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박준형은 라디오 진행 중 MC 김구라 때문에 아내인 개그우먼 김지혜와 헤어질 뻔 했던 아찔한 사연을 털어놨다. 그는 "결혼 전 아내와 잠시 헤어져 있을 때 라디오 진행 중 김지혜가 보낸 사연을 발견했다. 헤어진 연인의 이야기였는데, 직감으로 내 얘기라는 걸 알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박준형은 "그런데 김구라가 그 사연을 듣더니 '그건 남자가 질렸네'라고 상담을 하더라. 하마터면 그 때 김지혜와 헤어질 뻔 했다"고 털어놔 웃음을 자아냈다.

하지만 그 누구보다 이날 방송에 가장 잘 어울린 게스트는 배철수였다. 그는 "배철수는 24시간 MBC 라디오국에서 볼 수 있다. 혹시 MBC에서 살고 있는 건 아니냐?"는 MC들의 짓궂은 질문에, "사실 내가 집에 있으면 할 일이 없다. 24년 간 MBC에서 DJ를 하다 보니 이제는 아는 사람이 전부 방송국에 있다"며 라디오가 곧 자신의 삶이 됐음을 고백했다.

배철수는 방송 말미에도 "라디오는 내게 교과서다. 지난 24년 간 나라는 사람이 조금이라도 더 나은 사람이 됐다면, 그건 내가 라디오라는 교과서를 통해 배운 게 있기 때문이다"며 인생의 친구 같은 라디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윤하도 "라디오는 내게 위로다. 한 번씩 '오늘만 라디오를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그런데 막상 라디오 스튜디오에 도착하면 항상 '잘 왔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청취자를 위로하려고 하지만 사실 위로를 받는 것은 나더라"며 라디오의 특별함에 대해 말했다.

진정으로 라디오를 사랑하는 진짜 '라디오스타'들의 이야기가 시청자의 웃음을 자아낸 한 시간이었다.

[가수 배철수와 윤하. 사진 = MBC 방송화면 캡처]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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