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배우 김영민의 진가를 집약해 놓은 영화가 등장했다. 김기덕 감독의 20번째 영화 '일대일'이 바로 그것이다.
김영민은 '일대일'에서 1인 8역에 도전했다. 그림자 집단의 타깃이 된 후 그들의 정체를 파헤치려는 용의자1 역부터 그림자 7명에게 피해의식을 심어주는 캐릭터까지 총 8가지 캐릭터를 연기했다.
김영민은 "비슷하면서도 다 다르게 연기해야 해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김기덕 감독님은 현장성이 강한 분이라 대본도 계속 바뀐다. 언론시사회 때도 잠깐 말했지만 대사에 치이기도 했다. 다른 영화와 비교할 때 비슷한 대사량이지만 감독님 영화중에는 많은 편이었다. 영화 전체를 10회차에 집약해 찍다 보니 더 많게 느껴졌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본인 스스로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밝혔지만 '일대일' 속 김영민의 연기는 다채로움 그 자체다. 나쁜놈이지만 그 나쁜놈들에게도 각각의 개성이 있다. 게다가 한 작품에서 8명의 김영민을 만나는 것 같은 신기한 경험까지 선사한다. 그의 연기를 보고 있자면 "김영민이 없었다면, 1인 8역의 시나리오로 바꾸지 못했을 것"이라던 김기덕 감독의 말이 결코 허언이 아니었음을 깨닫게 된다.
김영민은 "크랭크인을 며칠 앞두고 감독님이 새 대본을 보냈는데 다 바뀌어 있었다. 배우들이 감독님의 영화 세계를 믿고 가는 게 있다. 실험적이고 거칠기는 하지만 영화를 풍부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그래서인지 무조건 믿고 가게 됐다. 개인적으로는 그동안 한국영화에 1인 8역이 있었나 싶었다. 크랭크인까지 시간이 너무 없었다는 게 아쉽기는 했다. 시간만 조금 더 있었으면 더 멋지게 연기할 수 있었을 텐데. 감독님 영화는 현장성이 강하고 순발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대본을 봤을 때 느낀 대로 가자고 생각했고, 대본을 딱 봤을 때 느낀 그 느낌대로 연기했다"고 밝혔다.
그의 연기를 보고 있자면 왜 11년 만에 김기덕 감독과 다시 만났을까 싶을 정도다. 김기덕 감독이 "이제 때가 된 것 같아 제가 다시 단추를 끼워주고 싶었다"고 했던 말처럼 배우 김영민의 또 다른 배우 인생의 새로운 장의 첫 단추를 끼운 듯하다. 그동안 김기덕 감독의 러브콜이 있었고 그 때마다 타이밍이 안 맞아 김영민을 볼 수 없었던 것에 아쉬워하다가도, 다른 작품의 다른 캐릭터들이 이만큼 김영민을 잘 보여줄 수 있었을까를 생각해 보면 이번 영화 '일대일'이 그에게 딱 들어맞는 작품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김영민은 "시사 때 영화를 보고 10회차 찍은 어떤 영화보다 퀄리티가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일대일'을 보통 영화와 비교할 수는 없다. 다른 영화와 비교할 수 있는 기준 자체가 다르다"며 "감동도 있었다. 감독님이 언뜻 던졌던 화두들이 이런 것이었구나 싶었다. 우리가 살면서 슬픔이나 분노, 무기력함 같은 걸 많이 느끼지 않나. 그런 것이 마음에 있는 사람들은 뭉클하는 게 있을 것 같다. 그게 '일대일'의 힘이겠구나 싶었다"고 설명했다.
또 김영민은 영화 '일대일'에는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답하는 즐거움, 유머 등이 있다고 전했다. 영화라는 테두리 안에서 세상을 바라보고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에 대한 화두를 던진 다는 것.
그는 "김기덕 감독님은 항상 시나리오가 머릿속에 있는 이야기꾼인 것 같다. 작가주의 감독이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감독 중 한 명이 아닌가 싶다"며 경외심을 내비쳤다.
마지막으로 김영민은 "내 안의 고통에 있거나 세상에 노여움을 가지고 있던 분들에게 감동이 있을 것 같다. 그런 것들을 잘 나누고, 우리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 지에 대한 숙제를 던지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소통을 해야 한달까. 김기덕 감독님의 영화는 이야기해볼 만한 화두를 던지는 영화들이 많다. 이번 작품도 그런 작품이 되지 않을까 싶고 또 그랬으면 좋겠다. 누가 맞고 틀리고가 아니라 그런 과정을 통해 좀 더 나은 세상을 그려볼 수 있는 게 아닐까. 너무 무겁게 보시지만 않았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즐겁게 보는 와중에 이런 걸 얻어 가시길 바란다"는 당부의 말을 전했다.
한편 '일대일'은 살인 용의자 7인과 그림자 7인의 대결을 그린 영화로 마동석, 김영민, 이이경, 조동인, 테오, 안지혜, 김중기, 조재룡 등이 출연했다. 한 여고생이 잔인하게 살해당한 뒤에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아냈으며, 상하관계에 따른 인간 군상의 모순을 통해 이 영화 속에서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22일 개봉.
[배우 김영민.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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