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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지예 기자] 지난 6개월 간 KBS 2TV 일일드라마 '천상여자'의 서지석 역으로 쉴 새 없이 달려왔던 배우 권율은 최근 오랜 만에 휴식을 맞이 했다. 이번 6월 한 달은 집에서 체력적으로 몸을 재충전하는 시간도 갖고, 세계인의 축제 월드컵도 즐길 생각이다.
"방송이 끝나 섭섭한 마음이다. 그러나 지금은 자유로움을 느끼는 때인 것 같다. 내일 대본을 외우지 않아도 된다는 기분을 만끽하고 있는 상태다"라며 여유로운 미소를 짓는 권율은 어느덧 어엿한 주연급 배우로서 진한 깊이를 뿜어냈다.
어린 시절부터 배우를 꿈 꿨던 권율은 비교적 부모님의 지지를 받으며 길을 걸었다. 그랬던 배경에는 이모인 배우 최명길의 밑거름이 주는 영향력이 컸다. 그는 "배우라는 직업이 달콤해서 인정을 해 주셨다기 보다 어머니도 이모가 좋은 배우가 된 과정들을 옆에서 지켜 보셨기 때문에 배우가 되는 것은 운이나 복불복도 아니라는 걸 아셨고 스타 아니면 거지라는 생각도 없으셨다"라며 "어떤 직업이든 마찬가지겠지만 배우의 길을 걸을 때 역시 노력한 것만큼 결과가 온다는 것을 누구보다 과학적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명길과는 가족이니 한 달에 적어도 한 두 번은 만나게 되는데 특별함보다는 가장 단순하지만 진짜 조언을 들었다. 그는 "'겸손하게 늘 최선을 다해서 해라'고 하셨다. 누구나 할 수 있는 말이지만 가장 진정성이 담긴 조언이었다"고 답했다.
자신에게는 이번 '천상여자'가 첫 주연 작품이라는 권율은 이번 작품을 통해 가족들에게 전폭적으로 인정을 받았다. 그는 "한 숨 놓은 느낌이다"며 "그 동안 가족의 기대만큼 부응하지 못하는 것 같았는데 제가 매일 드라마에 나오니 부모님께서 정말 기뻐하셨다. 잘 집중할 수 있도록 많이 도와주셨다"고 미소를 지었다.
배우의 가장 큰 강점으로 그는 '많은 사람의 다양한 인생을 살 수 있다'는 말을 꺼낸 권율은 "20대에 배우생활을 시작했는데 사실 그렇게 만족스럽지 못했다. 그래서 20대 마지막에는 고민도 많았다. 20대 내 청춘이, 그리고 배우로서 20대가 끝난다는 생각에서 중간평가가 만족스럽진 못했다. 첫 데뷔작인 '달려라 고등어'를 촬영할 당시만 해도 '내가 스타가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내 열정과 현실과는 괴리가 있었고, 30대가 넘으면서 마음을 다잡고 달릴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지난 시간들을 돌아봤다.
권율은 배우 권율로서만 기억되고 싶지 않다는 독특한 대답을 내놨다. 그는 "캐릭터로 기억이 됐으면 좋겠다. 사람들이 나를 잘 몰랐으면 하는 생각이다. 내 연기를 보고 '저 사람이 저 사람이었어?'라는 생각을 가진 사람이 많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많은 것들을 담아낼 수 있는 백짓장 같은 배우가 되고 싶다는 권율은 묵묵히 걸어온 수 많은 시간 속의 고민과 고뇌만큼 묵직한 무게감을 뽐내는 '천상 배우'였다.
[배우 권율.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최지예 기자 olivia731@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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