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왕조 구축'엔 다 이유가 있다.
삼성은 지난 2011년부터 통합 3연패를 달성, 이 시대 최고의 팀으로 자리했다. 올해도 11연승을 기록하는 등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이들을 이끄는 수장은 바로 류중일 감독. 류 감독은 삼성에서만 선수 생활을 했고, 삼성에서만 코치로서 지도자 경력을 쌓았다.
삼성은 그 어느 팀보다 강하면서도 '안정된 팀'이다. 큰 경기에서 빛을 보기 위해서는 결국 투수력, 그리고 수비력이 자리해야 한다.
삼성이 탄탄한 수비력을 갖추기까지는 류중일 감독의 공도 컸다.
류중일 감독은 선수 시절 미국에서 전지훈련을 하던 중 LA 다저스가 만든 책자 하나가 눈에 띄었다. 수비 설명을 가득 담은 것이었다. 이에 깊은 감명을 받은 류중일 감독은 1999시즌을 끝으로 선수 생활을 마감한 뒤 2000년부터 코치가 되면서 그 꿈을 조금씩 펼쳐 나갔다.
2002시즌을 앞두고 직접 그린 '수비 매뉴얼'을 마침내 책자로 만들었고 100권을 제작해 선수, 코치들에게 나눠줬다. 스프링캠프 기간 중 선수단 전체가 '집합'하는 날이면 '저자 류중일 코치'의 특별강의가 펼쳐졌다.
"그림을 익히고 훈련을 하면 다들 금방 따라온다"라는 류중일 감독은 "말로 전달하는 건 한계가 있었다. 목만 아프더라"라면서 책자를 만들게 된 배경을 말했다.
이 책에는 주자가 1루, 2루, 또는 1,3루에 있을 때 수비 시프트 방법, 런다운 플레이, 중계 플레이 방법 등이 수록돼 있다. 류중일 감독은 그라운드를 직접 그리고 설명까지 곁들여 선수들의 빠른 이해를 도왔다.
"더 좋은 방법이 있으면 고치기만 하면 그만이다. 그간 기본적인 틀은 거의 벗어나지 않았다"라는 류중일 감독은 "먼훗날 내가 나가더라도 '삼성은 수비, 주루, 트레이닝 시스템이 참 잘 돼 있구나'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만들어 놓고 싶다"라는 포부를 드러내기도 했다.
[류중일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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