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울산 강진웅 기자] 이긴 팀이나 진 팀 모두가 답답하고 숙제를 떠안은 경기였다.
롯데는 23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3-2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이날 경기는 이긴 롯데나 진 KIA나 모두 숙제를 떠안고만 경기가 됐다. 이날 경기에서 롯데는 4회와 5회 연속에서 만루 기회를 잡았지만 후속타가 연이어 터지지 않으며 3점을 뽑는데 그쳐 잔루 악몽이 이날도 계속됐다.
전날 포항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에서도 잔루를 무려 13개를 기록하며 승부를 뒤집을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날려버렸다. 이날까지도 올 시즌 롯데의 잔루 행진이 계속된 것.
롯데의 올 시즌 팀 타율은 2할 8푼 5리(리그 2위)로 높은 편이지만 득점권 타율은 2할 6푼 1리(리그 8위)로 저조하다. 그만큼 찬스에 약한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다.
롯데는 결국 이날 경기에서도 이런 모습을 반복하며 득점 찬스를 번번이 무산시켰다. 8이닝 동안 98개의 공을 던지며 4피안타 1볼넷 6탈삼진 1실점을 기록한 선발투수 쉐인 유먼의 호투가 없었다면 롯데는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다.
반면 KIA는 패배보다도 더욱 심각한 숙제를 안게 됐다. 이날 선발로 나선 송은범은 그간 부진했던 투구를 만회하는 듯 2회까지 무실점으로 완벽한 투구를 보이고 있었다. 특히 직구 최고 구속이 149km에 달할 정도로 구위도 좋았다.
하지만 3회초 선두타자 강민호를 상대로 볼카운트 2B 0S 상황에서 3구째 스트라이크를 던지다 오른쪽 어깨 아래쪽 근육에 통증을 느껴 덕아웃에 사인을 보냈다. 이후 트레이너와 김정수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라왔고 결국 송은범은 교체됐다. 또 다시 부상으로 선수가 교체되면서 좋은 투구를 보여주고 있던 송은범 개인에게나 KIA에게 모두 아쉬운 상황이었다.
게다가 KIA는 팀 내에서 가장 꾸준한 활약을 보이고 있는 외국인 타자 브렛 필마저 5회말 시작과 함께 오른쪽 옆구리 통증을 호소하며 김주형과 교체됐다.
KIA 구단 관계자는 “필이 첫 번째 타석에서 오른쪽 옆구리에 조금 통증을 느꼈는데 두 번째 타석에 나선 뒤 안 되겠다고 해 선수 보호 차원에서 김주형과 교체했다”고 말했다. KIA로서는 필의 부상이 경미하다면 다행이지만 만일 부상 상태가 심각하다면 이미 부상선수로 많은 선수를 잃은 상황에서 힘 쓸 여력조차 없어지게 된다.
한 명이 복귀하면 다른 한 명이 부상으로 빠지는 경우가 반복되며 올 시즌 베스트 전력으로 경기에 나선 적이 없는 KIA는 이날 깊은 한숨을 쉴 수밖에 없었다.
이날 울산 문수야구장은 1만2038석이 모두 매진되며 만원 관중을 동원해 울산 야구팬들의 야구 열기를 보여줬다. 경기 자체는 팬들이 열광할 수 있는 재미있는 승부가 펼쳐졌다.
하지만 양팀 코칭스태프는 각각의 숙제를 떠안으며 이 같은 분위기를 마냥 즐길 수 만은 없었다.
[롯데 김시진 감독(첫 번째 사진), KIA 선동열 감독(두 번째 사진).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진웅 기자 jwoong24@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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