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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예능이 사회를 반영하면 시청자들의 공감대는 높아진다. SBS 예능 '붕어빵'을 시작으로 MBC '아빠 어디가', KBS 2TV '슈퍼맨이 돌아왔다', SBS '오! 마이 베이비' 등 가족예능을 통해 저출산 시대에 출산장려운동을 펼쳤다면 이제는 1인 가구에 함께 사는 홈쉐어(HOME SHARE) 예능이 강세를 이루고 있다.
함께 사는 가족되기 예능의 시초인 '나 혼자 산다'가 혼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관찰형으로 그렸다면, 최근 약속이나 한듯 동시에 출격한 SBS '일요일이 좋다-룸메이트'와 케이블채널 올리브TV '셰어하우스'가 가족되기 프로젝트로 시청자 앞에 섰다.
먼저 지난 4월 16일 첫 방송을 시작한 '셰어하우스'는 "당신이 꿈꾸는 홈쉐어는? 그리고 당신이 꿈꾸는 룸메이트는?"이라는 질문을 던지며 호기심을 자아냈다. 1년 만에 방송에 복귀한 가수 손호영부터 최희, 이상민, 달샤벳 우희, 최성준, 천이슬, 송해나, 김재웅, 황영롱, 김현우 등 출연자들은 각자 혼자 살아온 시간이 익숙해진 출연자들이었다. '셰어하우스'의 기획의도에서 보이듯, 프로그램은 사람과 사랑에 상처받은 이들이 쉬어가는 곳이었다.
첫 방송에서 손호영이 등장하자, 다른 출연자들은 크게 놀라며 손호영에게 극도로 조심스럽게 다가갔다. 하지만 누군가를 위해 요리를 만들고 다같이 둘러앉아 첫 식사를 하며 각자 마음을 여는 식구(食口)로 점차 발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사람과 사람이 친해지려면 같이 밥을 나눠먹어야 한다는 우리네 속담처럼, 진수성찬이 아닐지라도 따뜻한 밥 한 끼를 차려주고, 차려진 음식을 행복하게 먹는 이들의 모습은 보는 이들을 흐뭇하게 했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지난 2회 방송에서 디자이너 김재웅이 "나는 남자를 좋아한다"며 커밍아웃을 해 한동안 화제의 인물로 올랐지만, 김재웅 본인이 진정 원해서 커밍아웃을 한 것인지, 제작진 혹은 출연자들에 의해 아웃팅을 당한 것인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했다.
이와 관련해 제작진은 마이데일리에 "제작진이 의도해서 한 것은 절대 아니다. '셰어하우스'는 지극히 이들을 관찰하기만 할 뿐이다. 그런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펼쳐졌고 촬영 후 본인에게 방송에 내보내도 괜찮겠냐고 물었다. 흔쾌히 수긍해서 전파를 타게 된 것"이라 해명했다.
또 5월 4일 첫 방송된 '룸메이트'는 "대한민국 1인가구는 전체가구의 25%, 점점 늘어가는 1인 가구에 맞춰 새로운 주거 형태가 뜨고 있다"며 프로그램을 만들게 된 배경을 전하며 시작했다. '셰어하우스'에 비해 '룸메이트'는 예능 프로그램의 형식을 더 따랐고, 특히 더욱 화려한 출연자들이 대거 출연을 예고하기도 했다.
이동욱, 신성우, 이소라, 홍수현, 엑소 찬열, 2NE1 박봄, 조세호, 송가연, 서강준, 박민우, 애프터스쿨 나나 등 11명의 스타들이 출연하고 있다. '룸메이트' 또한 '셰어하우스'와 비슷한 맥락으로 시작했지만 아쉬움이 남는 것은 사실이다. 첫 방송은 화제성 면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 아이돌그룹 멤버부터 모델, 이종격투기 선수까지 다양한 직업군의 출연자들이 선을 보였고 시청자들은 이들을 호기심 어린 눈으로 지켜봤다.
하지만 첫 방송에서 제작진이 "출연진 사이에서 커플이 탄생하면 해외여행을 보내준다"는 조건을 내걸며 마치 연예인판 '짝'으로 몰고가는 것이 아니냐는 부정적인 시각이 흘러나왔다. 또 일부 여자 출연자들이 "나는 요리를 못 한다", "나는 저 출연자가 제일 좋다" 등 다소 과하게 솔직한 발언을 전해 도마 위에 올랐다. 또 홍수현의 속옷이 침대 끝에 걸려있는 것이 전파를 타 잠시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룸메이트'와 '셰어하우스'는 개인 생활을 유지하되, 공동 생활 공간이라는 새로운 개념이 생기게 되면서 개인에게 일어나는 변화 모습을 관찰하는 新 트렌드 예능이다. 매 회 무언가를 말하고자 하는 것은 애초에 중요하지 않다. 9명에서 11명까지 다양한 출연자들이 등장하는 홈쉐어 예능에서는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기 보다는 각자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들의 생활 모습을 발견, 시청자들은 마치 아침 프로그램 속 스타들의 집 공개처럼 관음(觀音) 놀이를 즐기게 됐다.
우선 기획과 시작은 나쁘지 않다. 관찰형 예능을 홈쉐어 공간에 들여다 놓고 이들이 화려한 무대가 아닌 소파, 침실, 부엌 등에서 어떻게 생활하는지 모습을 보는 것은 새롭게 다가온다. 하지만 각자 실제 모습이 시청자들에게는 다른 점이 아닌 틀린 점으로 지적받을 수 있고 논란의 대상으로 비춰질 수 있다. 부디 이슈메이커로 출연자를 희생시키기 보다는 온 가족이 둘러 앉아 편안히 볼 수 있는 홈쉐어 예능으로 발전해나가길 바란다.
[SBS '룸메이트', 올리브TV '셰어하우스' 이미지(맨위), '셰어하우스'(가운데), '룸메이트'. 사진 = SBS, CJ E&M, 해당 방송 화면 캡처]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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