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연예
[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2014 브라질월드컵의 또 다른 재미는 바로 방송사 간 중계 경쟁이다. 이번 월드컵에선 지상파 3사가 모두 국가대표 출신 해설위원을 최전방 공격수로 배치해 월드컵 못지 않은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 SBS 관록의 차범근
3사 해설위원 중 가장 화려한 경력이다. 국가대표팀으로 A매치 121 경기에 출전, 55골을 몰아넣은 한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공격수로 추앙 받고 있다. 1970년대 후반부터 1980년대까지 독일 분데스리가 프랑크푸르트, 레버쿠젠 등에서 맹활약하며 '갈색 폭격기'로 불렸다. 지도자로서는 울산 현대, 수원 삼성 등을 이끌었으며 1998년에는 프랑스월드컵에서 한국 대표팀의 사령탑을 맡기도 했다.
선수 경력과 지도자 경력을 두루 갖춰 다른 방송사 해설위원들보다 가장 풍부한 경험을 자랑한다. 특히 독일 출신 선수들에 대해선 다양한 정보를 보유하고 있다. 2002 한일월드컵, 2006 독일월드컵, 2010 남아공월드컵 때에도 월드컵 중계에 나선 바 있어 해설위원 경력도 단연 돋보인다. 배성재 SBS 아나운서와의 찰떡호흡은 이미 정평이 나 있다. 월드컵 중계 목소리로 시청자에게 가장 친숙한 해설위원이란 게 다른 해설위원들은 넘볼 수 없는 장점이다.
▲ MBC 안정환, 송종국 투톱
MBC는 안정환과 송종국을 브라질월드컵 한국전에 동시 투입하는 비책을 세웠다. 안정환, 송종국은 2002 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들이다. 선수 시절 안정환은 부산 대우, 수원 삼성, 페루자, 시미즈 에스펄스, 요코하마 F.마리노스, FC메스, 뒤스부르크 등을 거치며 한국, 일본, 프랑스, 독일 등에서 활약했다. 국가대표팀에선 A매치 71 경기에 출전해 17골을 넣었다. 2002 한일월드컵 16강 이탈리아전 기적적인 골든골의 주인공이다. 송종국은 '히딩크의 황태자'로 불리며 2002 한일월드컵 3-4위전에서 골을 넣는 등 돋보이는 활약을 펼쳤다. 국가대표팀으로 A매치 60경기 출전해 3골을 기록했다. 한일월드컵의 눈부신 플레이에 힘입어 네덜란드 에레디비지에 페예노르트로 진출해 탄탄한 수비력으로 인상적인 경기들을 선보였다.
특이한 점은 두 사람 모두 은퇴 후 인기 예능프로그램 MBC '일밤-아빠! 어디가?'에 출연하며 선수 시절의 카리스마와 사뭇 다른 친근한 이미지로 어필하고 있다. MBC에선 이들을 같은 '아빠! 어디가?' 멤버인 김성주 캐스터와 함께 '황금어장-라디오스타'에 출연시키는 등 전폭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다. 차분한 송종국과 열정적인 안정환으로 해설 스타일이 차이가 있는데, MBC는 두 사람의 한국전 동시 투입이란 카드를 꺼내 들며 다양한 시청자층을 한꺼번에 노리고 있다.
▲ KBS 은근한 돌직구 이영표, 진짜 돌직구 김남일
이영표는 선수 시절 좌우 풀백으로 활약하며 차분하고 영리한 플레이스타일로 '초롱이'란 별명으로 불렸다. 2002 한일월드컵 안정환의 이탈리아전 골든골을 어시스트했다. 2002 한일월드컵 후 박지성과 함께 네덜란드 에레디비지에 PSV에인트호벤으로 진출해 활약했으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명문 토트넘 홋스퍼로 이적, 세계적인 선수들 사이에서도 주눅들지 않는 자신감 있는 플레이로 활약했다. 국가대표팀에선 A매치 127 경기에 출전하며 5골을 넣은 바 있다. '진공청소기'란 별명이 붙을 정도로 화끈하면서 때로는 거친 플레이도 마다 않는 김남일이다. 전남 드래곤즈, 엑셀시오르, 수원 삼성, 비셀 고베, 톰 토스크 등에서 활약했고, 현재 전북 현대에서 뛰고 있다. 3사 해설위원 중 유일한 현역 선수다. 국가대표팀으로 A매치 98경기 출전해 2골을 넣었다. 이영표, 김남일 또한 2002 한일월드컵 4강신화를 이끈 주역들이라 안정환, 송종국과의 맞대결도 주목된다.
지난 1월 이영표는 한국과 멕시코의 축구평가전에서 해설위원으로서 선수 시절 못지 않은 성실하고 차분한 중계를 선보였다. 다만 당시 국가대표팀이 멕시코에 0-4로 대패했는데 이때 이영표는 중계 중 선수들을 향해 "국가대표로서 마지막까지 보여줄 의무가 있다. 자부심을 갖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일침을 가하는 등 국가대표 선배로서 따끔한 질책도 아끼지 않아 많은 시청자들에게 인상을 남겼다. 김남일의 해설 실력은 아직 입증된 바 없으나 평소 거침없는 솔직한 성격인 만큼 월드컵 중계 때에도 이러한 김남일의 성격이 반영된 이른바 '돌직구' 해설이 나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차범근, 안정환, 송종국, 이영표, 김남일(왼쪽부터).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