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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며칠 전부터 피우기 시작했어요."
박기원 한국 남자 배구 대표팀 감독은 최근 끊었던 담배를 다시 입에 대기 시작했다. 본격적인 2014시즌이 시작되면서 고민해야 할 것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대표팀은 지난달 31일(이하 한국시각) 네덜란드와의 2014 월드리그 2주차 E조 조별리그 1차전서 0-3 완패했다. 높이는 물론 수비와 조직력 등 여러 면에서 상대에 뒤진 참패였다. 그러나 다음날에는 거짓말처럼 달라진 모습을 선보이며 3-1로 승리, 설욕에 성공했다. 네덜란드를 상대로 21년 만에 거둔 뜻깊은 승리이기도 했다.
하지만 체코와의 3주차 경기를 치를 체스케 부데요비체에서 만난 박 감독의 얼굴은 밝지 않았다. 승리의 기쁨은 단 하루만에 잊은 눈치였다. "이겼지만 만족스러운 경기는 아니었다. 세터 이민규와 공격수들의 호흡도 더 나아져야 하고, 한선수도 아직 경기 감각이 떨어져 있다"는 것이 이유,
이민규는 지난해에도 월드리그에 출전했지만 주전 세터는 아니었다. 당시 주전으로 활약한 한선수는 지난해 11월 갑작스럽게 입대하면서 6개월의 공백이 생겼다. 국방부의 배려로 뒤늦게 대표팀에 합류했지만 역시 손발을 맞출 시간이 부족했다. 둘 다 경기를 치르면서 서서히 경기력을 끌어올려야하는 판국이다.
공격진 역시 고민이다. 대표팀은 이번 원정에서 라이트 공격수 중 박철우만 엔트리에 올렸다. 박철우는 3-1로 이긴 네덜란드와의 2차전서 26점을 올리며 활약했지만 1차전에서는 좋지 않았다. 박 감독은 "박철우가 2차전에서는 굉장히 잘했다. 그러나 함께 라이트를 맡아줄 사람이 한 명은 더 있어야 한다"고 했다.
박 감독이 기대하는 선수는 문성민과 김요한. 그러나 문성민은 V리그 강행군 탓에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다. 김요한도 잔부상을 안고 뛴 터라 문성민과 처지가 비슷하다. 박 감독은 "문성민이 몸 상태만 좋다면 더 바랄 게 없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합류가 쉽지 않다. 김요한도 천천히 몸을 만드는 게 낫다고 판단해 소속팀으로 돌려보냈다"고 설명했다. 둘은 빨라도 AVC컵이 열리는 8월 18일~24일쯤에야 돌아올 수 있을 전망이다.
100% 전력을 꾸리지 못한 채 나선 월드리그지만 박 감독은 그냥 포기하지는 않겠단다. 4년 연속 월드리그 잔류라는 목표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선 이번 원정에서 2승 이상을 거둬야 한다는 게 박 감독의 계산. 그는 "체코가 만만한 상대는 아니다. 하지만 네덜란드를 상대로 이미 1승을 했기 때문에 체코를 상대로 1승만 거둬도 목표는 달성한다. 체코를 상대로 좋은 경기를 한 뒤 홈 3연전을 치르겠다"고 말했다.
[박기원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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