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홈런이야 가끔 나오는 거고, 적시타가 중요하지."
한화 이글스의 4번타자 김태균은 올 시즌 36경기에서 홈런을 단 2개만 때렸다. 일발장타를 기대하는 4번타자에게 어울리는 수치는 아니다. 하지만 홈런으로 평가할 수 없는 가치가 있다. 김응용 한화 감독 역시 김태균의 홈런 수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눈치였다.
김태균은 올 시즌 현재 타율 3할 6푼 1리(133타수 48안타) 2홈런 27타점, 출루율 4할 5푼 6리를 기록 중이다. 팀 내 부동의 4번타자 다운 성적이다.
김태균은 타격왕(타율 0.363)을 차지한 2012시즌 80타점을 올려 이 부문 6위에 올랐고, 지난해에는 52타점을 올렸다. 지난 2년 연속 출루율 1위를 차지했지만 선두타자로 나서는 경우가 많아 타점 생산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다 보니 찬스에서 해결하지 못하는 일이 많아졌다. 한화의 득점력도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스스로 큰 책임감을 느꼈다. 그는 "지난해에는 내가 지금까지 해 왔던 준비 과정과 달랐다"며 "초반부터 급했다. 기술적인 부분을 완벽히 갖췄어야 한다"고 돌아봤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FA 이용규와 정근우의 합류로 한층 풍족해진 밥상을 받아든 김태균이다. 그럼에도 그는 "내가 잘해야 타점이 올라간다. 상위타순이 잘 갖춰져 있다고 자동으로 타점이 올라가는 건 아니다"며 마음을 다잡았고, 타점이 필요한 상황에서 더 힘을 내고 있다.
올 시즌 주자 없는 상황서 김태균의 타율은 2할 7푼 1리(59타수 16안타), 하지만 주자가 있을 때는 4할 3푼 2리(74타수 32안타)로 껑충 뛴다. 특히 득점권 상황에서 타율 4할 5푼 7리(46타수 21안타)의 고감도 타격을 자랑한다. 타점도 26개다. 주자들을 확실히 쓸어담았다는 얘기다.
특히 21일 넥센전서는 9회 쐐기 만루포 포함 5타수 3안타 5타점 맹타를 휘두르며 팀의 9-7 승리에 기여했다. 김응용 감독의 퇴장 이후 자칫 무너질 뻔했던 팀에 숨 쉴 공간을 제공한 한 방이었다. 또한 3안타 중 홈런 포함 2안타가 득점권 상황에서 나왔다는 점이 의미가 컸다.
다음날(22일)도 2루타 포함 4타수 2안타 1타점 1볼넷으로 멀티히트를 터트렸다. 최근 6경기 중 4경기에서 멀티히트, 그리고 3안타 경기도 3차례다. 5월 16경기 중 단 한 경기를 제외한 전 경기에서 안타를 뽑아냈다. 그만큼 꾸준했다. 홈런이 아니더라도 적재적소에 터져 나오는 결정타로 팀 승리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 그러다 보니 상대 투수들은 힘과 정확성을 모두 갖춘 김태균과 승부할 때 더욱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다.
김 감독은 "이제 (김태균이) 잘 치지 않느냐"고 껄껄 웃으며 "적시타도 많이 나온다. 홈런이야 가끔 나오는 거고, 적시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태균의 활약에 충분히 만족하는 눈치다. 김태균은 "페이스가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 코치님들도 많은 조언을 해주셨다"며 "시즌 2번째 홈런을 계기로 계속 좋은 페이스를 유지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화 이글스 김태균.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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