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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연예

'쓰리데이즈' 진선규, "무대처럼 나를 더 보여주고 싶다" (인터뷰)

시간2014-05-22 16:04:12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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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연기의 폭이 살짝 넓어졌다"

지난 1일 종영된 SBS 수목드라마 '쓰리데이즈'(극본 김은희 연출 신경수)에는 유독 내공 탄탄한 연극 배우들이 대거 등장했다. 이는 평소 연극에 관심이 많은 신경수 감독의 세심함이었다. 완벽한 작품을 위해선 작은 역할, 적은 분량이라도 믿을 수 있는 배우들이 제 역할을 해줘야 했다.

이 중 유독 돋보인 배우가 진선규다. 그는 절대 악인 김도진(최원영) 수하 킬러로 등장해 냉철한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섬뜩함을 줬다. 마지막회에서는 '정의란 무엇인가'에 대한 작품 메시지를 전하는 중요한 장면을 책임 지기도 했다.

진선규는 '쓰리데이즈' 촬영 중에도 계속해서 무대에 올랐다. 연극 '나와 할아버지', 뮤지컬 '아가사'에 이어 현재 뮤지컬 '여신님이 보고계셔'에서 창섭 역을 맡아 열연중이다. 이와 동시에 연극 '가을반딧불이' 연습중인 진선규는 최근 마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공연과는 또 다른 드라마 '쓰리데이즈' 뒷 이야기를 전했다.

신경수 감독은 연극 '선녀씨 이야기'를 통해 진선규의 연기를 접한 뒤 직접 연락을 취했다. 신경수 감독은 진선규에게 "'쓰리데이즈'에서 언제 죽을지는 모르지만 출연할 수 있겠냐. 근데 몸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진선규는 감사한 마음으로 '쓰리데이즈' 출연을 결정했고, 연극 '올모스트 메인'에 출연하며 본격적으로 몸을 만들었다. 이에 6kg을 감량, 한층 슬림한 모습으로 브라운관에 등장했다.

그는 "현대극은 많이 해보지 못했다. 진짜 내 얼굴로 나오는 것은 거의 처음이다. 분장을 심하게 한 적이 많았다. 그리고 킬러라는 이미지는 '내가 잘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하는 두려움을 줬다"며 "그래도 첫 장면 찍고난 뒤 주위에서 '괜찮다, 좋다'고 얘기해주셔서 다행이다 싶었다"고 밝혔다.

이렇게 시청자들 기억에 깊게 각인 되는 역할도 사실 처음에 가까웠다. 그는 "감독님이 편하게 잘 해주셨고 역할도 좋았다. 그런 역할을 신인한테 맡기는 것도 좋았다"며 "비중이 커서 감사할 따름이었다. 내 얼굴을 계속 클로즈업으로 많이 잡아줬다는게.. 솔직히 부모님들은 TV에 나와야 좋아하신다. 이번에 효도 많이 했다"고 말했다.

"감독님이 정말 좋고 현장 분위기도 좋아서 다 좋게 했다. 힘들어도 즐거웠고 빨리 빨리 정리돼서 좋았다. 공연이랑 겹쳐 있으니까 그걸 맞추기가 힘들었는데 감독님이 연극을 좋아하시다보니 많이 이해해 주셨다. 드라마를 많이 안해 봤지만 좀 더 섬세하게, 한 방에 해야 하는 것들이 있더라. 무대와는 좀 다르다. 내가 하는 말들이 진짜가 아니면 안 되는 거였다. 그런 면에서 또 다른 재미가 느껴졌다. 무대처럼 드라마에서도 사람들에게 좀 '진선규란 사람이 있구나'라는 것도 보여주고 싶어졌다."

극중 진선규는 주로 최원영과 호흡을 맞췄고, 한태경 역 박유천과 대립하며 함께 했다. 그는 "(박)유천이와는 하도 싸우고 서로를 두드려 패니까 서로 멍자국 내주고 그랬다. 많이 챙겨줘서 고마웠다. 워낙 자연스럽게 잘 하는 친구니까 조언을 많이 얻으려 했다. 드라마에 있어 더 잘 알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잘 알고 있으니 유천이가 많이 도와줬다"고 털어놨다.

그렇다면 진선규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어떤 것일까. 그는 마지막회에서 검사와 함께 정의에 대해 논하는 장면을 꼽았다. 날선 킬러에서 아무 분장 없이 본인의 모습으로 나오기도 했고, '쓰리데이즈'에서 말하고자 하는 정의가 논해졌기 때문이다.

그는 "'쓰리데이즈'는 지금 세상이다. 물론 나도 이 세상에 있는 사람 중 하나다. 사실 사회적으로 현재와 매치가 되는 메시지를 주는 것 같아서 좋았다"며 "정의에 대해서 얘기하고 있으니 더 와닿았다. 지금 모두가 정의롭지 않은 느낌으로 살고 있지 않나. 그런 것들에 대해 함께 분개하고 정의를 다시 생각할 수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

"'쓰리데이즈'는 사람들에게 나를 알릴 수 있는 작품이었다. 이제 어디 가서 '아, 이 작품'이라고 나를 알아봐줄 수 있게 해준 것 같다. 물론 머리도 올리고 살도 뺐지만 진선규의 얼굴로, 원래 내 모습을 보여준 것 같다. 동시에 나의 새로운 모습도 발견했다. '쓰리데이즈' 하면서 나한테도 이런 냉정하고 강한 이미지가 있구나 생각했다. 내 연기를 전체적으로 봤을 때 연기의 폭이 살짝 넓어진 것 같다."

한편 진선규는 현재 뮤지컬 '여신님이 보고계셔' 출연 중이다. '여신님이 보고계셔'는 6.25전쟁이라는 무거운 소재를 유쾌하고 기발한 상상력을 더해 전쟁의 참혹함을 한 편의 동화 같은 이야기로 풀어낸 작품으로, 아무도 없는 무인도에 표류하게 된 남과 북의 군인들이 100일간 함께 생활하며 인간적인 우정을 나누는 감동적인 이야기를 그린다. 오는 7월 27일까지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공연된다.

[배우 진선규. 사진 = 스토리피 제공, SBS 방송 캡처]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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