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마운드에 적신호가 들어왔다.
두산이 3연패에 빠졌다. 4일 인천 SK전은 최근 두산 마운드의 불안함이 여실히 드러난 게임. 선발 유희관이 5⅓이닝 5실점으로 무너졌다. 타선이 SK 마운드를 효과적으로 공략하면서 힘겹게 필승조 가동이 이뤄졌다. 윤명준 이현승 오현택 정재훈이 무실점으로 막았으나 믿었던 마무리 이용찬이 아웃카운트를 1개도 잡지 못하고 무너졌다.
두산은 최근 15경기 연속 두 자리수 안타를 기록했다. 12경기를 뛰어넘는 리그 신기록. 마운드 부진은 그동안 타선의 강력한 위용 덕분에 묻혔다. 효과적인 마운드 운영이 이뤄지지 않더라도 타선이 7~8점씩 뽑으니 승수관리가 됐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그럴 순 없다. 이제 본격적으로 날씨가 더워진다. 타선은 역시 기본적인 불안정성이 크다. 결국 마운드가 메워주는 시스템이 확립돼야 강팀이다.
▲ 선발진과 롱릴리프 문제
두산 마운드의 적신호는 두 곳에서 감지된다. 선발진과 롱릴리프. 시즌 전 우려했던 부분과는 다르다. 애당초 두산은 선발진은 더스틴 니퍼트 크리스 볼스테드 유희관 노경은 등 안정적으로 돌아가겠지만, 이용찬이 이끄는 불펜에서 불안한 면이 있다는 평가. 그러나 송일수 감독은 현재의 필승조를 확실하게 구축했다.
그런데 정작 선발진이 흔들린다. 두산은 5월 평균자책점이 5.64로 좋지 않았다. 5일 현재 평균자책점도 5.63으로 6위. 볼스테드는 시즌 내내 기복이 있다. 최근엔 유희관 노경은마저 좋지 않다는 게 걱정스러운 부분. 유희관은 싱커, 노경은은 포크볼 등 변화구 주무기가 통하지 않는다. 타자들에게 분석도 됐고 기본적인 위력도 무뎌졌다. 직구 구위와 제구가 예전같지 않으면서 변화구 승부도 연쇄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모습. 사실 두산 선발진 최대 약점은 5선발 부재. 하지만, 현 상황에선 그 약점이 거론될 여유조차 없다. 기존 2~4선발이 너무나도 위태롭다.
롱릴리프도 불안하다. 두산은 타선이 언제든 박빙 흐름을 만들어낼 수 있는 팀. 마운드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롱릴리프가 언제든 투입돼 게임 흐름을 좋게 만들어줄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그게 쉽지 않다. 그동안 우완 윤명준이 이 역할을 했으나 최근 실점 빈도가 높아졌다. 송 감독은 “오현택을 함께 활용하겠다”라고 했는데, 오현택 역시 안정적인 건 아니다. 결국 선발이 무너지면 크게 패배하는 경기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롱릴리프들이 경기를 수습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 처방전과 후속대책
송 감독은 “유희관과 노경은은 스스로 이 어려움을 극복해야 한다. 심리적인 문제가 크다”라고 했다. 하지만, 단순히 두산 마운드 부진을 심리적인 부분으로만 해석하기엔 무리가 있다. 기본적인 역량과 기술적인 문제점, 상대의 대응에 대한 역대응 방법 등 다양한 측면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 마운드 부진이 단순히 1~2게임이 아니라 꾸준히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송 감독은 “릴리스 포인트를 앞으로 끌고 오지 못한다”라며 유희관의 기술적 문제점을 지적했다. 노경은을 두고서도 “예전의 좋았던 투구 밸런스를 잃었다”라고 했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송 감독이 코치들에게 기술적인 수정 지시를 했을 가능성이 크다. 처방전과 후속대책이 내려졌다는 의미.
송 감독은 아직 투수 운영 시스템을 뜯어고치는 등의 대수술을 감행하진 않았다. 투수 파트 자체적으로 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고 계산했기 때문이다. 현실적인 어려움도 있다. 사실상 지금 송 감독이 꾸려놓은 시스템이 최상이다. 현재 두산 퓨처스에선 1군서 보탬이 될만한 투수가 많지 않다. 구위 재조정 등을 이유로 내려간 홍상삼 등은 여전히 좋지 않다. 변진수 김강률 등의 활용도 여의치 않다. 결국 현재 시스템으로 한 시즌을 끌고 가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문제는 시간이다. 현재 마운드 시스템이 분명 삐걱거리는 가운데 유지 및 보수를 해야 하는 상황. 시간이 필요한데 매일 경기를 치러야 한다. 그만큼 순위싸움에선 불안정성이 커진다. 불리한 부분. 마운드 약점을 극복하는 시간이 최소화돼야 팀 정상화가 빨라진다. 송 감독으로선 시즌 중반 큰 과제를 떠안았다. 올 시즌 이후 송 감독 역량이 평가될 때 이 부분은 결정적 요소로 작용될 전망. 두산으로선 마운드 적신호가 그만큼 큰 위기다.
[양의지와 유희관(위), 이용찬(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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