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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장영준 기자] 한 남자의 죽음으로 시작된 불행은 두 가정을 조금씩 파탄으로 몰아넣고 있었다. 하루 아침에 친오빠를 잃은 여인과 첫 사랑을 잃고 그 충격으로 다시는 임신을 할 수 없게 된 여인의 엇갈린 비극적 운명은 본격적인 막장의 시작을 알리는 것이기도 했다.
3일 첫 방송된 KBS 2TV 일일드라마 '뻐꾸기 둥지'(극본 황순영 연출 곽기원 백상훈)에서는 백연희(장서희)와 이동현(정민진)의 행복한 한 때를 화면에 담으며 시작을 알렸다. 두 사람은 알콩달콩 사랑을 나누며 즐거운 한 때를 보내고 있었지만, 연희의 아버지 백철(임채무)의 난입으로 한 순간에 행복은 산산조각이 나고 말았다.
백철이 딸 연희를 강제로 끌고가려하자 동현이 오토바이를 타고 쫓아 나섰다. 그러나 갑작스런 교통사고를 당했고, 동현은 끝내 병원에서 숨을 거두고 말았다. 연희는 아버지를 원망하며 오열했고, 뒤늦게 병원에 도착한 동현의 가족들도 믿을 수 없는 현실에 하염없이 눈물만 쏟을 뿐이었다. 이화영(이채영)도 오빠의 죽음에 큰 충격을 받고 망연자실했다.
그후 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연희는 어느덧 결혼식을 앞두고 있었다. 상대는 요식업 체인점 사장인 정병국(황동주)였다. 누구보다 행복해야 할 결혼식이었지만 연희는 마음 한 구석이 편치 않았다. 그리고 결혼식 당일 결국 일이 터지고 말았다. 신부 입장 중이던 연희는 굵은 땀을 흘리며 쓰러졌다. 연희가 쓰러진 자리에는 하혈 흔적이 남아 있었다. 다시는 임신할 수 없는 몸이 되고 말았다.
다시 시간은 3년 후로 넘어갔다. 결혼 후 3년이 지났지만, 연희는 여전히 첫 사랑 동현을 잊지 못하고 기일마다 납골당을 찾고 있었다. 그리고 연희보다 한 발 먼저 납골당을 찾았던 이화영. 두 사람은 심상치 않은 엇갈림을 뒤로하며 앞으로 닥쳐 올 파국을 예고했다. 그리고 며느리의 불임 소문으로 괴로워하던 연희의 시어머니 곽희자(서권순)는 결국 이혼을 종용하기에 이르렀다.
'뻐꾸기 둥지' 첫 회는 숨 돌릴 틈 없는 빠른 전개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을 만한 요소는 부족했다. 특히 어디서 본 듯한 익숙한 이야기 전개와 캐릭터 등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절로 예측을 가능케 했다. 아직 대리모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이날 방송 말미 이혼을 종용하는 시어머니가 결국 대리모 카드를 꺼내들 것으로 예고된 상황이어서 막장이라는 비난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장서희의 4년만의 국내 복귀작이라는 점과 대리모라는 파격적인 소재 등으로 방송 전부터 큰 관심을 모은 작품이지만, 얼마나 큰 화제를 불러모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여전히 저녁 시간대 드라마로는 부적절한 소재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과연 '뻐꾸기 둥지'가 당초 밝힌 기획의도대로 진정한 모성애를 시청자들에게 전달할 수 있을지 궁금증으로 남았다.
특히 흥행보증수표이자 일일드라마의 퀸으로 불리는 장서희가 이번에도 대박행진을 이어갈 수 있을지 그 결과가 자못 궁금증을 자아내기도 했다.
[KBS 2TV 일일드라마 '뻐꾸기 둥지' 1회 주요 장면. 사진 = KBS 방송 화면 캡처]
장영준 digou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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