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이재원의 성장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그리고 부상으로 인한 나비효과도 숨어 있다.
프로야구 SK 와이번스는 3일 "포수 조인성과 한화 내야수 이대수, 외야수 김강석을 맞바꾸는 2-1 트레이드를 단행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이대수는 7년 만에 친정팀으로 복귀하게 됐으며 조인성은 SK 유니폼을 입은 지 3년도 되지 않아 다시 팀을 옮기게 됐다.
▲ 현실이 된 트레이드설
1998년 프로 입단 이후 LG 트윈스에서만 줄곧 활약하던 조인성은 2012년부터 SK 유니폼을 입었다. 첫 시즌에는 공수에서 안정적인 모습을 선보였지만 지난 시즌에는 88경기에서 타율 .213 7홈런 29타점에 그치며 입지가 좁아졌다.
올시즌 반전을 노렸지만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정상호에게 밀리는 양상을 보이던 도중 4월 7일에는 조인성이 트레이드를 요청했다는 소식까지 나왔다. 엎친 데 덮친격으로 4월 24일 NC전에서 경기 도중 부상까지 입으며 이후 1군에서 자취를 감췄다. 올시즌 성적은 12경기 타율 .143 1홈런 7타점.
한 달이 지난 시점에서 트레이드 소식이 터졌다. 당시에는 트레이드와 관련한 이야기가 잠잠해진 듯 했지만 결국 현실이 됐다.
▲ 박진만, 조인성 부상 나비효과
트레이드설이 현실이 된 이유에는 박진만과 조인성의 부상이 있다. 시즌 초반 박진만은 김성현, 신현철 등과 주전 유격수 경쟁을 펼쳤다. 다소 김성현에 밀리는 감이 있었지만 그래도 경기에 나왔을 때는 제 몫을 해냈다. 6경기 타율 .357 2득점.
부상이 문제였다. 박진만은 4월 12일 대구 삼성전 수비 도중 오른쪽 무릎 십자인대 부상을 입었다. 이후 정밀검사를 실시한 결과 3~6개월동안 재활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이후 김성현이 주전으로 대부분 나섰지만 풀타임 첫 해인만큼 체력적인 면에서 어려움을 겪다 보니 제 실력을 완벽히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내야 선수층에 아쉬움을 느낀 상황에서 박진만까지 부상을 입자 SK는 내야 보강에 대한 생각이 더욱 간절해 졌다.
포수 자리도 마찬가지다. 시즌 초반 SK는 국내 선발이 나올 때는 정상호를, 외국인 선발이 나올 때는 조인성을 투입했다. 하지만 조인성이 4월 24일 NC전에서 부상을 입었고 그가 엔트리에서 빠진 뒤에는 정상호가 대부분 안방을 지켰다.
정상호 또한 혼자 포수 자리를 소화하자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였다. 이만수 감독은 이재원을 포수로 기용하기 시작했고 그의 활약은 기대 이상이었다. 두 베테랑 선수의 부상은 트레이드가 성사되기까지의 배경이 됐다.
▲ '4번 타자 포수' 이재원, 트레이드 결정타
하지만 이재원의 성장이 없었다면 SK도 이러한 결정을 하기가 쉽지 않았다. 프로야구는 현재 포수난에 시달리고 있다. 포수 한 명의 가치는 다른 포지션 그 이상이다. 비록 조인성이 계륵 신세라 할 지라도 그의 트레이드를 마음 편히 추진하기는 쉽지 않았다.
이 때 이재원이 모든 고민을 풀어줬다. 조인성이 있을 당시 주로 지명타자로 나섰던 이재원은 포수 자원이 한 명 줄어들자 포수 마스크도 쓰기 시작했다. 결과는 대만족.
타격에서는 맹활약을 이어가는 가운데 포수 본연의 역할에서도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좀처럼 보기 힘든 '4번 타자 포수'가 현실이 된 것이다. 이재원은 4일 현재 47경기 타율 .427 5홈런 37타점 23득점으로 맹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SK는 조인성이 복귀할 경우 1군 엔트리에 포수 3명을 둬야 했다. 교통정리가 필요할 수 밖에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한화가 조인성을 꾸준히 요구했고 SK의 내야 자원 부족과 맞물려 트레이드가 확정됐다.
조인성의 부상이 없었다면 이재원의 포수 출장 기회도 지금처럼 많지 않았을 것이다. 또한 박진만이 있었다면 이대수라는 카드에 지금처럼 매력을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나비효과'와 '이재원'. SK의 이번 트레이드를 설명하는 두 가지 키워드다.
[이재원(왼쪽)과 조인성. 사진=마이데일리DB]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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