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강산 기자] 초반 2이닝 동안 7점을 내주며 그야말로 'KO' 되는 듯했지만 그대로 무너지지 않은 게 무척 큰 힘이 됐다. 한화 이글스 안영명의 '각성투'가 7점 차 역전승의 원동력이 될 줄은 누구도 몰랐다. 이래서 야구는 모른다.
한화는 24일 잠실구장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의 원정경기에서 12-8 역전승을 거뒀다. 짜릿한 7점 차 뒤집기쇼로 전날 패배를 설욕한 한화다.
안영명의 초반 2이닝은 그야말로 처참했다. 1회 1사 1루 상황에서 중견수 펠릭스 피에가 두산 김현수의 평범한 플라이볼을 놓치는 바람에 1사 1, 2루 위기를 맞았고, 후속타자 호르헤 칸투에 2루타, 홍성흔에 2타점 적시타를 맞아 3점을 내줬다. 피에의 아쉬운 수비가 무척 뼈아프게 작용한 대목.
2회에도 안타 2개와 야수선택이 겹쳐 무사 만루 위기에 봉착한 안영명은 1사 만루에서 김현수의 1루수 땅볼로 4점째를 내줬다. 그러나 계속된 2사 2, 3루에서 칸투에 2루타, 홍성흔에 적시타를 맞아 추가 3실점했다. 2회까지 0-7로 끌려가면서 어려운 경기를 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3회부터는 완전히 다른 투수가 됐다. 집중력이 떨어질 만도 한데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공을 던졌다. 최고 구속 144km 직구와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을 모두 시험했다. 3회를 볼넷 하나만 내주고 실점 없이 막아낸 안영명은 이후 2이닝을 퍼펙트로 막아냈다. 3회부터 6회말 선두타자 김재호에 안타를 맞고 마운드를 내려갈 때까지 안타와 볼넷 한 개씩만 내줬다. 7점이던 격차도 어느새 4점까지 줄어든 상태였다.
한화 타선은 7회초 활화산처럼 폭발했다. 선두타자 김회성의 2루타를 시작으로 타자일순하며 무려 7점을 뽑아냈고, 10-8로 추격을 허용한 8회초에는 김태균과 송광민의 적시타로 격차를 벌렸다. 이후 등판한 계투진도 4이닝을 1점으로 막아냈다. 결국 한화는 12-8 승리로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만약 안영명이 추가 실점했다면 경기 흥미가 떨어질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꿋꿋하게 자신의 공을 던졌고, 그 사이 한화 타자들은 차근차근 귀중한 점수를 보탰다. 그 결과는 역전승이었다. 7점 차 역전쇼의 주연이 한화 타선이었다면 안영명은 훌륭한 조연이었다. 왜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 하는지 보여준 대목이기도 했다.
[한화 이글스 안영명. 사진 = 잠실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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