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전 강산 기자] 홈런 하나만 치면 팀 승률은 100%다. 한두 경기도 아니고 11전 11승이다. 이만하면 '복덩이'가 따로 없다. NC 다이노스 외국인 타자 에릭 테임즈 얘기다.
테임즈는 올 시즌 47경기에서 타율 3할 3푼 3리(168타수 56안타) 12홈런 34타점을 기록 중이다. 출루율은 4할 1푼 8리, 득점권 타율도 3할 1푼 9리로 훌륭하다. 멀티 홈런을 때려낸 29일 한화 이글스전 포함 자신이 홈런을 때려낸 11경기를 모두 승리로 이끌었다. 그야말로 영양가 만점이다. 전날 한화전서는 2홈런 포함 6타수 5안타 7타점, 개인 한 경기 최다 안타와 타점을 모두 경신하며 팀의 15-7 대승을 이끌기도 했다.
NC의 올 시즌 성적은 28승 19패, 삼성 라이온즈(30승 14패)에 이어 리그 2위다. 이 가운데 테임즈의 홈런이 나온 11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따냈다. 비율로 따지면 39.29%로 40%에 가깝다. '표본이 작다'는 얘기가 나올 수 없다.
특히 2경기 연속 홈런을 기록한 지난달 15~16일 부산 롯데전서는 팀이 각각 2점 차, 한 점 차로 승리해 기쁨이 두 배였다. 15일에는 2-3으로 끌려가던 9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서 동점포를 터트려 팀의 연장 끝 승리에 크게 일조했다. 29일 터진 2홈런 중 하나는 5-3의 아슬아슬한 리드 상황에서 완전히 승기를 굳힌 국내 무대 첫 만루포였다.
테임즈의 활약도는 9개 구단 외국인 타자들 가운데 단연 최상급이다. 홈런과 최다안타 1위, 타율과 출루율은 루이스 히메네스(롯데, 타율 0.363 출루율 0.445)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타점은 히메네스(39타점), 펠릭스 피에(한화, 38타점), 호르헤 칸투(두산, 37타점)에 이어 4위다. 팀 공헌도는 더이상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다.
유쾌한 성격은 팀에 녹아드는 데 안성맞춤. 홈런을 터트린 뒤 포수 김태군과 펼치는 '수염 세리머니'는 유명세를 탄 지 오래다. 경기 전에도 특유의 환한 미소로 인사를 건네며 보는 이들을 웃음 짓게 한다. 훈련에 임할 때는 누구보다 진지하다. 더그아웃에 돌아와 땀을 비 오듯 쏟아내면서도 타격 자세를 가다듬는다. 프로다운 면모를 엿볼 수 있는 대목. 외국인 선수 선발 시 인성을 중요한 덕목 중 하나로 꼽는 김경문 NC 감독은 흐뭇할 뿐이다.
책임감도 대단하다. 테임즈는 전날 맹타를 휘두르고도 "특별할 건 없다"며 "평소와 같이 스트라이크존으로 오는 공을 강하게 친다는 기분으로 타석에 임했다. 선발 찰리에게 도움을 줘서 기쁘다. 오늘 경기는 오늘 경기일 뿐이고, 내일 경기 준비 잘하겠다"고 책임감을 보였다. 젊은 선수들에게 귀감이 되기 충분하다. 공룡군단의 진격을 이끄는 테임즈의 치명적 매력, 여기에 한 번 빠져들면 헤어나오기 어려울 듯하다.
[NC 다이노스 에릭 테임즈.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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