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숙제가 산더미다. 이대로면 길게 갈 이유가 없다.
한화 이글스 외국인 투수 케일럽 클레이는 3일 부산 사직구장서 열리는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전에 선발 등판한다. 올 시즌 10번째 선발 출격이다. 산적한 과제를 풀어내야 하는데, 도무지 쉽지 않다.
클레이는 올 시즌 9경기에 등판해 3승 4패 평균자책점 7.22를 기록 중이다. 한화에서 가장 많은 승리를 따낸 투수지만 다른 기록은 처참하기 그지없다. 피안타율(0.348)과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2.07)는 팀의 중심을 잡아줘야 할 선발투수의 성적과 거리가 멀다. 제구형 투수인데 사사구(27개)가 탈삼진(20개)보다 많다. 홈런도 7개나 맞았고, 9경기 중 4경기에서 4이닝도 채 버티지 못했다.
클레이는 올 시즌을 앞두고 "나는 삼진을 잡는 투수가 아닌 방망이에 맞혀 잡는 투수다"며 "상대 타자의 배트 중심에 맞지 않게 공을 던진다는 생각으로 투구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공이 높게 몰리면서 맞아 나가기 일쑤였다. 지난달 16일 SK전과 22일 넥센전서 2연승을 따냈지만, 다음 등판인 NC전서 2⅓이닝 만에 8안타 7실점으로 무너졌다. 올 시즌 한 경기 최다 실점. 그야말로 회처럼 조각이 났다.
한화는 충분히 기다려줬다. 지난달 30일 롯데전서 2⅓이닝 4실점한 뒤 퓨처스리그에서 구위를 끌어올릴 시간도 제공했다. 1군 재등록 이후 2경기서 승리를 따내긴 했어도 상대를 압도하는 투구는 아니었다. 외국인 투수가 단 한 번도 7이닝 이상 소화하지 못했다는 건 문제가 있다. 특히 1회부터 3회까지 피안타율 3할 4푼, 피홈런 6개로 초반부터 무너진 것이 뼈아팠다.
좋은 기억도 분명 있다. 국내 무대 데뷔전인 지난 3월 30일 롯데전서 5⅔이닝 2실점으로 승리를 거머쥔 것. 하지만 지난 2경기에서 무려 47안타를 몰아치며 34점을 올린 롯데 타선은 그때와 다르다. 롯데전 2번째 등판에서는 2⅓이닝 만에 조기 강판되며 패전의 멍에를 썼다. 이번에 반전을 이뤄내지 못한다면 입지가 줄어드는 건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중요한 건 한 경기로 그치지 않고, 꾸준히 믿음을 줘야 한다는 점이다. 지난 1일 이태양의 7이닝 1실점 쾌투로 6연패를 끊어낸 상황이기에 더욱 그렇다. '위기의 남자' 클레이가 반전을 이뤄낼 수 있을 지 궁금하다.
[한화 이글스 케일럽 클레이.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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