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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48경기 타율 3할 5푼 2리 4홈런 26타점, 출루율 4할 3푼 6리, 득점권 타율 3할 3푼 9리. 롯데 자이언츠 '근성의 아이콘' 손아섭의 올 시즌 기록이다. 기록만 놓고 보면 좋은 타자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다. 하지만 손아섭은 만족하지 않는다. 오히려 "나는 부족한 3번 타자다"며 불만을 토로할 정도다. 왜일까.
손아섭은 1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나는 부족한 3번 타자"라고 운을 뗐다. 만족을 모르는 손아섭의 성격 때문에 모두가 엄살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손아섭이 불만을 터트린 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 그는 "팀 내 성적만 보면 안 된다. 리그 전체 3번 타자 중에 얼마나 잘하고 있는지를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손아섭은 "내가 생각하는 3번 타자는 팀이 어려울 때 자신의 손으로 해결할 수 있는 타자다. 나는 그런 부분이 부족해 불만이다"며 "나는 냉정하게 봤을 때 해결사 역할을 할 타자는 아니다"고 말했다. "넥센의 (박)병호, (강)정호 선배나 두산 (김)현수처럼 팀이 필요할 때 홈런을 쳐주는 해결사는 아니다"는 게 손아섭의 생각이다.
이어 그는 "나는 4번 타자 루이스 히메네스에 찬스를 연결해주는 찬스형 타자다"며 "어찌 보면 내 범위가 아닌 걸 하려다 보니 불만이 쌓이는 것 같기도 하다. 요즘은 타구 질이 아쉽다. 홈런타자는 아니지만 더 많은 장타를 칠 수 있는데, 팀이 연패에 빠진 상황에서 뭔가 한 게 없어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손아섭은 "내가 8~9번 타자라면 그런 스트레스를 안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왜 다른 팀 3, 4번 타자처럼 승리를 안기지 못할까'라는 생각이 자꾸 든다. 3번타자가 편하고 좋지만 요즘 추세에는 오히려 찬스를 연결해주는 2번 타자가 더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3번 타자에 대한 애착은 대단하다. 분명 제 역할을 해낼 선수이기에 당연한 얘기다. 그는 "잘 맞진 않아도 애착이 있다. 폼나지 않느냐"며 "많이 좋아질 테니 지켜봐 달라"고 말한 뒤 경기 준비에 들어갔다. 이날 그는 첫 4타석에서 잘 맞은 타구가 야수 정면을 향하는 등 불운이 겹쳤지만, 8회와 9회 두 타석에서 연속 안타를 때려내며 자존심을 세웠다.
[롯데 자이언츠 손아섭.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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