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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일본프로야구 퍼시픽리그 최하위에 처진 세이부 라이온즈의 이하라 하루키 감독이 성적 압박을 이겨내지 못하고 사퇴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5일(이하 한국시각) 일본 스포츠 전문 매체 '닛칸스포츠'에 따르면 세이부 구단은 4일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전(1-0 승리)이 끝난 뒤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하라 감독의 무기한 휴양을 발표했다. 사실상의 사임이나 다름없는 조치로 남은 시즌은 타나베 타격 코치의 감독대행을 맡는다.
이하라 감독은 3일 요코하마전서 2-5로 패한 뒤 구단 측에 "휴양하고 싶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 시즌 현재 20승 33패(승률 0.377)로 센트럴리그와 퍼시픽리그를 통틀어 최저 승률을 기록 중인 성적 부진에 따른 책임을 통감한 것으로 보인다. 올 시즌을 앞두고 부임했으나 반 시즌도 채 마치지 못하고 팀을 떠나게 된 것.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하라 감독은 "복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며 사실상 사임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현지에서는 지난달 21일 요미우리전 패배가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세이부는 8회까지 3-1로 앞서 있었으나 9회초 마무리로 등판한 마스다 타츠시가 2사 1, 2루 상황에서 볼넷에 이은 3타점 적시타를 얻어맞아 역전을 허용했고, 결국 경기를 내줬다. 당시 이하라 감독은 "감독이 운이 없으면 선수에게도 감염된다"며 상당한 충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하라 감독은 선수들에게 세이부 철도의 기본 요금을 물어본 뒤 "모르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우리는 세이부 홀딩스에 속한 세이부 라이온즈다"며 팀 정신을 강조했다. 하지만 염색과 수염은 물론 유니폼 바지 밑단을 올리는 것도 금지하는 등 엄격한 규율을 내세운 탓에 선수들의 내부 반발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1949년생인 이하라 감독은 세이부 감독 취임 첫해인 2002년 팀을 리그 우승으로 이끌었으나 이듬해인 2003년 사퇴했고, 2004년에는 오릭스 감독으로 취임했다. 2007년부터 2010년까지는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코치를 역임했다. 11년 만에 세이부에 복귀해 영광을 재현하고자 했지만 꿈은 산산조각나고 말았다. 세이부에서 시즌 중 감독 교체 사례는 1969년 나카니시 선수 겸 감독의 사임 이후 무려 45년 만.
[이하라 하루키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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