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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장영준 기자] KBS 2TV '개그콘서트' 출연 개그맨들이 오프닝에서 세월호 참사를 애도하는 인사를 건넸다. 그러나 이를 보는 시청자들의 반응은 극명하게 갈렸다.
25일 오후 방송한 '개그콘서트' 오프닝에서는 김대희 박성호 김준호를 비롯한 개그맨들이 검은 의상에 노란 리본을 착용하고 등장해 머리를 숙이며 애도의 뜻이 담긴 인사를 건넸다. 세월호 참사 여파로 결방한 지 6주 만에 방송이 재개된 날이었다.
김대희는 "세월호의 침몰은 믿고 싶지 않은 사고였다. 국민 모두가 가슴 아파했고, 그 슬픔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국민들과 함께 애도의 시간이 필요했다"고 말했고, 박성호는 "저도 아이를 기르는 아버지다. 이번 사고로 인해 그 누구보다 고통 받았을 희생자와 유가족 여러분들께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애도를 표한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김준호는 "사고 현장에서, 사고 수습 과정에서 그리고 지금까지도 헌신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분들이 있다. 이분들에게서 아직 대한민국의 희망을 본다"며 "이제는 저희가 할 수 있는 유일한 것으로 시청자 여러분께 위안이 되고자 한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질 않길 바라며, 끝으로 희생자 여러분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말하며 허리 숙여 진심 어린 인사를 건넸다.
이들은 오프닝을 통해 애도 인사를 건네며 표정은 모두 단단하게 굳어 있었다. 그간 장난기 가득한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하던 개그맨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세월호 애도 분위기 탓이었지만, 여전히 실종자 수색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서둘러 방송을 재개한 것에 대한 죄책감마저 느껴질 정도였다.
시청자들은 '개콘' 오프닝 방송 직후 대체로 "진심이 느껴졌다"는 반응을 보였다. 오랜 시간 결방을 함께 견뎌준 시청자들에게 대한 복귀 인사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들의 성급한 방송 재개를 지적하면서 아쉬움에 질타를 쏟아내는 네티즌들도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한 네티즌은 '개그콘서트' 관련 게시판을 통해 "'개콘'이 단지 시청자를 웃게 하는 일 뿐 아니라 작금의 답답한 현실을 비판 풍자하면서 대중의 속을 시원하게 해줄 수도 있을 것"이라며 "풍자와 해학을 통해 답답한 국민들의 마음을 대변해 주길 간절히 기대해 본다"고 지적했다.
'개그콘서트'는 현재 세월호 참사로 결방이 이어지면서 쇄신을 준비 중이다. 이미 25일 방송을 통해 인기 프로그램들이 줄줄기 폐지됐고, 새로운 코너가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여기에 개그맨들이 절치부심하며 새로 만든 코너들이 다음 방송을 통해 전파를 탈 예정이어서 한 네티즌의 지적대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뻥 뚫어줄 속시원한 개그가 등장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세월호 침몰 참사에 애도의 뜻을 표하고 있는 '개그콘서트' 개그맨들. 사진 = KBS 방송 화면 캡처]
장영준 digou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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