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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대한민국 트로트 열풍을 주도하겠다던 엠넷 '트로트엑스'가 결승만 남겨 놓았다.
2일 오후 3시 서울 광화문 인근 카페에서 진행된 케이블채널 엠넷 '트로트 엑스' TOP8 공동인터뷰에서는 김기웅국장을 비롯 생방송 결승 무대에 오르는 TOP8 구자억, 나미애, 레이디스(최현철, 박성준), 미스터팡, 벤, 이지민, 임호범, 지원이가 참석해 그간의 대결을 돌아보고 각오를 전했다.
이날 제일 관심을 모은 것은 '트로트엑스' 프로그램의 정체성이었다. 다소 슬럼프를 겪고 있는 트로트를 수면 위에 올려 대한민국을 트로트 열풍으로 만들겠다는 취지였다. 국내 최초 트로트 버라이어티쇼라는 명목 하에 다양한 참가자들이 트로트 무대를 선보여 왔다.
하지만 프로그램이 계속될수록 트로트가 중심인 무대라고 하기엔 다소 의아한 무대가 이어졌다. 특히 기존에 다른 장르 가수로 활동하던 벤의 무대는 매번 고개를 갸우뚱 하게 했다. 신명나는 뽕짝가락, 구수한 꺾기 등은 일부 출연자들만이 해내고 있었다.
이에 김기웅국장은 다소 다르게 받아들여진 '트로트엑스' 기획 의도를 바로잡았다. 김국장은 "프로그램의 가장 큰 형식은 뽕끼가 있는, 뽕으로부터 보자였다. 결국은 트로트를 하는 가수들은 본인의 색깔로 하든 다른 도전을 하든 기존의 노래를 갖고 자기만의 해석을 했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자기만의 스타일로 도전을 해보는 것이다. 트로트 하는 분들은 트로트로 다른 것을 해보는 것이다. 댓글에 '이게 무슨 트로트냐'는 댓글이 있었다"며 "꼭 트로트 가수들이 하는 프로그램, 트로트만 하는 프로그램보다는 대중음악에 늘 있었던 뽕끼를 갖고 대결할 수 있는 것이다. 서로간의 안 해본 것들을 도전해보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크로스오버가 되는 게 트로트라는 음악도 100위 안에 들어갈 수 있는 모양을 만들어 보자는게 엠넷이 만들어보고 싶은 것"이라며 "이후 섞여있는, 하이브리드 되는, 트로트를 중심으로, 트로트를 기본으로 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보고 싶었다. 혼동될 수 있는데 처음이라 표현이 서툴렀던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김기웅국장 말대로 '트로트엑스'의 시작은 다소 서투른 면이 있다. 때문에 시청자들도 프로그램 정체성에 대해 의아해한 바가 많았고, 이로 인해 제작진의 진정성 있는 기획 의도가 다소 빗나가게 됐다.
줄어든 방송 회차로 인한 아쉬움도 있다. 세월호 참사로 인해 결방됐지만 후속 프로그램 '댄싱9' 첫방송 날짜에 맞춰야 하는 이유로 회차를 줄이는 선택을 해야 했다. 때문에 이들이 보여주려 했던 시도들을 모두 보여주지 못했고, 그로 인해 프로그램은 더 어수선하게 돼버렸다.
하지만 '트로트엑스'가 보여준 희망도 있다. 우선 어찌 됐든 트로트 관련 프로그램을 시도했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 의미가 있다. 대중 음악으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그만한 대접을 받지 못했던 트로트를 프로그램의 중심으로 끌어 올린 것부터가 희망적인 시도다.
또 다양한 참가자들에게 자신감을 주고 트로트에 대한 사명감을 줬다는 것 역시 의미 있다. 나미애는 30년간 무명 트로트 가수로 활동하다 '트로트엑스'를 통해 이름을 알렸고, 미스터팡 역시 생계형 연예인에서 이제는 트로트계를 발전시킬 수 있는 인물로 조금이나마 인정 받았다.
시각장애를 이겨낸 임호범, 트로트 찬양 목사 구자억, 어쿠스틱 뽕이라는 장르를 탄생시킨 레이디스는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줬고, 기존 가수로 활동하던 벤, 이지민, 지원이 등 역시 '트로트엑스'를 통해 다시 주목 받으며 성장했다.
시작은 다소 서툴렀다. 하지만 첫 도전은 항상 서투름이 있는 법. '트로트엑스'가 아쉬움을 보완하고 대한민국을 트로트로 물들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엠넷 '트로트 엑스' 생방송 결승전은 오는 6일 밤 11시 방송된다. 우승자에게는 5억원 상당의 혜택이 주어지며 상금과 미니앨범, 7월 12일 개최될 '트로트 엑스' 콘서트 특전이 주어질 예정이다.
[이지원, 이지민, 임호범, 미스터팡, 나미애, 벤, 구자억, 레이디스 최현철, 레이디스 박성준(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사진 = CJ E&M 제공]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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