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호재와 악재가 공존한다.
KIA 타격지표는 지난해보다 좋아졌다. 팀 타율 0.289로 3위. 장타율 0.434와 득점권 타율 0.278. 모두 리그 평균에 약간 부족하다. 다른 팀들에 크게 밀리는 수준이 아니다. 무엇보다도 예년보다 가용 인력이 조금 많아졌다. 29일 광주 두산전을 앞두고 만난 선동열 감독은 “그래도 야수 쪽엔 1군에 올릴 선수가 많다”라고 웃었다.
하지만, 마운드로 시선을 돌리면 상황이 좋지 않다. 선 감독은 “투수 쪽에서 1군에 올릴 선수가 없다”라고 했다. 팀 평균자책점 5.71로 8위. 선발진 후미와 불펜 상황이 너무나도 좋지 않다. 6월 1일부터 베테랑 투수 최영필을 1군에 등록할 수 있다. 하지만, 선 감독은 “최영필이 올라온다고 해서 근본적인 상황이 달라지는 건 아니다”라고 냉정하게 바라봤다.
▲ 희망적인 타선
KIA는 29일 경기서 이대형-김선빈-필-나지완-신종길-박기남-김다원-백용환-강한울이 선발 출전했다. 선 감독이 애당초 구상한 그림과는 달랐다. 김주찬 이범호 안치홍 등이 빠진 상황. 사실상 1.5군급 타선. 그러나 이들의 파괴력은 괜찮았다. 정상급 좌완 유희관을 상대로 5이닝 11안타 8득점을 해냈다.
물론 단 1경기였다. 하지만, 강한울, 김다원 등은 분명히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강한울은 김선빈이 2일 광주 SK전서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한 뒤 공수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발도 빠르고 스윙 매커니즘이 좋다는 평가. 강한울은 김선빈이 돌아오고 안치홍이 무릎 부상으로 빠지자 곧바로 유격수에서 2루수로 이동해 매끄러운 수비를 보여줬다. 선 감독은 “강한울이 잘 해주고 있다. 계속 써야겠지 않겠느냐”라고 했다. 자연스럽게 주전 키스톤콤비 김선빈-안치홍에게 컨디션을 회복할 충분한 시간을 줄 수 있다. 백업이 든든한 팀이 장기레이스서 유리하다고 말하는 건 이 때문이다.
향후 상황도 그리 나쁘진 않다. 안치홍과 이범호의 부상은 그리 크진 않다. 여기에 지난 11일 대전 한화전서 손가락 사이가 찢어진 김주찬도 퓨처스리그 경기를 소화하며 1군 복귀 임박을 알렸다. 김주찬은 빠르면 주말 NC와의 홈 3연전서 1군에 올라올 수 있다. 햄스트링 부상 이후 재활 중이었던 김민우도 퓨처스리그서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김민우 역시 내야 전천후 백업. KIA로선 확실히 내야진 운영엔 여유가 있다. 외야에도 김다원이란 좋은 백업 자원이 있다. 이들을 적절히 조합할 경우 KIA 타선은 나름대로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다.
▲ 걱정스러운 마운드
문제는 역시 마운드. 양현종과 데니스 홀튼의 원투펀치를 제외하곤 사실상 믿을만한 투수가 없다. 부진을 딛고 몸 상태를 끌어올렸던 송은범이 갑작스럽게 어깨 통증으로 전력에서 제외된 게 큰 타격이다. 송은범은 본래 29일 광주 두산전서 선발 등판해야 했다. 그러나 무명 신창호가 선발 등판했고, 처절하게 무너졌다. 송은범의 공백은 매우 컸다. 임준섭이 꾸준히 선발 등판하고 있고, 김진우가 부상에서 돌아왔지만, 안정감이 높진 않다. 당장 신창호가 다시 선발로 나설 수 있을 것인지도 미지수다.
선발이 무너질 경우, 롱릴리프가 추격 흐름을 만들어줘야 한다. 하지만, KIA 불펜은 필승조 꾸리기가 버겁다. 김태영 심동섭 어센시오가 필승조인데, 실질적 메인 셋업맨 김태영이 28일 경기서 와르르 무너지면서 불안감을 안겼다. 김태영은 지난해 가을 팔꿈치 수술을 받았다. 선 감독은 “수술 여파로 투구수가 불어나면 구위가 급격하게 떨어진다”라고 안타까워했다.
마무리 어센시오는 데니스 홀튼과 브렛 필이 동시에 선발출전할 경우 세이브 상황에서도 활용될 수 없다. 가뜩이나 좋지 않은 불펜 사정. KIA로선 외국인선수 활용규정마저 아쉽다. 더 절망적인 건 퓨처스서도 딱히 불러올릴 투수가 마땅치 않다는 점. 베테랑 최영필을 신고선수 신분에서 해제하려는 게 KIA 마운드의 현실이다. 넥센에서 이적한 김병현은 아직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 올 시즌 의욕적으로 불펜으로 보직을 옮겼던 서재응은 퓨처스리그서도 불안한 모습.
박성호 한승혁 등 1군에서 꾸준히 기회를 잡고 있는 투수들은 아직 알껍질을 깨지 못했다. 선 감독은 “스트라이크를 집어 넣었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더 뼈아픈 건 젊은 투수들이 최근 몇 년간 기량 발전 없이 정체된 느낌. 마운드에서 확실한 뉴 페이스를 발굴하지 못하면서 점점 상황이 어려워지고 있다. 7위로 처진 KIA. 좋지 않은 마운드 사정을 감안하면 타선이 아무리 호조를 보이더라도 당분간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KIA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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